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 NC '해태 왕조'와 어깨 나란히 'PS 9연승' 기적→KS행 확률 90% 잡았다 'KT에 진땀승' [PO2 수원 현장리뷰]
NC는 31일 오후 6시 30분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정규시즌 2위 KT 위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플레이오프 2차전(5전3선승제)에서 3-2로 진땀승을 거뒀다. 전날 게임에 이어 플레이오프 2연승을 달린 NC는 이제 2016년, 2020년에 이어 3번째 한국시리즈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1986년 시작한 KBO 플레이오프에서 2연승으로 시작한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확률은 무려 90%(20번 중 18번)나 된다.
초반부터 NC는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1회 초부터 박민우의 안타에 이은 3번 박건우의 선제 2점 홈런이 터지며 NC는 첫 이닝부터 2득점을 기록했다. 이어 3회 초 공격에서도 첫 타자 김주원의 3루타에 이어 손아섭의 땅볼 타구를 1루수 박병호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NC는 한 점을 더 올렸다.
KT는 8회 말 1사 후 대타 김민혁이 볼넷으로 나가며 추격을 시작했다. 이어 배정대의 안타와 상대 좌익수 실책 속에 2, 3루 기회를 잡았다. 찬스를 맞이한 KT는 대타 오윤석의 희생플라이로 팀 첫 득점을 올렸다. NC는 마무리 이용찬을 등판시켰지만, 김상수의 적시타가 나온 KT는 순식간에 한 점 차까지 쫓아가는 데 성공했다. KT는 9회에도 무사 1, 3루 절호의 기회를 잡았지만 끝내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KT는 올해 정규시즌 79승 62패 3무(승률 0.560)를 기록하며 1위 LG 트윈스와 6.5경기, 3위 SSG 랜더스와 3경기 차 2위로 마무리했다. KT는 지난 2020년 2위로 마감하며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1승 3패로 패배했다. 이어 2021년에는 순위 결정전(타이브레이커) 끝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두산을 4전 전승으로 꺾고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승률이 같았던 키움 히어로즈와 상대 전적(7승 8패 1무)에서 밀리면서 4위로 시즌을 마쳤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IA 타이거즈를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5차전 승부 끝에 키움에 패배하고 말았다. 올해는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2주 동안 휴식했던 공백기를 넘지 못하고 초반 수비와 타격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9회 말 배정대의 만루홈런으로 마지막 추격에 나섰지만 결국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이강철 KT 감독은 1차전 종료 후 "초반 주도권 뺏겨서 분위기 넘겨주는 바람에 게임 넘겨줬다"고 아쉬워하면서도 "타격이 5회 이후 맞기 시작하며 마지막에 만루홈런 나오며 좋은 모습으로 끝나서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1차전에서 시즌 '무패(12승)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를 넣고도 패배한 KT는 2차전에서 좌완 웨스 벤자민을 내세운다. 지난해 5월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던 쿠에바스를 대신해 한국 무대에 진입한 그는 그해 17경기에서 5승 4패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하며 KT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올 시즌에는 29경기에 나와 160이닝 동안 15승 6패 평균자책점 3.54의 성적을 올리며 다승 2위, 탈삼진 4위(157개)에 올랐다. 시즌 막바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2주 동안 단 1경기(2이닝) 등판에 그쳤지만, 회복 후 포스트시즌 등판에 나섰다. 이 감독은 2차전 경기 전 "벤자민은 아픈 데가 없다. 연습 경기 때에도 구위가 괜찮았다. 믿어야 한다"며 신뢰를 보냈다. 지난해 NC전 3경기(19⅓이닝)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호투했던 벤자민은 올해는 3게임에 나와 1승 2패 평균자책점 5.65로 부진했다. 손아섭과 박민우(이상 9타수), 박건우(8타수), 제이슨 마틴(7타수) 등이 벤자민을 상대로 3안타를 몰아쳤다. 김주원은 6타수 1안타, 서호철은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다소 부진했다.
벤자민에 맞설 NC의 선발투수는 6년 차 우완 신민혁이다. 2021년 규정이닝(144이닝)을 1이닝 차로 채우면서 9승 6패 평균자책점 4.41을 기록했던 그는 지난해 불운 속에 4승 9패 평균자책점 4.56에 그쳤다. 올해는 잠시 로테이션에서 이탈한 시기도 있었지만 122이닝을 던지며 5승 5패 평균자책점 3.98의 성적을 올렸다. 특히 순위싸움이 한창이던 9월 이후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48로 호투를 펼쳤다. 이 기세는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졌다. 지난 2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3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5⅔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2차전 시작 전 강 감독은 "저번 경기에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기에 오늘도 좋은 투구를 하리라고 본다"며 믿음을 줬다. 신민혁은 올 시즌 KT전 5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3.70의 성적을 올렸다. 김민혁(11타수 4안타)과 문상철(6타수 2안타)이 홈런포를 터트렸고, 장성우는 3안타(4타수) 중 2루타만 2개를 터트렸다.
