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기립 박수’ 야 ‘침묵 일관’…27분 내내 극명한 온도 차
민주당, 본회의장 밖 팻말 시위
일부 대통령 입장 때 악수 거부
여 의원, 연설 중 박수만 29번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찾은 국회는 작년과 다른 풍경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시정연설 전 침묵 손팻말 시위를 벌였지만 본회의장에 들어가 시정연설을 끝까지 들었다. 다만 시정연설 내내 여당 의원만 박수를 치는 등 여야의 간극은 여전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9시30분쯤 ‘국정기조 전환’ ‘민생경제 우선’ ‘국민을 두려워하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국회 로텐더홀 계단 앞에 섰다. 이 대표는 동참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오전 9시40분쯤 국회 본청에 들어오자 민주당 의원들은 침묵한 채 손팻말을 들어보였다. 일부 의원들이 “여기 한 번 보고 가세요”라고 소리쳤다.
윤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입장할 때 기립 박수를 친 여당 의원들과 달리 야당 의원들은 앉은 채 굳은 표정으로 정면만 응시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가장 먼저 일어서서 윤 대통령과 악수했다. 이 대표도 윤 대통령이 악수를 건네자 미소를 지으며 손을 잡았다.
윤 대통령은 연단으로 가는 길목에 앉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악수를 청했다. 일어서서 악수한 의원들이 있는 한편 이형석·홍정민·이동주 의원 등은 앉아서 윤 대통령과 악수했다.이 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은 악수를 거부했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일어서서 ‘줄일 건 예산이 아니라 윤의 임기!’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윤 대통령은 연단에 올라 먼저 야당 의석을 향해 묵례했다. 연설을 시작하면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보다 먼저 호명했다.
여당 의원들은 약 27분간 진행된 연설 동안 29번 박수를 쳤다. 여당 의원들은 시정연설 뒤 도열해 윤 대통령과 악수했다. 야당 의원들은 신사협정에 따라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지킬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일부 의원들은 휴대전화를 보거나 대화를 나누는 등 연설에 집중하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탁지영·문광호·신주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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