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재명과 악수하며 “오랜만입니다”… 李는 미소만

곽은산 2023. 10. 3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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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31일 국회에서 열린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에 앞서 5부요인 및 여야 지도부와 사전환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정부 출범부터 대립해 온 뒤 사실상 처음 소통하는 자리에서 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이날 환담을 위해 국회 접견실에 들어서며 먼저 와 있던 이 대표에게 "오셨어요? 오랜만입니다"라고 인사하며 악수했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 뒤 여야 원내대표 및 국회 상임위원장단과 간담회를 하고 오찬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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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 앞서 여야 지도부와 환담
원내대표·상임위원장단과 간담회
김 의장 “대화의 정치 신호탄 되길”
與 “여야 한배 탄 동주공제 관계로”
野 “尹, 법안 거부권 행사 반복 유감”

윤석열 대통령은 31일 국회에서 열린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에 앞서 5부요인 및 여야 지도부와 사전환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정부 출범부터 대립해 온 뒤 사실상 처음 소통하는 자리에서 인사를 나눴다.

민주당은 국회를 찾은 윤 대통령에게 국회 통과 법안 거부권 반복에 대한 유감을 표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동주공제(同舟共濟)’ 관계로 나아가자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 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에 앞서 열린 국회의장, 여야 지도부, 5부요인 사전 환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이날 환담을 위해 국회 접견실에 들어서며 먼저 와 있던 이 대표에게 “오셨어요? 오랜만입니다”라고 인사하며 악수했다. 이 대표는 이에 미소를 짓고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간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정부 기념식 등에서 짧게 마주친 것이 전부였다. 민주당은 지난해 야권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감사 등에 반발해 시정연설을 보이콧했고,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환담도 이뤄지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환담 모두발언에서 “어려운 민생을 저희가 해결하고, 또 여러 가지 신속하게 조치해 드려야 될 것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국회의 많은 협조를 부탁드린다”며 “저희들도 민생의 어려움에 대해서 계속 현장을 파고들고 경청하면서, 국회에도 저희들이 잘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은 “올해 예산 심사와 관련해서는 야당은 물론 여당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민생을 최우선으로 삼아 내년 예산을 편성한 정부에 대해 여당이 쓴소리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민생 앞에 여야가 없다. 민생이 어려운 만큼 예산안은 법정기한 내에 처리돼야 한다”며 “낭비성 예산, 퍼주기 예산은 과감히 정리하고 약자 복지를 두텁게 하고, 서민경제를 위한 예산을 강화하자”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민생 현장이 너무 어려우니 정부 부처는 이런 점에 좀 더 신경 쓰며 정책을 집행해 달라”고 말했다.
5부요인·여야 지도부와 한자리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2024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의장실에서 5부요인을 비롯해 여야 지도부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 윤 대통령, 김진표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 뒤 여야 원내대표 및 국회 상임위원장단과 간담회를 하고 오찬을 함께했다.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상임위원장단 간 회동 논의가 무산된 지 5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부의 국정운영, 또는 국회의 의견 이런 것에 대해서 좀 많은 말씀을 잘 경청하고 가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오늘 간담회가 우리 국민에게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시작됐다’는 사실을 알리는 뜻깊은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국회에서 통과된 관련 법들에 단독 처리와 거부권 행사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것에 대해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가 “재정건전성과 관련해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게 야당과 상당수 국민의 생각”이라고 언급하자 윤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에서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 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사랑재에서 열린 상임위원장 오찬에 참석, 김진표 국회의장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야당의 협치 요구에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깊이 인정하고 실천하겠다”며 “여야가 지금까지는 오월동주의 관계였다면 이제는 같은 배를 타고 가는 동주공제의 관계를 이루기를 바란다”고 했다.

곽은산·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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