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주식 먼저 보내드립니다" 사기꾼의 치명적 유혹 [영상]

강서구 기자 2023. 10. 31.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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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금융사건해결사
[영상] 비상장주식 사기사건
더스쿠프 Video B 기획
4편 달콤한 거짓말-後편
비상장주식 떠넘기는 법

# 비상장주식 사기에 쓰는 스크립트(대본)를 활용해 투자자의 환심을 샀다면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이제 남은 건 투자자의 의심을 적게 사면서 비상장주식을 비싸게 팔아치우는 것이다. 사기꾼들은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 "판매량을 제한하고, 비상장주식을 먼저 보내준다"는 거짓말로 투자자를 유혹한다. 이 또한 '사기대본'에 모두 들어 있는 내용이다.

# 더스쿠프와 영상 플랫폼 Video B가 비상장주식 사기꾼들이 사용하는 대본을 단독 입수해 영상으로 만들었다. 비상장주식 사기 '달콤한 거짓말' 후편後篇이다.

내레이션: 우리는 '달콤한 거짓말' 전편에서 꾼들이 어떻게 투자자의 환심을 사고, 관심을 갖게 만드는지 살펴봤습니다. 투자자를 비상장주식 사기판에 앉히는 데 성공했다면, 이제부턴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갑니다. 그렇다면 비상장주식 사기꾼들은 어떤 방식으로 투자자의 눈과 귀를 멀게 할까요. 비상장주식 사기 '달콤한 거짓말' 후편을 보시죠.

■ 세번째 유혹: 과장하기

상담원: "주식 매입 가격은 주당 2만5000원입니다."

투자자: "생각보다 비싸네요."

상담원: "아니에요. 회원님 혹시 비상장주식도 시세가 있는 거 알고 계신가요? 비상장주식 거래 사이트에서 확인해 보시면 현재 형성돼 있는 □□EV 거래 기준가는 4만원대입니다. 매수한 종목을 바로 판매하셔도 60%가 넘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종목입니다."

투자자: "아…, 네."

내레이션: 이 때 투자자가 장외주식 가격을 확인하려 하면 사이트로 안내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함정입니다. 비상장주식 사기꾼들은 투자자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장외주식 시장의 거래 가격을 조작하곤 합니다. 장외주식 시장은 거래량이 적고, 직전 거래 가격을 거래 기준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악용하는 겁니다. 사기꾼들은 자전 거래를 통해 비상장주식의 가격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려놓습니다.

상담원: "회원님 방금 '그럼 네가 하면 되지 왜 나한테 안내하느냐?'고 생각하셨죠. 그 이유를 말씀드릴게요.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려면 소액주주 비율 25%를 맞춰야 하는 조건이 있어요. 상장 요건의 핵심 사안이라 상장 전 이 비율을 맞추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저희가 연락드렸던 분들만 선별해서 전화를 드리고 있어요."

내레이션: 이 말은 사실일까요. 비상장주식 투자로 정말 돈을 벌 수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절대 아니다'고 말합니다.

한상준 변호사(법무법인 대건): "무조건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설명할 때는 이익을 이만큼 볼 수 있다. 그런 식으로 과장을 해서 팔거든요. 전화로 연락이 오든 카카오톡으로 연락이 오든 어떤 방식으로든 그런 정보를 통해서 나에게 수익을 주는 구조는 사실 없다고 보면 돼요."

■ 마지막 유혹: 물량 떠넘기기

내레이션: 마지막 남은 단계는 투자자에게 비상장주식을 떠넘기는 겁니다.

투자자: "얼마나 살 수 있나요?"

상담원: "제가 장외주식 가격이 4만원대라고 말씀드렸죠. 그런데 저희한테서 주식을 사신 투자자 중에 바로 장외주식에 내다 파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런데 저희의 목적은 25%의 소액주주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어서 시세차익을 노리는 분을 줄이기 위해 판매 물량을 최대 2000주로 제한하고 있어요. 그 이상은 매입이 불가능합니다."

투자자: "그런데 돈만 받고 주식을 안 주는 것 아닌가요?"

상담원: "물론이죠. 제가 보내드린 자료를 보시거나 검색하시면 바로 확인하실 수 있어요. 그리고 저희가 주식을 먼저 회원님 주식계좌로 입고시켜 드릴 거예요. 확인 먼저 하시고 저희한테 입금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안전하게 거래하실 수 있어요."

투자자: "투자금은 어디로 보내드리면 되나요?"

상담원: "아까 보내드린 사업자등록증의 대표 명의 계좌로 입금하시면 됩니다. 입금 계좌는 지금 문자로 보내드렸어요. 통장주 보시면 대표 이름과 같은 거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 관리하기

내레이션: 투자자에게 비상장주식을 팔아치웠다면 남은 건 사기 행각을 들키지 않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사기꾼들은 문의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라고 얘기합니다.

투자자: "상장에 실패하는 건 아니겠죠?"

상담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소액주주 비중을 맞추는 건 상장 준비 마지막에 하는 작업이에요. 그리고 □□EV 관련 문서 보내드리면서 제 명함도 함께 보내드렸어요. 궁금한 게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해주세요. 혹시라도 변동사항이 발생하면 제가 먼저 연락드릴게요."

기업공개(IPO)를 빌미로 투자자의 돈을 갈취하는 비상장주식 사기가 성행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내레이션: 비상장주식 사기꾼들은 스스로 기업의 상장 준비 과정에 변화가 생기면 연락하겠다는 말도 서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새빨간 거짓말이죠. 처음 한두번은 투자자의 문의에 충실하게 답하지만 차츰 연락이 닿는 게 어려워지고, 시간이 더 흐르면 문자나 메시지로만 답을 합니다. 그러다 비상장주식을 모두 팔아치우면 연락을 끊고 잠적합니다.

내레이션: 이처럼 비상장주식 사기꾼들은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상황에 맞는 대본까지 만들어 사기를 칩니다. 비상장주식 사기꾼에게 당한 투자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유혹될 수밖에 없었다'며 한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A씨 비상장주식 사기 피해자: "고시원에 있다가 도저히 안 돼서, 언니네 집이 경기도라서 거기에 좀 있다가 이래서는 내가 미치겠다 싶어서 다시 내려왔어요. 우울증이 많이 심했거든요. 지금도 정신과 약 먹고 있어요."

B씨 비상장주식 사기 피해자: "상상을 안 했어요. 정말 상상을 못했어요. 내가 그렇게 아프다고 호소를 하고 그랬는데. 어떻게 젊은 사람들이 그렇게 속일 수가…"

내레이션: 그렇다면 비상장주식 사기에 걸려들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전문가의 의견은 다음편에서 들어봤습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 본 기사와 영상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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