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 NC '해태 왕조'와 어깨 나란히 'PS 9연승' 기적→KS행 확률 90% 잡았다 'KT에 진땀승' [PO2 수원 현장리뷰]

수원=양정웅 기자 2023. 10. 3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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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수원=양정웅 기자]
NC 박건우가 31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회 초 2점 홈런을 터트린 후 환한 표정으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NC 신민혁이 31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회 말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NC 신민혁이 31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2023년 KBO 포스트시즌에서 연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NC 다이노스가 플레이오프에서도 심상찮은 모습이다. 9경기 동안 단 한 판도 지지 않으며 팀 통산 3번째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NC는 31일 오후 6시 30분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정규시즌 2위 KT 위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플레이오프 2차전(5전3선승제)에서 3-2로 진땀승을 거뒀다. 전날 게임에 이어 플레이오프 2연승을 달린 NC는 이제 2016년, 2020년에 이어 3번째 한국시리즈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1986년 시작한 KBO 플레이오프에서 2연승으로 시작한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확률은 무려 90%(20번 중 18번)나 된다.

초반부터 NC는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1회 초부터 박민우의 안타에 이은 3번 박건우의 선제 2점 홈런이 터지며 NC는 첫 이닝부터 2득점을 기록했다. 이어 3회 초 공격에서도 첫 타자 김주원의 3루타에 이어 손아섭의 땅볼 타구를 1루수 박병호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NC는 한 점을 더 올렸다.

KT 박병호가 31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회 초 손아섭의 타구를 처리하지 못하고 실책을 저질렀다.
이후 NC는 한동안 타선에서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선발 신민혁의 호투가 이를 만회했다. 통산 2번째 포스트시즌 등판에 나서는 신민혁은 7회 1아웃까지 81구를 던지며 KT 타선을 1안타 1볼넷으로 틀어막았다. 주 무기인 체인지업(35구)을 비롯해 커터(28구), 패스트볼(15구), 포크볼(3구)을 적절히 섞어 던지면서 상대를 요리했다. 7회 말 신민혁이 볼넷과 내야진의 실책으로 1사 1, 2루라는 경기 최대 위기에 몰리자 NC는 지체 없이 필승조 류진욱을 투입했고, 장성우를 곧바로 투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로 처리하면서 고비를 넘겼다.

KT는 8회 말 1사 후 대타 김민혁이 볼넷으로 나가며 추격을 시작했다. 이어 배정대의 안타와 상대 좌익수 실책 속에 2, 3루 기회를 잡았다. 찬스를 맞이한 KT는 대타 오윤석의 희생플라이로 팀 첫 득점을 올렸다. NC는 마무리 이용찬을 등판시켰지만, 김상수의 적시타가 나온 KT는 순식간에 한 점 차까지 쫓아가는 데 성공했다. KT는 9회에도 무사 1, 3루 절호의 기회를 잡았지만 끝내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KT 김상수가 31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8회 말 1타점 적시타를 터트리고 있다.
NC 선수단.
올해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날까지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친 끝에 75승 67패 2무(승률 0.528), 4위로 정규시즌을 마친 NC는 포스트시즌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5위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14-9 승리를 거두며 한판으로 시리즈를 끝냈다. 이어 SSG와 준플레이오프에서는 1차전 8회 대타 김성욱의 결승 투런포로 4-3 승리를 올렸고, 2차전 역시 손아섭과 박건우의 맹활약 속에 7-3으로 이겼다. 이어 무대를 창원NC파크로 옮겨 치른 3차전에서는 3-0으로 앞서던 2회 초 최정에게 만루홈런을 맞으며 3-5 역전을 내줬지만, 2회 말 마틴의 결승 3점 홈런이 터지면서 7-6으로 승리하며 3전 전승을 거뒀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NC는 1회 초 이닝 시작과 함께 손아섭과 박민우의 연속 안타로 2, 3루 찬스를 만든 NC는 마틴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 2회 초에는 오영수의 좌중월 비거리 120m의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3회 초 NC는 박건우의 1타점 2루타와 권희동의 우전 적시타로 2점을 추가했고, 4회에는 손아섭의 적시타로 쿠에바스를 마운드에서 조기 강판시켰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박건우의 희생플라이와 권희동의 우중간 2타점 3루타까지 나오면서 NC는 4회에만 4득점을 올렸다. 결국 9-5로 승리한 NC는 지난 2020년 한국시리즈 4차전 이후 포스트시즌 8연승을 질주 중이다. 포스트시즌 연승 기록은 해태 타이거즈의 9연승(1987년 플레이오프 4차전~1988년 한국시리즈 3차전)이다.