KT와 NC가 포스트시즌에서 맞붙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KT는 올 시즌 NC와 페넌트레이스 상대 전적에서 10승 6패로 우위를 점했다. 시즌 초반에는 NC가 우세했다. 지난 4월 11일부터 13일까지 창원에서 열린 3연전에서는 NC가 2승 1패로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이어 두 번째 시리즈 맞대결에서는 NC가 싹쓸이에 성공했다. NC는 5월 9일 수원 원정 경기에서 선발 페디의 호투와 박세혁, 김주원, 김성욱의 홈런포를 앞세워 KT를 무려 16-4로 대파했다. 이어 10일에는 8-7, 한 점 차 승리를 거둔 뒤 11일에도 선발 구창모와 세이브 이용찬의 투구와 함께 김주원의 홈런까지 터지면서 4-1로 승리했다.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은 NC 선발 신민혁은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1회 말 선두타자 김상수를 2구 만에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낸 신민혁은 황재균도 2구째 커터로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다. 기세를 이어간 신민혁은 알포드 역시 초구에 유격수 땅볼을 만들어냈다. 한 이닝 단 5개의 공을 던져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낸 것이다. 신민혁은 2회 말 첫 타자 박병호에게 주 무기 체인지업을 4개나 던지며 2루수 플라이를 유도했다. 장성우도 빠른 볼로 윽박지르면서 2루수 플라이를 만들어 낸 신민혁은 전날 경기에서 홈런포를 터트렸던 6번 문상철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조용호를 상대로 단 2구 만에 3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역시 실점을 기록하지 않았다.
경기 중반에 접어든 상황에서도 신민혁의 투구는 빛났다. 5회 말 자신에게 강했던 장성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시킨 신민혁은 문상철을 유격수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7번 조용호도 3루수 서호철이 펜스까지 따라가 뜬공을 처리하는 투혼을 선보이며 이닝 세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동시에 승리투수 요건도 갖췄다. 휴식 후 다시 마운드에 올라온 6회 말, 신민혁은 배정대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보냈고 박경수를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김상수까지 6구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킨 신민혁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완벽한 투구를 이어갔다.
7회 말 선두타자 황재균을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14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가던 신민혁은 3번 알포드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 만에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해 신민혁을 안정시키려 했다. 그는 4번 박병호에게 유인구 체인지업으로 3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그러나 3루수의 송구를 받은 2루수 박민우가 이를 잡아내지 못하며 모든 주자가 살았다. 1사 1, 2루가 되는 순간이었다. 결국 NC는 신민혁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우완 필승조 류진욱을 등판시켰다. 침착하게 장성우와 승부한 류진욱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꽂으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결국 6구째 패스트볼을 던져 투수 앞 땅볼을 만들었고, 유격수-1루수로 송구가 이어지며 병살로 이닝이 마감됐다.
NC는 이 상황에서 마무리 이용찬을 투입해 불을 끄려고 했다. 하지만 1번 김상수가 이용찬의 초구 시속 148km의 패스트볼을 받아쳐 중견수 앞 안타를 기록, 배정대까지 홈을 밟아 순식간에 스코어는 3-2가 됐다. 흔들린 이용찬은 앞선 타석까지 이번 플레이오프 7연타석 무안타로 침묵하던 황재균에게마저 안타를 맞으며 득점권 위기(1, 2루)를 자초했다. 하지만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블론세이브만큼은 만들지 않았던 이용찬은 알포드에게 초구 포크볼, 2구 슬라이더로 연달아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이어 3구째 떨어지는 포크볼로 알포드의 헛스윙을 유도하며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이용찬은 6번 문상철을 상대로 첫 2개의 공을 연달아 포크볼로 던졌다. 결국 3구째 포크볼로 문상철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한숨을 돌린 이용찬은 다음 타자로 나온 대타 김준태도 6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포크볼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1루 대주자 정준영이 2루 도루에 성공하며 1루 베이스가 비게 되자 NC는 배정대를 거르며 만루 작전을 가져갔다. 이어 이용찬은 오윤석을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냈고, 오윤석의 안타성 타구를 유격수 김주원이 호수비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수원=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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