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9연승 기적의 다이빙 캐치' 꼴찌 후보 NC, 사상 첫 '전승 KS행' 보인다. 'PS 9연승' 해태왕조와 타이[PO2 현장 리뷰]
[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NC 다이노스가 파죽의 2연승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겼다.
NC는 3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서 선발 신민혁의 호투와 박건우의 투런포, 9회말 마지막 위기에서 유격수 김주원의 다이빙 캐치를 앞세워 3대2의 승리를 거뒀다. 역대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2연승을 거둔 팀은 17번 중 15번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진출확률 88.2%다.
이날 승리로 NC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6연승을 달렸다. 여기에 2020년 한국시리즈 3연승까지 더해 포스트시즌 9연승을 달린 NC는 1987년~1988년 해태가 기록한 9연승과 타이기록을 세웠다. 무려 35년만에 해태왕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KT는 2연패에 빠지며 2위 팀으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음에도 탈락 위기에 몰렸다. 최근 4년 연속 2위 팀이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한 '2위팀의 저주'에 KT도 몰리게 됐다.
KT는 1차전 패배에도 9명의 선발 라인업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냈다. 2차전에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문상철(지명타자)-조용호(우익수)-배정대(중견수)-박경수(2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9명의 선발은 그대로인데 문상철과 조용호의 타순을 바꾼 것만 다르다.
전날 7번 타자로 나와 페디를 상대로 솔로포를 쏘아올린 문상철이 6번으로 올라왔고, 조용호가 7번으로 내려왔다. 9회말 만루홈런을 친 배정대는 8번에 그대로 배치됐다.
1차전에 부진했지만 그래도 이 감독은 현재 타자들을 믿었다. "지금 있는 선수들을 믿어야 한다"는 이 감독은 "(김)민혁이가 스타팅으로 나가지 못하는 것이 아쉬운 점은 있다. 민혁이가 1번으로 나가면 9번에 배정대를 놓고 2번에 김상수를 놓으면 빠른 타자들이 앞에 배치가 되면서 빠른 야구를 할 수 있게 된다. 그게 안되는게 아쉽긴 하지만 지금 타자들로도 잘 해왔었다. 경기 후반에 맞기 시작했으니 좋아지지 않겠나"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오히려 KT 타자들이 못쳤다기 보다 상대 투수가 잘던졌다고 봤다. 이 감독은 "페디가 안아팠던 것 아니냐"며 페디의 전날 피칭에 놀라움을 금치못했다. 페디는 16일 KIA전서 타구에 팔을 맞는 바람에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에 등판하지 못하다가 30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투수 3관왕에 빛나는 올해 최고 투수임엔 분명했지만 부상을 당했었고, 큰 경기에 처음 등판하는 거라 의문점이 있었지만 페디는 6이닝 동안 3안타(1홈런) 1볼넷 12탈삼진 1실점의 엄청난 피칭으로 KT 타선을 잠재웠다. 12탈삼진은 역대 플레이오프 한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이다.
이 감독은 "페디가 정규시즌에 우리와 3경기를 던졌는데 그때와 공이 달랐다. 집에 가서 TV로 다시 봤는데 정말 치기 어려운 공이었다"면서 "스위퍼가 잘 나갔고, 투심도 잘 돌아서 들어오더라. 문상철에게 홈런맞은 투심은 실투였는데 그것 빼곤 정말 잘던졌다"라고 페디를 극찬했다.
첫 경기서 최고 투수의 공을 봤으니 이후 경기에서 보는 투수들의 공은 잘 보이지 않을까. 이 감독은 "나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타격은 타자들이 하는 거니까"라며 "우리가 신민혁에게도 약했다. 신민혁의 체인지업에 많이 당했다. 2차전에 신민혁이 나올 것으로 예상을 했다"라고 말했다.
NC도 좋은 기세를 그대로 이어갔다. 손아섭(지명타자)-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서호철(3루수)-오영수(1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 순으로 1차전과 같은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1차전에 앞서 "1루수와 2번 타자 때문에 조금 고민을 했다"라고 밝혔던 NC 강인권 감독은 이번엔 "잘 되고 있을 때는 안 바꾼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경기를 거듭할 수록 내가 생각한 것보다 너무 선수들이 기대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라며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전날 선발 페디가 5회말 문상철에게 볼넷을 줄 때 볼판정에 대해 심판에게 불만을 표시할 때 그라운드로 달려나가 이민호 주심을 말렸던 강 감독은 이후 김수경 코치가 마운드로 올라가는 바람에 이강철 감독으로부터 마운드에 두번 올라갔으니 교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항의를 받은 적 있다. 당시 이민호 주심은 강 감독이 페디에게 간 것이 아니라 나에게 온 것이라고 해 두번 올라온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었다.
