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개발하나?”…초라한 농기계 보급 사업
[KBS 전주] [앵커]
농촌진흥청이 최근 5년 동안 개발한 농기계가 80종류가 넘습니다.
들어간 예산만 수백억 원에 달하는데요.
정작 써야 할 농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이지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농촌진흥청이 지난해 4억 원을 들여 개발한 '들깨 콤바인'입니다.
들깨 대를 베거나 탈곡하고 모을 때 사용하는 기계인데, 이를 도입한 농가는 단 한 곳도 없습니다.
2020년 선보인 간척지용 트랙터는 개발비만 14억 원 넘게 들었지만, 3년간 보급 실적은 겨우 10대에 불과합니다.
[백인엽/간척지 재배 농민 : "실용성이 저희가 봤을 땐 없어요. 그게 왜냐하면 바퀴를 하나 더 단다고 해서 그게 무슨 이유로 더 다는지..."]
농진청이 지난 2018년부터 5년 동안 개발한 농기계는 모두 81종.
개발비만 281억 원 들었는데, 절반이 넘는 44종의 보급 대수가 50대에도 못 미칩니다.
단 한 대도 보급하지 못한 농기계도 10종에 달합니다.
현장에서 쓸모 없는 농기계를 왜 개발하는지 농민들은 의문을 제기합니다.
[백인엽/간척지 재배 농민 : "콩 콤바인이 콩도 베고, 보리도 베고, 밀도 베고 다 베는데 거기서 조금만 더 저희가 하면 되는데 그걸..."]
많게는 수십억 원에 달하는 연구·개발 예산을 허투루 쓰지 않게 사전 경제성 분석을 하고 있다지만, 형식적으로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위성곤/국회 농해수위원/민주당 : "현장 여건을 제대로 반영한 농기계를 제대로 만들어내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개발한 농기계들을 농민들에게 적극 알리지 않고, 보급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온 방만한 운영 역시 앞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입니다.
KBS 뉴스 이지현입니다.
촬영기자:정종배
이지현 기자 (id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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