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cience ‘스타를 만나다’]⑪ ‘MOON을 여는 남자’ 천문연 정민섭 박사
[KBS 대전] [앵커]
대덕특구 출범 50년을 맞아 KBS대전이 마련한 '연중기획' K-사이언스 '스타를 만나다' 순서입니다.
대덕특구 과학자들을 통해 과학의 백년대계를 살펴보고 있는데요.
오늘은 우리나라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에 탑재된 광시야 편광카메라를 개발한 국내 1호 달 박사, 한국천문연구원 정민섭 책임연구원을 박장훈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토끼가 떡방아를 찧는 상상 속 신비의 대상이었던 '달'.
인류 최초의 달 탐험은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 발을 내딛으며 시작됩니다.
이 위대한 도약은 반세기를 지나 최근 달 남극 착륙에 성공한 인도 '찬드라얀 3호'로 이어졌죠.
지난해 8월 우리나라도 첫 달 궤도선 '다누리'를 쏘아올려 달 탐사 경쟁에 뛰어들었는데요.
다누리에 실린 5개 탑재체 중 광시야 편광카메라가 찍은 달의 모습은 어떨까요?
달의 앞면 서쪽 평지인 '라이나 감마 스월' 이란 곳인데요,
하얀 소용돌이가 길게 뻗은 강한 자기장 발생 지역입니다.
[정민섭/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 "(달 지형은) 크레이터라든가 아니면 높은 산이라든가 아니면 협곡이라든지 이렇게 3차원적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 스월은 평지에 있기 때문에 얘가 다른 지형들이랑 구별되는 특징이 있고..."]
광시야 편광 카메라로는 세계 최초로 달을 관측해 NASA 등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는데 우리나라 1호 달 박사인 정민섭 박사가 개발한 겁니다.
[정민섭/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 "편광카메라를 이용하면 토양의 알갱이가 큰 지 작은 지, 예를 들어서 모래 알갱이 같은 건지 아니면 큰 자갈들로 이루어진 건지... 달 표면의 토양 입자 크기를 알게 되면 얘가 언제 만들어진 지형이라는 걸 우리가 알 수 있습니다."]
달 표면에 반사돼 파동하는 빛을 편광 필터를 통해 가로나 세로 중 원하는 한 방향으로만 받아들여 자세히 볼 수 있는 원리라네요.
중학생 시절 망원경을 사서 공동묘지를 오르내리며 천문학자의 꿈을 키웠던 정 박사.
도심 속 탁 트인 곳에서 밤 하늘의 별과 달을 보기엔 최적의 장소였다네요.
[정민섭/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 "저는 일단 사람이 무섭지 귀신 같은 건 안 무서웠어요. 어릴 때도. 그래서 실제로 제가 공동묘지에서 관측하고 있을 때 할머니가 지나가신 적이 몇 번 있었어요. 그때 서로 깜짝 놀라는 에피소드 많았습니다."]
국내 1호 달 박사라는 문을 여는 게 힘든 여정이었는데요.
[정민섭/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 "연구하는 분야가 완전히 극과 극입니다. 저는 지구와 가장 가까이 있는 천체인 달을 관측하는 사람이고, 지도 교수님은 가장 멀리 있는 천체 중에 하나인 은하를 연구하시는 분이셔서..."]
지도 교수의 도움으로 해외 학자들과 이메일로 교류하며 혼자 달을 연구하다가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 우크라이나 달 과학자를 만난 게 큰 행운이었습니다.
요즘 미국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에 참여할 두 카메라를 개발 중인데요.
[정민섭/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 "하나는 달 표면 3차원 입자 카메라이고 하나는 부유 먼지 카메라라고 부릅니다. 이 두 개 카메라는 내년 하반기에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고 2026년에 발사될 계획입니다."]
50년을 걸어온 대덕특구.
정 박사는 2032년 우리나라가 달 착륙을 실현하려면 융합연구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정민섭/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 "우주 탐사의 시작은 보통 과학자분들이 하시지만 이제 대부분은 공학자분들의 도움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그럼으로써 우리가 최대한의 연구성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장훈 기자 (pj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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