진실화해위, 프락치 의혹 김순호 전 경찰국장 '강제징집 피해자' 인정

오세운 2023. 10. 31. 22: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30여 년 전 함께 노동운동을 하던 동료들을 밀고한 대가로 경찰에 특채됐다는 밀정 의혹을 받는 김순호 전 행정안전부 경찰국장(현 경찰대학장)이 녹화사업 피해자로 인정됐다.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김 전 국장의 밀정 의혹에 대한) 조사 개시 여부를 검토 중"이라면서도 "설령 그가 프락치 가해자가 됐다고 해서 녹화사업 피해 사실이 없다고 결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진실화해위 "밀정 의혹과는 별개"
김순호 전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이 지난해 9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찰제도발전위원회에 참석해 박인환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30여 년 전 함께 노동운동을 하던 동료들을 밀고한 대가로 경찰에 특채됐다는 밀정 의혹을 받는 김순호 전 행정안전부 경찰국장(현 경찰대학장)이 녹화사업 피해자로 인정됐다.

2기 진실ㆍ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31일 오후 제65차 전원위원회를 열고 ‘대학생 강제징집 및 프락치 강요 공작 사건’ 진실 규명을 결정하고 피해자에 대한 국가의 사과와 명예 회복 조처를 권고했다. 김 전 국장을 비롯한 101명을 녹화사업 피해자로 인정한 것이다.

녹화(綠化)사업이란 박정희ㆍ전두환 등 군사 정권이 1970~80년대 민주화 운동을 하던 학생들을 강제로 입대시킨 뒤 동료와 단체 동향을 보고하도록 강요한 일을 의미한다. 김 전 국장은 성균관대 재학 중이던 1983년 학생운동을 하다 녹화사업 대상자가 돼 군에 징집됐다. 이후 정보원으로 활동하며 성균관대 주요 이념 서클 동향 등을 보고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또 1988년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인노회)에 가입해 조직 내에서 부천 지역 책임자로 활동하다 동료들을 밀고하고, 그 대가로 이듬해 경장 보안 특채로 경찰관이 됐다는 ‘밀정’ 의혹도 받는다.

김 전 국장은 지난해 7월 윤석열 정부 초대 경찰국장으로 발탁된 뒤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지자 “나도 녹화공작 사업 피해자”라며 그 해 8월 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을 신청한 바 있다. 이후 조사를 개시한 진실화해위는 이날 “(녹화사업은) 권위주의 정권이 학생운동 및 사회운동을 탄압하고 파괴하기 위해 병역 의무를 악용해 위법한 절차에 따라 대학생들을 징집한 사건”이라고 결론 내렸다.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김 전 국장의 밀정 의혹에 대한) 조사 개시 여부를 검토 중”이라면서도 “설령 그가 프락치 가해자가 됐다고 해서 녹화사업 피해 사실이 없다고 결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오세운 기자 cloud5@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