KT는 올해 정규시즌 79승 62패 3무(승률 0.560)를 기록하며 1위 LG 트윈스와 6.5경기, 3위 SSG 랜더스와 3경기 차 2위로 마무리했다. KT는 지난 2020년 2위로 마감하며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1승 3패로 패배했다. 이어 2021년에는 순위 결정전(타이브레이커) 끝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두산을 4전 전승으로 꺾고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승률이 같았던 키움 히어로즈와 상대 전적(7승 8패 1무)에서 밀리면서 4위로 시즌을 마쳤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IA 타이거즈를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5차전 승부 끝에 키움에 패배하고 말았다. 올해는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2주 동안 휴식했던 공백기를 넘지 못하고 초반 수비와 타격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9회 말 배정대의 만루홈런으로 마지막 추격에 나섰지만 결국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이강철 KT 감독은 1차전 종료 후 "초반 주도권 뺏겨서 분위기 넘겨주는 바람에 게임 넘겨줬다"고 아쉬워하면서도 "타격이 5회 이후 맞기 시작하며 마지막에 만루홈런 나오며 좋은 모습으로 끝나서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KT 선수단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KT 이강철 감독.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는 이날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앤서니 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문상철(지명타자)-조용호(우익수)-배정대(중견수)-박경수(2루수)의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전날과 비교해 문상철과 조용호의 타순만 바뀌었을 뿐 타순의 큰 변화는 없었다. 경기 전 이 감독은 전날 경기에서 9회 말 만루홈런을 터트린 배정대의 타순을 조정할 생각이 없었냐는 질문에 "신민혁에게 (통산) 11타수 1안타였다"면서 "1경기만 보고 타순을 바꾸긴 그렇고, 시즌을 이렇게 끌어와서 이 멤버가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1차전에서 페디를 상대로 3회 홈런포를 터트렸던 문상철에 대해서는 "오랜만에 홈런이 나왔다. 잘 쳐줬다. 자신감을 가진 것 같다"며 높은 평가를 남겼다. 이 감독은 "그냥 잘 치는 선수가 잘 쳤으면 한다"면서 "그래도 (경기가) 타이트하면 우리도 장타력도 있고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1차전에서 시즌 '무패(12승)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를 넣고도 패배한 KT는 2차전에서 좌완 웨스 벤자민을 내세운다. 지난해 5월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던 쿠에바스를 대신해 한국 무대에 진입한 그는 그해 17경기에서 5승 4패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하며 KT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올 시즌에는 29경기에 나와 160이닝 동안 15승 6패 평균자책점 3.54의 성적을 올리며 다승 2위, 탈삼진 4위(157개)에 올랐다. 시즌 막바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2주 동안 단 1경기(2이닝) 등판에 그쳤지만, 회복 후 포스트시즌 등판에 나섰다. 이 감독은 2차전 경기 전 "벤자민은 아픈 데가 없다. 연습 경기 때에도 구위가 괜찮았다. 믿어야 한다"며 신뢰를 보냈다. 지난해 NC전 3경기(19⅓이닝)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호투했던 벤자민은 올해는 3게임에 나와 1승 2패 평균자책점 5.65로 부진했다. 손아섭과 박민우(이상 9타수), 박건우(8타수), 제이슨 마틴(7타수) 등이 벤자민을 상대로 3안타를 몰아쳤다. 김주원은 6타수 1안타, 서호철은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다소 부진했다.

