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M] "오늘부터 아이 데려오지 마세요"‥갑자기 문 닫는 어린이집에 '발동동'

백승우 100@mbc.co.kr 2023. 10. 3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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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만큼 소중한 게 없죠.

그런데 최근 여러 가지 이유로 갑자기 문을 닫는 어린이집들이 생기면서 부모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민간에서 운영하는 곳 들인데 백승우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7살 아들을 집 근처 어린이집에 보내던 한부일 씨.

지난달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어린이집에서 문자 한 통이 날아왔습니다.

갑자기 사정이 생겼으니, 아이를 데려오지 말라는 거였습니다.

[한부일/어린이집 학부모 (서울 문래동)] "어린이집 앞에 막 법원에도 사람들이 와 있고 큰 차가 와 있고, 안에 사람들이 들어가서 집기를 다 빼고 있다는 거예요."

어린이집이 임대료를 내지 않아 결국 문을 닫게 된 겁니다.

관할 구청에서 급히 다른 어린이집을 소개해줬지만 거리와 등원 차량 조건 등이 맞지 않았습니다.

운영하는 식당에 한동안 아이를 데리고 다니며 일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부일/어린이집 학부모] "차량이 운영이 안 된대요. 제가 일을 하다 말고 가게 문을 닫고 (어린이집에서) 이제 태권도 학원으로 제가 라이딩(차량 등원)을 해줘야 되는 상황이라서 그러면 매우 곤란하죠."

=====

26개월 아이를 키우는 윤 모 씨는, 1년 사이 어린이집을 두 번이나 옮기게 됐습니다.

지난 2월에 이어 내년 2월에도 다니는 어린이집이 문을 닫기 때문입니다.

일대에 재개발이 예정돼 있어 임대 계약이 연장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윤 모 씨/어린이집 학부모 (서울 양평동)] "(구청에서) '거기 다니시다가 다른 데로 또 옮기시면 되죠' 이렇게 얘기를 너무나 쉽게 하는 게 그런 얘기 들으면서 너무 속상했고요."

어린이집 원장도 답답하긴 마찬가지.

새로운 입지를 알아보려고 해도 조건이 까다로워 여의치 않습니다.

[최정미/어린이집 원장] "지금도 저희가 (새로) 알아본 자리가 놀이터에서 100m 이내여야 되고, 교통사고 위험이 있어서 왕복 2차선 도로 이내여야 되고…"

최근 5년 새 서울에서 폐원한 전체 어린이집은 2천 300여 곳인데, 민간 또는 가정 어린이집 2천200여 곳이 대부분입니다.

문을 닫는 것도 쉬워 2달 전에만 당국과 부모에게 미리 알리면 됩니다.

지난 5월 서울시의회에는 시장이 폐원 위기의 어린이집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가 마련됐지만, 강제성이 없고 구체적인 방안까진 담기지 않아 이처럼 재계약 만료 등의 이유로 폐원할 때는 사실상 도와줄 방법이 없습니다.

현재 민간 어린이집의 보육 비율은 60%를 넘었습니다.

심화 되는 저출산 여파로 경영난에 따른 폐원마저 늘어 고스란히 학부모들의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 허원철·이원석 / 영상편집 : 권나연·문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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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허원철·이원석 / 영상편집 : 권나연·문명배

백승우 기자(100@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38949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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