강 감독은 이 장면에 대해서 "룰을 모른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도 "오해의 소지가 있는 장면을 만든 제가 제일 잘못했다고 보여진다. 다음에 말씀 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을 아꼈다.
전날 좋은 피칭을 한 페디는 타구에 맞았던 부위는 아무렇지 않다고. 강 감독은 "오랜만에 던져서 어깨 쪽에 피로도가 있다는 보고는 있었다"면서 "앞으로 훈련 과정을 보면서 다음 등판 일정을 잡겠다"라고 말했다. 강 감독이 본 페디의 피칭도 정규시즌보다 좋았다고. 강 감독은 "1,2회는 평소보다 더 좋았다. 사실 1회를 조금 걱정했는데 1,2회가 너무 좋았다. 하지만 경기를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3회가 됐을 때 체력적으로 조금 떨어지는 모습이 보여졌다"면서 "4회가 됐을 때 다시 좋아졌고 6회까지 좋은 모습이 이어졌다"라고 페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KT 이강철 감독과 NC 강인권 감독 모두 이날은 선발 벤자민과 신민혁이 오래 던져주길 기대했다.
벤자민은 올시즌 15승6패 평균자책점 3.54, 탈삼진 154개를 기록했다. 다승 2위, 탈삼진 4위에 올랐다.
NC전에선 3경기에 나와 1승2패 평균자책점 5.65로 그리 좋지는 않았다.
7월 30일 창원에서 6이닝 4안타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는데 8월 11일 수원에서는 5이닝 8안타 5실점(4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었다.
지난해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7이닝 5안타 9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승리투수가 된 적이 있다. 2승2패가 된 5차전에서 다시 등판했을 땐 5이닝 8안타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었다.
벤자민은 시즌 막판 피로도로 인해 팔꿈치 통증이 찾아와 막판엔 휴식을 취했다. 다행히 휴식기에 통증이 사라졌고, 청백전에서 최고 147㎞을 찍는 등 정상적인 컨디션을 보였다. 이강철 감독은 "일단 아프지 않는 게 중요하다"면서 "아프지만 않다면 좋은 피칭을 할 수 있는 투수다"라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신민혁은 올시즌 5승5패 평균자책점 3.98로 정규시즌 성적은 벤자민에 비해서는 좋지 않았다. 하지만 KT전에서는 2승2패 평균자책점 3.70으로 나쁘지 않았다. 4월 11일 선발로 나와 6이닝 6안타 무실점으로 1대0의 승리를 이끌며 승리투수가 됐었고, 8월 11일 벤자민과 맞대결에서 5이닝 3안타 1실점으로 7대3 승리를 이끌고 승리 투수가 됐었다.
신민혁은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선발등판해 상대 선발 엘리아스와 당당히 무실점 맞대결을 펼쳤다. 5⅔이닝 동안 4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초반 대등하게 경기를 펼치며 NC가 후반에 승리를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었다.
전날 1선발 쿠에바스가 초반부터 무너지며 패했기 때문에 벤자민이 최대한 실점하지 않고 버텨야 했던 KT.
그런데 NC의 불방망이는 선취점을 놓치지 않았다. 그것도 1회초 시작하자마자 벼락같은 홈런으로 KT의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들었다. 선두 손아섭이 2루수앞 땅볼로 아웃됐지만 2번 박민우가 중전안타로 출루했고, 곧바로 3번 박건우가 좌월 선제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벤자민이 초구 카운트를 잡기 위해 던진 139㎞의 몸쪽 커터를 기다렸다는 듯이 휘둘렀고 맞는 순간 홈런이었다. 2-0.
경기 전 강인권 감독은 박건우에 대해 "몸이 좀 안좋은데 최근엔 몸살 증세도 조금 있다. 큰 경기라 본인이 출장 뜻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즉 몸살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도 엄청난 홈런을 날린 것. 이날 중계 해설을 맡은 박용택 해설위원은 "저런 손맛을 느끼기에는 5번도 없을 거다. 홈런도 홈런이 될 까말까 하는데 지금은 손에 느낌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감탄했다.