NC 강인권 감독.
강인권 감독이 이끄는 NC는 손아섭(지명타자)-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제이슨 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서호철(3루수)-오영수(1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 순으로 타순을 꾸렸다. 전날과 똑같은 순서였다. 준플레이오프까지 4경기에서 32점을 올렸고, 1차전에서도 9득점을 기록한 흐름을 흔들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실제로 강 감독은 게임 전 "경기가 거듭될수록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면서 "라인업은 항상 그 전 결과가 좋았을 때는 될 수 있으면 그냥 계속 유지하도록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박건우를 향해서는 "지금 컨디션이 100%는 아니다. 몸살 감기 증상도 조금 있다. 그래도 큰 경기이기 때문에 본인이 감수하고 계속 경기를 출전하고 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또한 시즌 막판 발목 부상으로 인해 고생했던 3루수 서호철을 전날 7회 말 수비에서 교체한 부분에 대해서도 "100% 회복된 상태는 아니다. 오래 서있거나 경기가 거듭될 수록 부종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벤자민에 맞설 NC의 선발투수는 6년 차 우완 신민혁이다. 2021년 규정이닝(144이닝)을 1이닝 차로 채우면서 9승 6패 평균자책점 4.41을 기록했던 그는 지난해 불운 속에 4승 9패 평균자책점 4.56에 그쳤다. 올해는 잠시 로테이션에서 이탈한 시기도 있었지만 122이닝을 던지며 5승 5패 평균자책점 3.98의 성적을 올렸다. 특히 순위싸움이 한창이던 9월 이후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48로 호투를 펼쳤다. 이 기세는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졌다. 지난 2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3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5⅔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2차전 시작 전 강 감독은 "저번 경기에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기에 오늘도 좋은 투구를 하리라고 본다"며 믿음을 줬다. 신민혁은 올 시즌 KT전 5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3.70의 성적을 올렸다. 김민혁(11타수 4안타)과 문상철(6타수 2안타)이 홈런포를 터트렸고, 장성우는 3안타(4타수) 중 2루타만 2개를 터트렸다.

KT와 NC가 포스트시즌에서 맞붙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KT는 올 시즌 NC와 페넌트레이스 상대 전적에서 10승 6패로 우위를 점했다. 시즌 초반에는 NC가 우세했다. 지난 4월 11일부터 13일까지 창원에서 열린 3연전에서는 NC가 2승 1패로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이어 두 번째 시리즈 맞대결에서는 NC가 싹쓸이에 성공했다. NC는 5월 9일 수원 원정 경기에서 선발 페디의 호투와 박세혁, 김주원, 김성욱의 홈런포를 앞세워 KT를 무려 16-4로 대파했다. 이어 10일에는 8-7, 한 점 차 승리를 거둔 뒤 11일에도 선발 구창모와 세이브 이용찬의 투구와 함께 김주원의 홈런까지 터지면서 4-1로 승리했다.

