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짜 마약 제보 수사’ 또 있다…이번엔 30일간 구속
[앵커]
그런데 앞서 보신 국정원 정보원, 손 씨가 조작한 사건은 또 있었습니다.
다행히 재판으로 넘어가기 전, 수사가 멈췄지만 이번 피해자 역시 30일 동안 구속돼 있었습니다.
손 씨는 경찰에 이번 건을 넘기면서 그 대신 자기 지인의 사건을 무마해 달라고 청탁하기도 했습니다.
단독 보도, 최인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40대 B 씨는 지난 7월 필리핀에서 주문한 우편물이 배송될 거란 우체국 연락을 받았습니다.
[B 씨/마약 무고 피해자/음성변조 : "저는 필리핀에서 시킨 게 없다고 나중에 찾아가겠다 그랬더니 본인이 꼭 와야 된다고."]
결국, 사무실로 나가 직접 우편물을 받았는데 바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상자 안에 필로폰이 있었던 겁니다.
[B 씨/마약 무고 피해자/음성변조 : "아니라고 저는 100번, 200번 말했는데 (경찰이) 자기들은 '당신이 보낸 걸 100% 확신한다'고…."]
서울 용산경찰서는 끝내 B 씨를 구속 송치했고, B 씨는 구속적부심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마약이 든 우편물과 '부탁한 것 처리해놨다'고 필리핀에서 보낸 문자메시지가 증거로 인정된 거였습니다.
[B 씨/마약 무고 피해자/음성변조 : "이유는 그 문자하고 그거죠, 저의 전과. 당연히 문자가 잘못 오는 것도 많잖아요."]
그런데 이 문자가 수상했습니다.
마약상들은 기록이 남는 문자를 이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서울서부지검이 이를 토대로 재수사한 결과, 우편물 배송도, 문자 발송도 제보자인 국정원 정보원, 손 모 씨가 꾸민 거란 게 드러났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손 씨는 경찰에 마약 수사를 받는 자신의 지인이 억울해하니까 잘 봐달라고 청탁하면서 대신 다른 필로폰 사건을 주겠다고 했고, 이후 B 씨 사건을 만들어 넘긴 걸로 조사됐습니다.
손 씨는 이 과정에서 지인에게 수천 만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손 씨가 붙잡히면서 B 씨는 기소되진 않고 풀려났지만, 이미 30일 간 구속 수사를 받은 후였습니다.
[B 씨/마약 무고 피해자/음성변조 : "'제보한 사람을 조사해라. 그러면 밀반입한 사람을 잡을 수 있다.' 처음부터 그 경찰한테도 그렇게 얘기를 했어요."]
서울 용산경찰서는 "증거에 따라 원칙대로 수사했고, 손 씨의 청탁은 들어주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B 씨의 구속적부심을 기각한 서울서부지법은 "수사기관 자료로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인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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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기자 (in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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