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토부 인증' 단열재에 불붙여 보니…5개 중 3개가 불합격
다음은 저희가 단독 취재한 소식입니다. 1999년 유치원생 등 23명이 숨진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부터 2020년 38명이 사망한 이천 물류센터 화재까지 이들 참사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건물에 사용된 '샌드위치 패널'이 피해를 키웠다는 겁니다. 샌드위치 패널은 말 그대로 샌드위치처럼 얇은 철판 사이에 스티로폼 같은 단열재 끼워 넣은 건축 자재입니다. 저렴하긴 한데, 단열재 때문에 화재에 취약합니다. 한 번 불 붙으면 빠르게 번지고, 연기와 유독가스를 내뿜어 대형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죠.
이 때문에 정부는 샌드위치 패널, 불에 잘 안 타도록 해야 품질 인정을 내주도록 기준을 높였는데요. JTBC 취재진이 정부 품질인정 받은 샌드위치 패널, 안전한 건지 따져보기 위해 현장에서 쓰는 패널 5개를 무작위로 뽑아 화재실험을 했는데 이중 3개가 불에 쉽게 녹아내렸습니다.
송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샌드위치 패널 속 단열재입니다.
전문가와 함께 실제 건설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자재 다섯 종류를 무작위로 수거했습니다.
국토부가 품질을 인증한 제품들인데 화재에 얼마나 견디는지 시험해 보겠습니다.
시험 기준에 따라 열을 가한 뒤, 얼마나 녹아 내렸는지 측정했습니다.
5개 가운데 3개가 불합격입니다.
기준보다 열을 더 내뿜거나 많이 녹아내렸습니다.
이천 물류센터 화재 참사 뒤 개정된 건축법에 따라 건설 현장에서 쓰면 안 되는 자재입니다.
하지만 정식으로 국토부의 품질 인정을 받아 버젓이 쓰이고 있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인증을 받기 위해 국토부에 내는 건 제대로 만든걸 내고, 시장에는 저품질의 제품을 유통시킨 겁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 1년에 한 400건씩 불량 자재를 점검해가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량 자재 적발률이 높은 상황입니다.]
여기에 업체들이 만든 협회가 인증을 하면 국토부가 그냥 받아주는 방식으로 규정이 더 느슨해진 탓도 있습니다.
국토부는 시험 기관이 부족하단 해명을 내놨습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 전국에 있는 업체들이 다 시험을 하려고 밀려들어 오겠죠.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협회에서 대표적으로 받으면 시험을 안 받고도 쓸 수 있게 저희가 일시적으로 풀어준 거고.]
일일이 시험을 보면 퇴출되는 업체가 쏟아질 거라고도 했습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 이런 게(표준모델) 만약에 없었다면 부적합 업체들이 한꺼번에 퇴출이 됐을 겁니다. 그런데 그러면 업계 생존 문제도 있고.]
사고가 난 뒤 요란스럽게 규정을 강화했다가 슬그머니 기준을 낮추면서 대형 화재 위험은 더 커졌습니다.
[영상그래픽 장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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