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 발렌시아,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클럽 이미지 사용, 유감스럽다”
[포포투=정지훈]
적반하장. 발렌시아가 레알 마드리드의 윙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향해 인종차별을 해 큰 논란이 됐는데, 이번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자신들의 이미지가 사용되자 유감을 표했다. 당연히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반응은 좋지 않다.
발롱도르는 31일(한국시간) 공식 SNS를 통해 2023 발롱도르의 주인공을 발표했다. 쟁쟁한 후보들이 있었지만, 수상의 영예는 'GOAT' 리오넬 메시에게로 돌아갔다. 이로써 메시는 전무후무한 업적을 달성하게 됐다. 이미 7차례나 발롱도르를 수상한 메시는 올해로 8번째 발롱도르를 들어 올리게 됐다. 이는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5회)를 아득히 뛰어넘는 수치다.
발롱도르 시상식에서는 다른 상도 발표됐다. 그 중 하나가 축구 공로상인 ‘소크라테스상’이다. 영예의 주인공은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비니시우스였다.
비니시우스는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소크라테스상을 수상한 건 대단히 영광스러운 일이다. 앞으로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좋은 일을 하겠다. 이 자리에서 좋은 소식 하나 알려드리겠다. 곧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학교가 문을 연다. 도와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발롱도르 주최사 ‘프랑스 풋볼’은 소크라테스상의 주인공으로 비니시우스를 호명하면서 무대 뒤 스크린에 레알 마드리드-발렌시아 경기 장면을 띄웠다. 지난 5월 22일 발렌시아의 메스타야에서 열린 스페인 라리가 경기 중에 나온 문제의 장면이다.
당시 발렌시아는 경기에서 승리했지만, 매너에서는 졌다. 발렌시아 팬들이 레알의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게 “원숭이”라는 인종차별 의도가 담긴 조롱을 했기 때문이다. 발렌시아 팬들의 인종차별 발언을 들은 비니시우스를 비롯해 레알 선수들은 격분했고, 발렌시아 관중석으로 달려가 팬들과 신경전을 벌였다. 비니시우스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후반 막바지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경기 후 비니시우스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일을 규탄했다. 그동안 수 차례 인종차별을 당했던 비니시우스는 인종차별을 당한 게 처음도,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아니라며 이번 일에 대해 분노했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은 축구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우리는 훨씬 더 중요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라리가에는 문제가 있다. 우리는 이런 것들을 멈춰야 한다. 나는 경기장 전체가 ‘원숭이, 원숭이’라는 말을 하며 인종차별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라며 경기장에서 나온 낯부끄러운 일에 한숨을 내쉬었다. 레알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일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유럽축구연맹(UEFA)은 긴급 회담을 개최하기로 결정했지만 발렌시아는 논란의 여지를 남기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발렌시아는 “우리는 축구에 설 자리가 없고, 발렌시아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이런 행동을 강력히 규탄한다. 발렌시아는 경찰을 통해 비니시우스에게 인종차별을 한 팬을 확인했으며, 이에 가담한 다른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협력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사건이 발생한 순간부터 모든 녹음을 분석해 신속하고 강력하게 행동하기 위해 가능한 빨리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려 한다. 발렌시아는 이번 일에 관련된 팬들에게 최대한의 징계를 적용하고, 평생 경기장에서 추방할 것이다”면서도 “하지만 경기장 전체에서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다는 것은 완전히 거짓이다. 대중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잘못된 정보가 있었다. 우리는 발렌시아 전체를 인종차별주의자로 생각하는 걸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전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도 공식 성명을 발표했는데, 반응은 좋지 않다. 발렌시아는 공식 SNS를 통해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우리 구단이 징계 받았던 장면을 자료화면으로 쓴 것에 대해 유감이다. 우리 구단은 해당 사건과 관련자들을 가혹하게 처벌했다. 우리는 인종차별에 대해 절대적인 규탄을 강조하지만, 팬과 클럽에 대한 최대한의 존중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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