전날 페디에 철저하게 막혔다가 후반에 조금 타격이 풀리는 듯했던 KT 타선은 1회초에 실점을 했기에 1회말 신민혁을 초반에 공략해주길 바랐지만 여전히 딱딱하게 굳은 모습이었다. 선두 김상수가 중견수 플라이, 2번 황재균이 포수 파울 플라이, 3번 알포드가 유격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2회초 NC는 6번 서호철이 삼진, 7번 오영수가 2루수앞 땅볼, 8번 김형준이 우익수 플라이로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KT는 2회말 선두 4번 박병호와 5번 장성우가 나란히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난 뒤 6번 문상철이 좌익선상 2루타로 득점 찬스를 만들었지만 7번 조용호가 3루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3회초 NC가 추가점을 뽑았다. 선두 9번 김주원이 풀카운트 승부끝에 우중간 3루타를 때려냈다. 이어 1번 손아섭이 1루수앞 땅볼을 쳤다. 빠른 타구가 1루수 박병호 정면으로 가 3루주자 김주원은 홈으로 스타트를 끊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 수비를 잘한다는 박병호가 실수를 했다. 3루주자를 신경쓰다가 바운드를 맞추지 못하고 공을 뒤로 흘렸다. 2루수 박경수가 빠르게 달려와 공을 잡고 1루로 던졌으나 세이프. 그사이 김주원이 홈을 밟아 3-0이 됐다. 2번 박민우가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뒤 3번 박건우가 중전안타를 쳐 1,2루의 찬스를 이었다. 추가점이 나온다면 초반 승기를 확실하게 잡게 되는 NC였다. 하지만 4번 마틴이 2루수 인필드 플라이에 그쳤고, 5번 권희동이 유격수앞 땅볼로 아웃되며 추가 득점엔 실패했다. 분위기가 가라앉은 KT는 3회말 8번 배정대가 중견수 플라이, 9번 박경수가 유격수 라인드라이브, 1번 김상수가 3루수앞 땅볼로 물러났다.
NC도 4회초 6번 서호철이 삼진, 7번 오영수가 2루수앞 땅볼, 8번 김형준이 유격수앞 땅볼로 아웃되며 삼자범퇴로 끝났고, KT도 4회말 2번 황재균이 중견수 플라이, 3번 알포드가 삼진, 4번 박병호가 우익수 플라이로 삼자범퇴로 물러나며 투수전이 이어졌다.
5회초. 잠시 깜짝 놀랐다. NC 선두 9번 김주원의 타구가 투수 벤자민의 왼쪽 허벅지를 강타한 것. 벤자민이 공을 잡고 1루로 던져 아웃시킨 뒤 통증을 호소했지만 이내 괜찮은 듯 투구를 이어갔다. 1번 손아섭이 유격수앞 땅볼로 아웃된 뒤 2번 박민우가 3루수 실책으로 출루했으나 3번 박건우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 추가 득점은 없었다. KT는 5회말에도 장성우와 문상철 조용호가 차례로 아웃되며 3이닝 연속 삼자범퇴의 치욕을 맛봐야 했다.
KT는 6회초 투수를 교체했다. 벤자민의 5회까지 투구수가 82개였으나 여기까지였다. 5회초 타구에 맞은 여파도 있었다. 손동현으로 교체됐다. 5이닝 동안 82개의 공을 뿌리며 4안타(1홈런) 무4사구 2탈삼진 3실점. 벤자민은 최고 149㎞의 직구를 39개, 커터 21개, 슬라이더 18개, 체인지업 3개, 투심 1개를 뿌리며 NC 타선과 대결을 했고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장타 2개를 허용한 것이 뼈아팠다.
손동현이 6,7회를 삼자범퇴로 완벽하게 막았다. 그리고 NC 신민혁에게 완벽하게 막혔던 KT에 7회말 행운의 기회가 찾아왔다. 1사후 3번 알포드가 볼넷을 골랐고, 4번 박병호의 3루수앞 땅볼을 2루수가 잡지 못하는 실책으로 1사 1,2루가 됐다. 3루수 서호철이 2루로 던졌는데 2루에서 기다리던 2루수 박민우의 글러브 위쪽을 맞고 떨어지고 말았다. 제대로 잡았다면 병살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신민혁의 피칭도 여기까지. 투수가 류진욱으로 교체됐다.
이날의 가장 중요한 장면인 류진욱과 5번 장성우의 대결이 펼쳐졌다.
볼카운트 2B2S에서 6구째 류진욱의 147㎞의 직구에 장성우의 방망이가 돌았는데 투수 류진욱에게 돌아갔다. 2루로 던져 1루로 이어지는 병살타. 3-0의 NC 리드가 이어졌다.
