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소방관 '최후의 보루'인데…홀대받는 '특수방화복'

함민정 기자 2023. 10. 3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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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소방관들이 입는 특수방화복은 불을 끄는 와중에 불길로부터, 또 유독물질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마지막 수단입니다. 그러나 수량이 부족하고 세탁 시설도 잘 갖춰져 있지 않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밀착카메라 함민정 기자가 현장에 가봤습니다.

[기자]

시뻘건 불길이 치솟습니다.

소방관들이 호스를 들고 물을 뿌립니다.

현장에서 입었던 특수방화복은 어떻게 처리할지 현장에 가봤습니다.

방화복 전용 세탁기를 사용해 세탁을 해야 하지만 이곳엔 일반 세탁기 1개가 전부입니다.

마찬가지로 세제도 전용 세탁 세제를 이용해야 하지만, 일반 세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소방관은 화재 현장에서 각종 유해물질에 노출됩니다.

암을 유발하는 벤젠과 톨루엔 등 유해물질은 수백 종에 이릅니다.

화재 현장의 뜨거운 불로부터 소방관을 보호해 주는 특수방화복입니다.

방염처리가 된 두꺼운 특수 섬유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빨아야하지만 그렇지 못한 겁니다.

현재 전국 소방서와 119안전센터 2000여 곳에는 1700여대의 세탁기가 있는데 이 중 인증을 받은 전용 세탁기는 1000여대 정도입니다.

세탁 전문 업체에 맡길 수도 있지만, 닷새 정도 기다려야 합니다.

소방관 1명에게 특수방화복 2벌이 지급되는데, 돌려서 입기가 어렵습니다.

[이희준/상도119안전센터장 : 한 벌 가지고 계속 그 외주 업체에 맡겨서 세탁물이 올 때까지 입어야 되니까…]

그나마 세탁 전문 업체가 없는 지역도 많습니다.

[백승덕/홍천소방서 구조구급팀장 : 인프라가 구축이 안 된 곳은 아직 (세탁 전문 업체) 지원을 못 받고 있습니다. 도움을 받으면 직원들이 더 깨끗한 환경에서 근무를…]

소방청은 "전용 세탁기와 건조기의 경우 장비보강 우선순위에 밀려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습니다.

지난해 건강검진을 받은 소방공무원 6만여 명 중 직업병 소견을 받았거나 의심되는 사람은 6천 명이 넘었습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방화복 등에 묻어있는 유해 물질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경우에 소방관 몸에 지속적으로 축적이 돼서 신체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방화복은 단순한 작업복이 아닌,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소중한 물품입니다. 화마에 맞서는 소방관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시민의 안전도 보장받을 수 없습니다.

[작가 강은혜 / VJ 박태용 / 취재지원 박찬영]
[자료제공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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