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2 게임노트] ‘영웅’ 신민혁 등장! 박건우 결승포에 김주원 슈퍼세이브까지… NC, kt에 2연승, 역대 PS 최다 연승 타이 달성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NC의 가을 질주가 계속됐다. 준플레이오프 3전 전승에 이어, 플레이오프에서도 첫 두 판을 모두 잡으며 또 한 차례의 업셋을 향해 나아갔다. 이제 LG가 기다리고 있는 한국시리즈 진출까지는 딱 1승이 남았다.
NC는 3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kt와 2차전에서 선발 신민혁을 비롯한 투수들이 경기 초반 뽑은 점수를 잘 지키며 3-2로 1점차 승리를 거뒀다. 30일 1차전에서 9-5로 완승한 NC는 적지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2차전을 모두 잡고 2020년 이후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NC는 이날 승리로 올해 포스트시즌 6연승을 포함, 구단 포스트시즌 9연승을 달성했다. 2020년 한국시리즈 4차전부터 승리가 포함된 성적이다. 이는 종전 해태가 1987년 플레이오프 4차전부터 1988년 한국시리즈 3차전까지 기록한 KBO리그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 연승(9연승)과 타이를 이루는 것이다.
NC 선발 신민혁의 역투가 빛났다. 신민혁은 이날 6⅓이닝 동안 81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NC 마운드를 이끌었다. 류진욱 임정호 이용찬이 이어던지며 3점 리드를 끝내 지켰다. 마무리 이용찬이 불안해 끝까지 진땀 나는 승부가 이어졌으나 승리를 지켰다.
타선에서는 1회 홈런을 터뜨린 박건우가 영웅이었다. 박건우는 이날 1회 투런포를 포함해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에 볼넷까지 하나 추가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박민우 김주원도 안타 하나씩을 보탰다. 김주원은 9회 2사 만루에서 결정적인 수비 하나로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kt는 선발 웨스 벤자민이 5이닝 동안 82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1피홈런) 3실점을 기록했다. 뒤를 이은 불펜의 힘도 빛났다. 손동현이 2이닝(16구), 박영현이 2이닝(21구) 무실점을 기록하며 NC 타선의 발목을 잡는 저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타선 지원이 없었다. 타선은 이날 김상수가 1안타 1타점, 황재균 장성우 문상철 배정대가 안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9회 무사 1,3루에서 1점도 뽑지 못한 게 패착이었다.
◆ NC의 무서운 가을 질주, kt도 배수의 진으로 맞서다
NC는 3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5로 이기고 기선을 제압했다. 6이닝 동안 무려 12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1실점을 버틴 ‘슈퍼 에이스’ 에릭 페디의 호투, 경기 초반부터 활발하게 터지며 상대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를 요격한 타격, 그리고 경기 초반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 상대 실책까지 편승하며 가장 어려운 경기를 비교적 쉽게 잡았다.
정규시즌 4위 NC는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그리고 SSG와 준플레이오프 3경기, 여기에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올해 가을야구 5경기를 모두 잡으며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었다. 반대로 kt는 1차전 패배로 비상이 걸린 상황이었다. 아직은 여유가 있지만, 만약 2차전에서도 패할 경우 시리즈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었다. 이를 모르지 않는 이강철 kt 감독 또한 배수의 진을 쳤다.
이 감독은 경기 전 1차전 패배에 대해 “페디에게 1패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어제 공이 너무 좋더라. 그래서 편하게 생각하겠다”면서도 2차전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선발로 좌완 에이스인 웨스 벤자민을 투입한 가운데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앤서니 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문상철(지명타자)-조용호(우익수)-배정대(중견수)-박경수(2루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이 감독은 시즌 막판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았던 벤자민에 대해 “일단 아픈 곳은 없다. 청백전에서도 구위는 괜찮았다. 믿어야 한다”면서 배정대의 타순을 유지한 것에 대해서는 “1경기 보고 타순에 대해 얘기하기는 어렵다. 시즌을 이렇게 끌고 왔기 때문에 이 구성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타순에 큰 변화가 있는 건 아니었고, 결국 기존 선수들을 믿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잘 나가는 NC는 타순에 손을 댈 필요가 크게 없었다. NC는 이날 손아섭(지명타자)-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제이슨 마틴(중견수)-권희동(3루수)-서호철(3루수)-오영수(1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1차전과 완벽하게 동일했고, 이번 포스트시즌에서의 틀과도 흡사했다.