신민혁은 6⅓이닝 동안 단 1안타만 내주고 1볼넷에 2탈삼진 무실점의 엄청난 피칭을 보였다. 준플레이오프에 이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12이닝 무실점의 쾌투를 이어가고 있다.
8회초. NC는 2사후 박건우가 바뀐 투수 박영현으로부터 중월 2루타를 치며 쐐기점을 올릴 찬스를 얻었다. 하지만 마틴이 2루수앞 땅볼로 물러나며 찬스 무산.
8회말 드디어 KT가 소중한 득점을 하며 추격을 했다. 문상철이 2루수 플라이로 잡힌 뒤 7번 조용호 타석 때 대타 김민혁이 들어섰다. 김민혁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다시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시작. 대주자 송민섭이 1루에 나갔고 8번 배정대가 좌전안타를 쳤는데 좌익수 권희동이 공을 뒤로 빠뜨리는 사이 주자가 2,3루가 됐다. KT로선 더없는 추격의 기회가 왔다.
여기에 9번 박경수 타석에 KT는 왼손 이호연을 대타로 냈다. NC도 류진욱을 내리고 왼손 임정호를 올렸다. KT 이강철 감독은 바로 오른손인 오윤석으로 대타 교체. 오윤석이 2구째 친 것이 중견수쪽으로 날아갔고 희생플라이가 됐다. 1-3.
이어진 2사 3루서 NC는 곧바로 마무리 이용찬을 올렸다. 그런데 1번 김상수가 친 타구가 전력질주한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가 됐다. 3루주자가 홈을 밟아 2-3. 이제 1점차까지 추격. 그리고 2번 황재균이 중전안타를 치면서 2사 1,2루가 됐다. 3번 알포드와 이용찬의 대결. 2S에서 3구째 이용찬의 주무기 포크볼에 알포드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헛스윙 삼진.
9회말 KT가 동점을 넘어 역전 기회를 만들었다. 선두 박병호가 중전안타를 친 뒤 대주자 이상호로 교체. 5번 장성우의 초구에 히트앤드런 작전이 걸렸다. 2루수 박민우가 2루로 갔을 때 장성우가 친 타구가 우중간 안타가 됐고 이사이 이상호가 3루까지 달려가 무사 1,3루의 천금같은 찬스가 만들어졌다.
부상으로 빠진 강백호의 대체자인 문상철의 타석. 문상철은 1S에서 기습적인 스퀴즈번트로 동점을 시도했으나 파울이 됐다. 2S에서 결국 포크볼에 헛스윙 삼진.
1사 1,3루서 대타 김준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루킹 삼진. 그사이 1루 대주자 정준영은 2루까지.
이제 안타 1개면 역전승이 가능한 상황이 됐다. 타석엔 배정대. NC 벤치는 클러치 능력이 있는 배정대를 고의4구로 걸렀다.
2사 만루서 타석엔 오윤석이 들어섰다.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를 친 것이 3-유간쪽으로 날아갔다. 유격수 김주원이 다이빙 캐치를 했고 글러브에 들어갔다. 3루심이 아웃을 선언하며 경기 끝. KT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지만 그대로 아웃이 됐다.
이용찬은 1⅓이닝 동안 4안타에 1볼넷을 내줬지만 무실점을 하며 세이브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강인권 감독은 경기 후 "너무 힘들고 진정이 안 된다. 경기 초반 박건우 선수의 홈런이 나오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거기에 신민혁의 호투가 있었기 때문에 경기 막판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선수들 전부 집중을 하면서 막아내 승리했다"라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마지막 김주원의 다이빙캐치가 기적같았다. 강 감독은 "맞는 순간 안타인 줄 알았다. 수비 위치 선정도 그렇고 수비 타이밍도 좋았다. 형들이 어려움을 만들었는데 막내 김주원이 승리를 만들었다"며 김주원의 수비를 극찬했다.
이날 강 감독은 필승조 김영규를 올리지 않고 임정호를 올렸다. 이에 강 감독은 "오늘 김영규 선수가 팔이 썩 깔끔하지 않았다. 류진욱 이용찬을 활용해서 경기를 마무리해야했다 그래서 신민혁을 기다렸다. 이용찬 흔들릴때는 카드가 없었다"라면서 "부상은 아니다. 어제 경기 공 던질때보다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것보다 저하됐다. 최대한 될 수 있으면 영규를 등판시키지 않으려고 했다. 기다렸는데 결과가 좋았다"라고 말했다.
