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서울서 검거한 간첩을 경찰이 5·18과 연결…무관한 사건"

5·18진상조사위, 간첩 이창용·홍종수 사건 진상 규명

송선태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6.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5·18민주화운동 당시 서울에서 북한 간첩을 검거한 경찰이 이를 광주 시위를 선동하러 온 것으로 꾸민 것이 드러났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31일 제100차 전원위원회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위는 5·18 당시 검거된 간첩 이창용 사건과 1981년 검거된 간첩 손성모 사건이 5·18과 관련이 없다고 진상규명 결정했다.

이창용은 1980년 5·18을 앞두고 전남 보성으로 침투했다가 23일 서울역에서 주민신고로 검거됐다.

서울시 경찰국은 검거 다음 날인 5월24일 '광주 시위 선동 남파 간첩'으로 발표했다.

조사위는 이창용 행적 관련 현지 조사를 벌인 결과 검거 당시 독침 앰플로 자살 시도를 하고 혼절한 이창용의 조사가 어려워 경찰이 서둘러 '광주 시위 선동 남파 간첩'으로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이창용은 단선된 고정 간첩망 복구와 지하당 구축 임무를 띄고 남파된 간첩이라고 덧붙였다.

간첩 손성모는 1980년 5월4일 전남 해남으로 침투해 전국 사찰을 전전하다 1981년 2월15일 경북 문경 혜국사에서 검거됐다.

손씨가 5·18 당시 무등산 증심사에서 북한특수군을 지휘했다는 탈북민 작가의 글이 논란이 된 바 있다.

조사위는 손씨가 5·18 기간 동안 무등산 증심사가 아닌 전북 남원 서진암에 머물렀고, 전국 사찰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다 체포된 것으로, 5·18과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다.

조사위는 "해당 간첩 사건들은 마치 5·18민주화운동이 북한의 선동으로 일어난 사건인 것처럼 국민에게 인식시키는 하나의 사례였다"며 "조사 결과 5·18과는 무관한 간첩사건으로 진상규명 결정했다"고 밝혔다.

zorba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