하지만 이후 맞대결에서는 KT가 완벽한 우위를 점했다.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수원에서 열린 3연전에서는 KT가 시리즈 스윕에 성공했다. 계속해서 7월 28일부터 30일까지 창원에서 치른 원정 경기에서도 KT가 다시 한번 시리즈 스윕에 성공했다. 엄상백과 배제성, 벤자민이 차례로 선발승을 챙겼다. 8월 11일 NC가 선발 신민혁을 앞세워 7-3으로 승리, KT전 6연패에서 탈출했으나 거기까지였다. 이후 NC가 3경기를 더 가져가며 NC와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했다. KT는 올 시즌 NC전에서 10홈런 142안타 11도루를 기록했다. 반면 NC는 올 시즌 KT를 상대로 10홈런 155안타 13도루를 작성했다.
NC 박건우가 31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회 초 2점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NC 박건우(오른쪽)가 31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회 초 2점 홈런을 터트린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지난 준플레이오프 2차전 이후 3경기 연속 1회 득점에 성공하고 있는 NC는 이날도 첫 이닝부터 대포가 터졌다. 1회 초 첫 타자 손아섭이 2루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2번 박민우가 중견수 앞 안타로 살아나갔다. 그러자 다음 타자 박건우가 벤자민의 초구 몸쪽 시속 139km의 컷패스트볼(커터)을 공략,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30m의 2점 홈런을 터트렸다. 이번 포스트시즌 박건우의 첫 홈런이자 팀 7번째 홈런포였다. 또한 박건우 개인으로서는 통산 58번째 가을야구 경기에서 나온 3번째 대포였다. 맞자마자 홈런임을 직감한 박건우는 배트를 던지면서 타구를 감상했다. 선취점을 올린 NC는 그러나 4번 제이슨 마틴이 2구 만에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고, 권희동마저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되면서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은 NC 선발 신민혁은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1회 말 선두타자 김상수를 2구 만에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낸 신민혁은 황재균도 2구째 커터로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다. 기세를 이어간 신민혁은 알포드 역시 초구에 유격수 땅볼을 만들어냈다. 한 이닝 단 5개의 공을 던져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낸 것이다. 신민혁은 2회 말 첫 타자 박병호에게 주 무기 체인지업을 4개나 던지며 2루수 플라이를 유도했다. 장성우도 빠른 볼로 윽박지르면서 2루수 플라이를 만들어 낸 신민혁은 전날 경기에서 홈런포를 터트렸던 6번 문상철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조용호를 상대로 단 2구 만에 3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역시 실점을 기록하지 않았다.

NC 김주원이 31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회 초 3루타를 터트리고 있다.
신민혁의 초반 호투 속에 NC는 3회 초 추가점을 올렸다. 선두타자 김주원이 벤자민과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고, 7구째 패스트볼을 놓치지 않고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타구를 날렸다. 공이 펜스까지 굴러가는 사이 김주원은 지체 없이 2루를 돌아 3루에 안착했다. 무사 3루 절호의 찬스를 만든 NC는 다음 타자 손아섭의 땅볼 타구를 1루수 박병호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사이 3루로 돌아갔던 김주원이 다시 홈으로 스타트를 끊었고, 결국 득점에 성공했다. 박민우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기는 했지만, 박건우가 벤자민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중견수 앞 안타를 터트리며 1, 2루 기회를 이어갔다. 하지만 마틴이 인필드 플라이, 권희동이 유격수 땅볼로 돌아서면서 한 점을 더 올리진 못했다.
'신(神)민혁'의 등장인가, '에이스' 페디 못지 않은 퀄리티스타트 대호투
NC 신민혁이 31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3회 득점 이후 NC 타선은 좀처럼 추가점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마운드를 굳건히 지킨 신민혁의 호투가 모든 걸 만회했다. 신민혁은 3회 말 배정대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은 후 박경수와도 볼카운트 2-2에서 유격수 뜬공을 유도했다. 톱타자 김상수도 체인지업으로 땅볼을 유도하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이후로도 신민혁의 범타 행진은 이어졌다. 4회에는 2번 황재균부터 알포드, 박병호로 이어지는 상위타순을 중견수 플라이-헛스윙 삼진-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면서 위험할 수도 있었던 상황을 너무나 순조롭게 넘겼다.

경기 중반에 접어든 상황에서도 신민혁의 투구는 빛났다. 5회 말 자신에게 강했던 장성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시킨 신민혁은 문상철을 유격수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7번 조용호도 3루수 서호철이 펜스까지 따라가 뜬공을 처리하는 투혼을 선보이며 이닝 세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동시에 승리투수 요건도 갖췄다. 휴식 후 다시 마운드에 올라온 6회 말, 신민혁은 배정대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보냈고 박경수를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김상수까지 6구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킨 신민혁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완벽한 투구를 이어갔다.