선발 신민혁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강 감독은 신민혁에 대해 "이렇게 잘 던질 줄은 몰랐다. 큰 경기에 강한 선수인 거 같다. 결국에는 신민혁은 호투를 보여줬지만, 계속 말하지만 김형준의 운영이나 이끌어가는 모습에서 신민혁이 빛나는 것 같다"라며 둘의 호흡도 칭찬했다.
포스트시즌 9연승. 해태와 타이기록. 강 감독은 "의미는 스스로 모르겠다. 한 경기 한경기 계속 하다보니 좋은 순간이 왔다.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 3차전 잘 준비해서 빠른 시간에 끝낼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한국시리즈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이용찬에 대한 믿음은 그대로였다. 강 감독은 "저하되거나 그런 건 없다. 그래도 형으로서 힘을 내줬으면 한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생각지도 못한 2연패로 벼랑끝에 몰린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 "투수들은 전반적으로 잘했다. 야수들도 마지막에 잘했는데 운이 따르지 않았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벤자민을 6회에 교체한 이유는 역시 타구에 맞았기 때문. 이 감독은 "벤자민이 타구에 맞아 와인드업은 되는데 세트 포지션에서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개수도 80개를 넘어서 중간 투수로 넘어갔다"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이제 마지막이니 있는 선수들 활용해서 최대한 이기겠다"라고 했고, 전날에 이어 2차전에도 나온 수비 실책에 대해서는 "오늘은 그걸 떠나서 9회에 끝났다"라며 마지막에 터지지 않은 동점타에 아쉬움을 표했다. 투수 활용에 대해선 "3차전을 이기고 생각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MVP에 뽑혀 상금 100만원을 받은 신민혁은 "체인지업이 잘 들어가서 편안했던 거 같다"라며 "타자들에게 점수를 주지 않기 위해 빠른 템포로 공을 던졌다"고 했다. 고교 시절 노히트노런을 기록하기도 했던 신민혁은 "오늘 승리한 게 훨씬 좋다"고 웃으며 "아직 프로에서 완봉을 한 적이 없어 하고 싶었는데, 오늘 같은 경기는 기분 좋게 마운드를 내려왔다"고 했다. 이어 "(2경기 연속 무실점 중인데) 당연히 다음 등판 때에도 무실점을 하고 싶다. 한국시리즈에 간다면 오늘처럼 잘 던지고 싶다"고 웃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플레이오프 1차전 리뷰
NC 다이노스의 기세가 하늘을 찌른다. 꼴찌에서 2위의 기적을 만든 KT 위즈마저 무너뜨리며 포스트시즌 5연승을 내달렸다.
NC는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 부상에서 돌아온 에이스 에릭 페디의 6이닝 13탈삼진 1실점의 호투와 13안타를 터뜨린 타선의 폭발로 9대5의 승리를 거뒀다. 역대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한국시리즈에 오른 경우는 32번 중 25번으로 78.1%였다.
NC는 지난해 나성범에 이어 올해는 양의지에 노진혁 원종현 등 FA가 줄줄이 이탈해 올시즌 꼴찌 후보로 꼽혔으나 돌풍을 일으키며 4위에 올라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오히려 약체로 분류가 됐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서 두산 베어스, 준플레이오프에서 SSG 랜더스를 연달아 격파하며 포스트시즌 4연승을 달리며 KT에 도전장을 냈다.
KT는 올시즌 초반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5월에 꼴찌로 떨어졌다. 매년 초반에 부진했던 것이 팀의 루틴처럼 여겨졌지만 올해는 부진이 길어져 선수들마저 올시즌은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부상자들이 돌아오며 어김없이 반등에 성공해 2위까지 올라서는 기적을 연출했다.
최근 플레이오프에서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준플레이오프 승리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이변이 계속돼 2위인 KT로선 좀 더 긴장감을 가지고 플레이오프를 준비했다. 다른 팀에 비해 일주일 정도 빠른 지난 10일 정규시즌을 마쳐 무려 19일의 휴식기를 가지면서 충분히 휴식을 취해 부상을 치료하고 체력을 회복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30대 중반의 베테랑 선수들이 많아 긴 휴식기가 도움이 됐다고.
최초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NC 에릭 페디와 12승 무패 승률 100%의 승률왕 윌리엄 쿠에바스가 올해 처음으로 맞대결을 펼치는데 플레이오프 1차전인 것.