강인권 NC 감독은 현재 팀이 연승을 달리고 있는 만큼 구도에 크게 손을 댈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강 감독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내가 생각한 것보다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 타격도 그렇고 투수들도 그렇고. 열심히, 기대 이상으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선발은 신민혁이었다. SSG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로 나선 신민혁은 5⅔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팀의 승리를 이끈 기억이 있다. 강인권 감독은 신민혁에 대해 "kt전에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지금 컨디션도 나쁘지 않아 보이기 때문에, 긴 이닝을 책임져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지난 경기에서도 좋은 투구 내용을 보였던 만큼 오늘도 잘 해주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 시작부터 ‘쾅’ 박건우의 가을 본능이 달라졌다
이강철 kt 감독은 신민혁에 대해 “체인지업이라는 결정구를 가지고 있다”면서 “신민혁에게 조금 약했던 점이 있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경력이 길지 않고, 그렇다고 에이스급도 아니지만 분명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감독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신민혁이 깔끔하게 경기 초반을 정리하기 시작하면서 1차전에서 진 kt가 쫓기는 흐름이 만들어졌다.
그 사이 NC는 이번 가을의 필승 공식인 초반 득점으로 kt를 몰아붙였다. 1회부터 선취점이 나왔다. 그간 ‘가을에 약하다’는 오명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번 가을 성과가 만만치 않은 박건우가 영웅으로 떠올랐다. NC는 1회 1사 후 박민우가 중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박건우의 방망이가 번쩍 돌았다. 벤자민의 초구 커터가 가운데 들어오자 이를 벼락 같이 받아쳐 선제 좌월 투런포를 만들어냈다.
1회이기는 하지만 NC가 상승세를 이어 갔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한 방이었다. 반대로 kt는 1회 공격에서 허무하게 삼자범퇴를 당한 것에 이어 2회에도 2사 후 문상철의 2루타를 살리지 못하고 무득점에 그쳤다. 그러자 NC가 3회 추가점을 뽑았다. kt는 또 실책이 문제였다. 1차전에서 황재균부터 배정대까지 여러 선수들이 실책 및 실책성 플레이를 저지르며 쉽게 점수를 헌납한 kt가 2차전에서도 같은 문제를 일으켰다.
NC는 3회 선두 김주원이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치고 나가 단번에 홈까지의 거리를 좁혔다. 이어 손아섭의 1루 땅볼 때가 문제였다. 타구가 그렇게 느리지 않았고, 1루수 박병호가 잡아 3루 주자 김주원의 움직임을 체크하려는 찰나였다. 김주원도 쉽게 스타트를 끊지 못했다. 잡기만 했어도 3루 주자가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박병호가 이를 포구하지 못하고 옆으로 흘렸고, 이를 지켜본 3루 주자 김주원이 빠르게 홈으로 뛰어 들어 1점이 추가됐다. 손아섭도 1루에서 살았다. kt의 치명적인 실책이었다. 다만 NC도 박민우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박건우의 안타로 1사 1,2루 기회를 잡았으나 마틴과 권희동이 범타로 물러나며 추가점을 뽑지는 못했다.
◆ 신민혁에게 홀린 마법사, 좀처럼 새기지 못한 점수
반대로 kt 타선은 신민혁을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2회 문상철이 안타를 친 뒤 변변한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3회는 배정대 박경수 김상수가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4회에는 황재균이 중견수 뜬공, 알포드가 삼진, 박병호는 우익수 뜬공에 그쳤다. 기대했던 중심 타자들이 정타를 맞히지 못했다. 오히려 신민혁의 구위에 눌리며 힘 없는 뜬공들이 속출했다.
벤자민도 NC 타선을 잘 막아내고 있었으나 kt 타선이 계속 무기력했다. 5회에는 장성우가 초구에 중견수 뜬공, 문상철이 3구에 유격수 뜬공, 조용호가 3구에 3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모두 빗맞은 공이었다.
kt는 벤자민이 5회까지 던지고 내려가자 손동현이 마운드에 올라 NC 타선을 상대했다. 0-3으로 뒤진 6회 손동현이 마틴 권희동 서호철을 모두 뜬공으로 잡고 다시 발걸음을 잡았다. 하지만 kt 타선은 6회에도 배정대가 유격수 땅볼, 박경수가헛스윙 삼진, 김상수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좀처럼 기운을 차리지 못했다. kt가 6회까지 때린 안타 개수는 딱 하나였다.
0-3으로 뒤진 7회 찾아온 기회도 살리지 못했다. kt는 7회 선두 황재균이 3루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1사 후 알포드가 집중력을 과시한 끝에 볼넷을 골랐다. 숨죽이던 위즈파크의 분위가가 조금 살아났다. NC는 코칭스태프가 마운드를 방문했지만 그대로 신민혁을 믿었다.
