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에 머리카락 나와" 자작극 벌인 유튜버 '벌금 500만원'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햄버거 가게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고 자작극을 벌여 음식값을 환불받았던 유튜버가 사기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2단독 김택성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27)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구독자 96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A씨는 지난해 8월 6일 어머니 B씨와 함께 강원 춘천시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주문한 음식에 머리카락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머리카락이 나왔다며 환불을 요구해 2만7800원을 받아 재산상 이익을 거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당시 B씨는 종업원에게 머리카락을 올려둔 휴지를 보여주며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왔으니 환불해달라"고 요구했다.

수사기관은 이들 모녀가 의자 등받이에 걸려있는 담요에서 발견한 머리카락을 휴지에 올려둔 뒤 사기극을 벌였다고 보고 벌금 3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A씨는 결백을 주장하며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CC(폐쇄회로)TV 영상에 담긴 행동 등을 토대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소송 비용도 A씨가 부담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A씨가 자신이 한 행동의 이유와 경위에 대해 이해할 만한 설명을 못하고 있다며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행동했을 개연성이 더 커 보인다고 판단했다. 환불받고자 하는 목적 외에는 별다른 합리적 이유를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이다.

재판부는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하고, 가로챈 금액의 정도를 떠나 이런 범행으로 요식업 종사자들이 겪는 정신적 고통과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어 엄벌이 필요하다"고 벌금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