페디는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으로 다승왕, 평균자책점왕, 탈삼진왕 등 투수 3관왕에 올랐다. 역대 투수 트리플크라운은 선동열(1986, 1989∼1991년)과 류현진(2006년) 윤석민(2011년) 등 3명 뿐이었다. 12년만에 페디가 외국인 투수 최초로 달성했다. 그리고 20승-200탈삼진은 역대 5번째인데 1986년 선동열 이후 무려 37년만에 나온 기록이었다. 그야말로 레전드급 피칭을 했다. 사실상 정규리그 MVP를 예약한 셈이다.
지난 16일 KIA 타이거즈전서 고종욱의 타구에 오른쪽 팔뚝을 맞아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에서 등판하지 못했던 페디는 27일 불펜피칭에서 43개를 던졌고 아무 이상이 없었다. 불안감을 느껴 병원도 다녀왔던 페디였지만 이젠 스스로도 건강에 확신을 가졌다.
페디는 KT전에 3경기에 등판해 1승2패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했다. 4월 13일 창원 경기서 첫 만남을 가졌는데 6이닝 동안 6안타 3실점(1자책)을 기록했으나 팀이 3대10으로 패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5월 9일 수원에서는 6이닝 동안 7안타(2홈런) 3실점을 했으나 16대4의 대승을 거두며 승리 투수가 됐고, 8월 13일 수원에서는 5이닝 동안 6안타(1홈런) 3실점(1자책)을 하고 0대4로 패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강백호에게 1개, 알포드에게 2개의 홈런을 맞았다.
KT의 1차전 선발은 쿠에바스다. 일찌감치 쿠에바스가 내정돼 있었다. 이 감독은 플레이오프 상대가 NC로 결정난 이후 1차전 선발로 묻자 "우린 (상대가) 페디가 나오든 누가 나오든 순서대로 가"라고 말했다. 쿠에바스-웨스 벤자민-고영표 순서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겠다는 뜻.
쿠에바스는 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가 믿는 에이스 중에 에이스. 팬들은 그를 '우승 투수'로 부른다. 2021년 정규시즌 때 선발 등판을 하고 단 이틀만 쉬고 삼성 라이온즈와의 1위 결정전에 나와 7이닝 무실점으로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팔꿈치 부상으로 이별했지만 올해 대체 선수로 다시 돌아와 기적을 만들어냈다. 12승 무패 승률 100%로 승률왕에 오르며 팀을 2위로 끌어올렸다. 평균자책점도 2.60으로 매우 좋았다. 그가 등판한 18경기에서 KT는 14승4패를 기록했다. LG전 3경기와 SSG전 1경기만 졌다. NC전은 1경기만 등판했다. 6월 30일 수원 경기서 6이닝 동안 5안타 2실점으로 3대2 승리를 이끌었다. NC전 통산 성적은 11경기서 4승3패 평균자책점 3.38로 좋은 편이었다.
쿠에바스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잘 던졌다. 2020년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등판해 8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2021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7⅔이닝 동안 7안타 8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우승 테이프를 끊었다.
10일 두산과의 시즌 최종전 이후 19일의 휴식을 가진 KT는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앤서니 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조용호(우익수)-문상철(지명타자)-배정대(중견수)-박경수(2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강백호가 청백전서 옆구리 부상을 당해 빠진 자리에 문상철이 들어갔고, 시즌 막판 허벅지 부상을 당한 김민혁이 빠진 톱타자 자리엔 김상수가 들어갔다. KT 이강철 감독은 "김민혁이 부상 당한 뒤 김상수를 1번으로 썼는데 괜찮았다. 김상수가 출루율이 좋기 때문에 현재로선 김상수가 1번타자로 가장 좋은 선택이다"라고 밝혔다.
NC는 손아섭(지명타자)-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제이슨 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서호철(3루수)-오영수(1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NC 강인권 감독은 "2번 타자에 고민을 했다. 서호철을 넣을까 고민을 했는데 준PO때 좋았던 타순을 그대로 쓰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페디에 대해선 걱정을 하지 않았다. 강 감독은 "불펜에서 40개를 넘게 던졌다. 그만큼 몸상태가 괜찮다는 뜻이다. 컨디션도 나빠보이지 않았다"면서 "투구수에 대한 제한은 없다. 100구까지는 가능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경기를 보면서 투구수를 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쿠에바스와 페디가 등판을 하기 때문에 이들이 던질 때까지는 투수전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아니었다. 1회부터 그 예상이 깨졌다. 나흘을 쉰 NC의 방망이는 살아있었다. 1회초 선두 손아섭의 빗맞힌 행운의 우중간 안타에 이어 2번 박민우의 좌중간 2루타로 NC가 무사 2,3루의 찬스를 잡았다. 3번 박건우가 삼진을 당했지만 4번 마틴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3루주자 손아섭이 홈을 밟아 1-0. 끈질긴 풀카운트 승부끝에 볼넷을 골라 2사 1,2루의 찬스가이어졌으나 서호철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 1회초 종료.