신민혁은 박병호에게 첫 두 개의 볼을 던졌지만 이내 카운트를 회복한 뒤 박병호를 3루 땅볼로 유도했다. 병살 코스였다. 다만 서호철의 송구가 조금 낮은 감이 있었고, 2루수 박민우가 이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고 떨어뜨린 사이 1루 주자 알포드가 2루를 먼저 밟았다. 실책이었다.
그러자 NC는 필승조인 류진욱을 올려 버티기에 들어갔다. 여기서 류진욱이 기가 막히게 팀을 구했다. 장성우를 투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류진욱이 침착하게 이를 잘 잡아 2루에 던졌고, NC 수비진은 이번에는 실수를 하지 않았다. 병살타가 나오며 kt의 공격이 그대로 끝났다.
◆ kt 불펜 역투, 불안하던 이용찬의 문단속은 결국… 김주원 세이브!
kt 마운드는 버티고 버텼다. 6회 올라온 손동현이 2이닝을 막고 내려간 것에 이어 0-3으로 뒤진 8회에는 필승조 박영현이 올라와 1이닝을 막고 타선 지원을 기다렸다. 그러자 8회 드디어 기다리던 점수가 나왔다. 이번에는 NC의 실책이 끼어 있었다.
kt는 8회 선두 문상철이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대타 김민혁이 볼넷을 골라 주자가 나갔다. 여기서 배정대가 좌전 안타를 쳐 대주자 송민섭을 2루로 보냈다. 그런데 NC 좌익수 권희동이 포구에 실패했고, 공이 살짝 흐르는 사이 2루에서 잠깐 멈췄던 송민섭이 3루까지 가는 동시에 배정대도 2루까지 추가 진루했다.
kt가 좌타자 이호연을 대타로 투입하자, NC는 좌완 임정호를 내며 맞불을 놨다. 오윤석의 중견수 뜬공 때 3루 주자 송민섭이 홈을 밟아(1-3) kt가 그렇게 기다리던 1점이 나왔다. 여기서 NC는 다른 불펜 투수들을 건너뛰고 그대로 마무리 이용찬으로 직행했다. 마무리가 4개의 아웃카운트를 책임지는 건 때로는 흔한 일이지만, 가을 내내 다소간 불안한데다 전날 만루 홈런을 맞었던 이용찬이기에 관심이 몰렸다.
kt는 이용찬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김상수의 타구가 잘 맞지는 않았지만 중견수 앞에서 무거워지며 내야수와 중견수 사이에 떨어지는 적시타(2-3)로 이어졌다. 오윤석의 희생플라이 때 3루에 갔던 배정대가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이어 황재균이 2B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중전 안타를 때렸다. 2사이기는 하지만 2-3 1점차에 주자는 1,2루였다.
이 결정적인 순간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앤서니 알포드였다. 하지만 이용찬이 블론세이브까지는 가지 않았다. 코치로부터 잠시 조언을 들은 이용찬이 먼저 2개의 스트라이크를 잡으며 절대적으로 유리한 카운트를 잡았고, 3구째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며 1점 리드를 지켰다. 실점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리드는 지킨 채 9회로 향했다.
kt는 박영현이 9회에도 올라 NC 타선을 정리하고 1점차를 유지했다. 그러자 kt가 9회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선두 박병호가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가뜩이나 불안하던 이용찬을 압박했다. 이어 작전이 성공했다. 장성우의 타석 때 런앤히트 작전이 나왔다. 발이 느린 장성우 타석에서 병살 압박을 지운다는 작전이었는데, 타구가 절묘하게 2루 쪽으로 갔고 1루 주자의 스타트를 보고 2루로 발걸음을 옮기던 2루수 박민우가 역동작에 걸리며 안타가 됐다. 순식간에 무사 1,3루 동점 내지 역전 찬스가 만들어졌다.
문상철이 스퀴즈 시도에 실패하는 등 결국은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러자 kt는 1,3루에서 대타 김준태 카드를 꺼냈다. 이용찬은 1루 주자 정준영에 견제를 이어 가며 신중하게 투구에 임했다. 결국 김준태를 삼진으로 처리하고 아웃카운트 하나를 더 늘렸다.
NC는 배정대를 고의4구로 거르고, 오윤석과 승부를 선택했다. 만루를 채웠지만 2사였기에 타자와 승부에 집중한 것이다. 1B-1S의 치열한 승부에서 이용찬이 볼을 던지며 오윤석이 유리한 카운트에 올라섰다.
여기서 오윤석이 3유간의 얕은 뜬공을 쳤다. 여기서 만약 바운드가 됐다면 주자를 잡아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역전까지는 안 가도 최소한 동점이었다. 그런데 유격수 김주원이 공이 땅에 닿기 전 몸을 날려 잡아내며 경기가 그대로 끝났다. kt는 비디오판독을 요구했지만 김주원의 포구가 명확했다. 슈퍼세이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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