7회 말 선두타자 황재균을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14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가던 신민혁은 3번 알포드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 만에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해 신민혁을 안정시키려 했다. 그는 4번 박병호에게 유인구 체인지업으로 3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그러나 3루수의 송구를 받은 2루수 박민우가 이를 잡아내지 못하며 모든 주자가 살았다. 1사 1, 2루가 되는 순간이었다. 결국 NC는 신민혁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우완 필승조 류진욱을 등판시켰다. 침착하게 장성우와 승부한 류진욱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꽂으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결국 6구째 패스트볼을 던져 투수 앞 땅볼을 만들었고, 유격수-1루수로 송구가 이어지며 병살로 이닝이 마감됐다.

NC 류진욱이 31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회 말 병살로 이닝을 끝낸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KT 8회 말 대추격, 턱끝까지 쫓아갔다... 그러나 끝내 리드는 잡지 못했다
KT 오윤석이 31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8회 말 1타점 희생플라이를 날리고 있다.
7회까지 상대 선발 신민혁을 좀처럼 두들기지 못했던 KT는 8회 말 드디어 추격에 나섰다. 첫 타자 문상철이 2볼-1스트라이크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2루수 뜬공을 치며 1아웃을 헌납했지만, 7번 조용호 타석에 대타로 나온 김민혁이 볼넷으로 나가며 시동을 걸었다. 이어 배정대가 1볼-1스트라이크(3구)에서 좌전 안타를 터트렸고, 좌익수 권희동의 포구 실책 속에 배정대와 1루 대주자 송민섭이 모두 한 베이스 더 진루하며 1사 2, 3루가 됐다. 찬스를 맞이한 KT는 대타 이호연을 투입했고, NC가 좌완 임정호를 넣자 다시 오윤석으로 타자를 바꿨다. 오윤석 은 파울 하나를 만든 뒤 체인지업을 받아쳐 중견수 뜬공을 만들어 3루 주자 송민섭을 불러들였다.

NC는 이 상황에서 마무리 이용찬을 투입해 불을 끄려고 했다. 하지만 1번 김상수가 이용찬의 초구 시속 148km의 패스트볼을 받아쳐 중견수 앞 안타를 기록, 배정대까지 홈을 밟아 순식간에 스코어는 3-2가 됐다. 흔들린 이용찬은 앞선 타석까지 이번 플레이오프 7연타석 무안타로 침묵하던 황재균에게마저 안타를 맞으며 득점권 위기(1, 2루)를 자초했다. 하지만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블론세이브만큼은 만들지 않았던 이용찬은 알포드에게 초구 포크볼, 2구 슬라이더로 연달아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이어 3구째 떨어지는 포크볼로 알포드의 헛스윙을 유도하며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NC 이용찬이 31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9회 말 선두타자 박병호에게 안타를 맞고 고개를 떨구고 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KT는 9회 말에도 선두타자 박병호가 1볼-2스트라이크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중견수 앞 안타를 뽑아내며 찬스를 잡았다. 이어 장성우의 빗맞은 타구를 2루수 박민우가 잡지 못하면서 공이 우중간 외야에 떨어졌고, 그 사이 1루 대주자 이상호가 3루까지 진루하며 KT는 무사 1, 3루라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상황에 따라 역전 득점까지 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용찬은 6번 문상철을 상대로 첫 2개의 공을 연달아 포크볼로 던졌다. 결국 3구째 포크볼로 문상철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한숨을 돌린 이용찬은 다음 타자로 나온 대타 김준태도 6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포크볼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1루 대주자 정준영이 2루 도루에 성공하며 1루 베이스가 비게 되자 NC는 배정대를 거르며 만루 작전을 가져갔다. 이어 이용찬은 오윤석을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냈고, 오윤석의 안타성 타구를 유격수 김주원이 호수비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NC 이용찬.

수원=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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