1회말은 너무 빨리 끝났다. 페디가 1번 김상수, 2번 황재균을 유격수앞 땅볼, 3번 알포드를 삼진으로 가볍게 돌려세웠다.
2회초 선두 7번 오영수가 쿠에바스로부터 홈런을 날렸다. 풀카운트에서 6구째 149㎞의 바깥쪽 높은 직구를 밀어쳤고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2-0. 쿠에바스는 그래도 이후 3타자를 범타로 잡아내 안정을 찾는 듯했다.
문제는 KT 타자들. 2회말에도 페디를 공략하지 못했다. 4번 박병호가 삼진, 5번 장성우도 삼진을 당했고, 6번 조용호가 강한 땅볼을 쳤으나 2루수 박민우가 바운드를 잘 맞춰 잡아내 1루로 깔끔하게 던져 삼자범퇴로 끝냈다.
3회초엔 수비가 쿠에바스를 도와주지 못했다. 3회초 선두 2번 박민우가 평범한 내야 플라이를 쳤다. 그런데 3루수 황재균이 이를 잡지 못했다. 타구가 글러브를 맞고 떨어졌다. 아쉬워하고 있는 찰나. 3번 박건우의 빠른 타구가 3루 선상을 타고 좌측 외야로 갔다. 좌익수 알포드가 타구를 쫓아가는 사이에 1루주자 박민우가 전력질주해 홈까지 파고들었다. 3-0. 마틴의 2루수앞 땅볼로 1사 3루. 권희동의 우전안타로 4-0이 만들어졌다.
KT의 분위기가 땅으로 떨어지고 있을 때. KT에서도 한방이 터졌다. 3회말 선두 7번 문상철이 벼락같은 홈런을 때려냈다. 볼카운트 3B1S에서 5구째 153㎞의 바깥쪽 투심을 밀어친 것이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이어 8번 배정대가 친 것이 내야안타가 되며 KT의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하지만 9번 박경수가 삼진, 1번 김상수가 유격수앞 땅볼, 2번 황재균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빠르게 식었다.
4회초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선두 8번 김형준이 볼넷을 고른 뒤 9번 김주원의 희생번트를 잡은 투수 쿠에바스가 2루로 던진 것이 뒤로 빠지고 말았다. 무사 1,2루. 이어 쿠에바스의 폭투가 나와 무사 2,3루가 됐고, 1번 손아섭의 우전안타로 5-1이 됐다. 쿠에바스는 여기까지. 갈비뼈 미세골절로 시즌을 조기 종료했던 엄상백이 구원 투수로 올라왔다.
하지만 오랜만에 나와서일까. 엄상백이 제구가 잘 잡히지 않았다. 박민우가 풀카운트 승부끝에 볼넷. 무사 만루서 박건우가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쳤다. 6-1. 다시 투수가 이상동으로 바뀌었다. 마틴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 2사 1,2루서 권희동이 우중간으로 큰 타구를 날렸다. 중견수 배정대가 끝까지 따라가 글러브를 뻗었는데 타구가 글러브를 맞고 떨어졌다. 주자 2명이 모두 홈으로 들어온 우중간 3루타. 8-1로 7점차까지 벌어졌다.
페디는 굳건했다. 4회말엔 3번 알포드와 4번 박병호, 5번 장성우를 차례로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5회말 선두 6번 조용호도 삼진으로 잡아내 5타자 연속 삼진을 기록했다. 전 타석에서 홈런을 허용했던 문상철과 풀카운트 승부끝에 7구째 볼넷을 허용했는데 이때 이민호 주심의 볼 판정에 항의를 하는 바람에 이 주심이 발끈해 마운드쪽으로 올라가자 강인권 감독이 주심을 말리는 등 잠시 경기가 중단됐다. 곧바로 김수경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올라가 페디를 진정시켰는데 KT 이강철 감독이 강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갔고, 이후 김 코치가 또 올라갔으니 페디를 교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으나 이 주심은 강 감독이 투수에게 간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온 것이라고 해 일단락.
페디는 이후 배정대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고, 대타 이호연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처음으로 2사 1,2루의 득점권 위기를 맞았지만 1번 김상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페디는 6회말에도 2번 황재균과 4번 박병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총 12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플레이오프 한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이었다. 이전엔 해태 타이거즈 선동열이 1989년 10월 17일 태평양과의 3차전, 두산 베어스 플렉센이 2000년 11월 9일 KT와의 1차전서 기록한 11개였다. KT는 플렉센에 이어 페디에게 최다 탈삼진 기록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페디는 6이닝 동안 3안타(1홈런) 1볼넷 12탈삼진 1실점의 쾌투로 한국에서의 첫 포스트시즌 데뷔를 최고 투수다운 피칭으로 장식했다.
자신이 던지는 구종 중 가장 느린 최고 139㎞의 스위퍼를 49개로 가장 많이 던졌다. 최고 155㎞의 투심을 37개, 145㎞의 체인지업을 7개, 147㎞의 커터를 5개 구사했다.
8-1의 여유로운 리드 속에 타격이 소강 상태였떤 NC는 9회초 권희동과 도태훈 오영수의 3연속 안타로 1점을 더 뽑아 9-1로 앞섰다.
NC는 7회 김영규, 8회 류진욱, 9회 김시훈이 나왔다. 9회말 2사 만루에선 이용찬이 나와 배정대에게 만루홈런을 맞아 아쉬움을 남겼다.
NC는 손아섭이 3안타 1타점 2득점, 박민우가 2안타 2득점, 박건우가 1안타 2타점 1득점 등 1,2,3번이 6안타 3타점 5득점을 합작했다. 권희동이 2안타 3타점, 오영수가 2안타 1타점을 더했다.
KT는 기대를 모았던 쿠에바스가 3이닝 동안 6안타(1홈런) 2볼넷 2탈삼진 7실점(4자책)의 부진을 보인게 뼈아팠다. 정규시즌 18경기에선 12승 무패. 승률 100%였지만 올시즌 한국에서의 첫 패배를 가장 중요한 플레이오프 1차전서 맛보게 됐다. 직구 최고 구속이 154㎞를 찍었으니 충분한 휴식을 취한 만큼 구속이 정규시즌 때보다 빨랐지만 제구가 좋지 않았다.
승부가 빠르게 결정이 났지만 KT는 다음 경기를 위해 할 수 있는 총력전을 펼쳤다. 불펜진도 경기 감각을 익히기 위해 크게 지고 있음에도 손동현 주권 박영현 등 필승조 투수들이 나와서 1이닝씩을 소화했다.
7회말엔 무사 1,2루의 찬스가 오자 1루 오윤석 대신 대주자 정준영을 기용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는 모습이었다.
9회말 박병호의 2루타와 정준영의 내야안타, 문상철의 볼넷으로 2사 만루의 마지막 기회를 만들었고, 끝내 NC의 마무리 이용찬을 마운드로 끌어냈다. 그리고 배정대가 초구를 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홈런을 만들어냈다.
승장 강인권 감독은 경기후 "페디가 우리가 기대했던 대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또 타선에서 찬스마다 집중력을 보여줬다. 많은 득점을 올린 게 승리 요인이었다"라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하지만 마무리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했다. 강 감독은 "고민이 된다. 김시훈이 그런 상황에서 깔끔하게 막아줬다면 투수 운영에 여유가 생길 거라고 봤다. 초반 카운트를 잘 잡았지만,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최대한 경기 상황에 맞춰서 투수 기용을 하겠다"라고 했다. 이날 선발 출전한 오영수가 홈런을 치며 강 감독의 선발 오더가 빛을 발했다. 강 감독은 이에 "KT전에 워낙 좋은 타격감이 있어 선발로 들어갔다.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줬다. 앞으로의 경기가 기대된다. 오늘 타석에서의 모습을 보면 여유를 찾은 거 같다"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패장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 "상대가 좋은 선발이 나왔다. 초반 싸움에서 주도권을 뺏기며 분위기를 넘겨줬다. 그래서 경기까지 내줬다"며 아쉬워 했다. 하지만 "5회 이후부터 맞아가기 시작했다. 마지막에 만루 홈런 나와서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타격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필승조를 올린 것에 대해 이 감독은 "최대한 막고 가자고 생각했다. 4회 실점이 컸다. 뒷싸움까지 간다고 생각해서 좋은 투수를 썼다. 경기 감각도 확인하려고 했다"고 말했고, 엄상백을 2명을 상대하고 빨리 교체한 것에 대해서는 "아직 안 올라왔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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