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후기 동종의 대표작 ‘부안 내소사 동종’ 국보 지정 예고
고려 후기에 제작된 가장 큰 종인 ‘부안 내소사 동종(銅鍾)’이 보물로 지정된 지 61년 만에 국보로 승격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종을 만든 내력이 적힌 주종기(鑄鍾記)를 통해 도인 허백과 종익의 주관 아래 장인 한중서가 700근(420㎏)의 무게로 1222년(정우10) 제작한 사실을 명확히 알 수 있다고 밝혔다. 한중서는 13세기 전반부터 중엽까지 활동한 장인으로, 민간 기술자인 사장(私匠)에서 시작해 숙련된 기술력과 예술성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아 관청 소속의 관장(官匠)이 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그는 38년간 고령사 청동북(1213년), 복천사 청동북(1238년), 신룡사명 소종(1238년), 옥천사 청동북(1252년) 등 여러 작품을 남겼다.
이 동종은 본래 청림사에 봉안됐다가 1850년(철종 1) 내소사로 옮겨졌다는 내용을 적은 이안기(移安記)도 동종 몸체에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동종은 공중을 비행하는 듯 연출된 역동적인 용뉴와 종의 어깨 부분을 올림 연꽃 문양으로 입체적으로 장식하고 몸체에 천인상(天人像) 대신 삼존상을 부조로 배치한 점, 섬세한 꽃잎으로 표현된 4개의 당좌(撞座: 종을 치는 나무 막대가 닿는 부분), 균형 잡힌 비례와 아름다운 곡률을 가진 몸체 등 뛰어난 장식성과 조형성을 지녀 고려 후기 동종의 본보기로 꼽힌다는 게 문화재청 설명이다.
문화재청 김은영 연구관은 “부안 내소사 동종은 양식과 의장, 주조 등에서 한국범종사와 제작 기술·기법을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라며 “또 주종기와 이안기 등을 통해 봉안처, 발원자, 제작 장인 등 모든 내력을 정확히 알 수 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뛰어나 국보로 지정해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경주 금령총 출토 금제 허리띠는 신라시대 고분인 금령총을 일제강점기인 1924년 조선총독부박물관이 발굴했을 때 출토된 것이다. 금제 허리띠는 당시 목관 안에서 미성년으로 추론하는 매장자 허리에 착용된 상태로 발견됐다. 원래 가죽이나 천과 결합된 허리띠였으나, 오랜 시간을 거치며 금제 장식만 남아 있는 상태다.
고려시대 청자인 음각앵무문 정병(靑磁 陰刻鸚鵡文 淨甁)은 볼록한 배 모양의 몸체 옆에 물을 담는 주구(注口)가 있으며 몸체 위로는 물을 따르는 첨대(尖臺)가 있다. 보수된 부분 없을 뿐만 아니라 유색, 유면 등 상태가 좋으며, 현존하는 다른 정병들과 비교해 볼 때 첨대가 짧지만 양감이 풍만하다는 차이점이 주목되므로, 향후 고려청자 정병 변천을 연구하는 데도 중요한 학술적 자료로 평가받는다.
조선시대 문집인 복재선생집(復齋先生集)은 조선 개국공신인 복재(復齋) 정총(鄭摠, 1358~1397)의 유고 시문집이다. 황보량(皇甫良)이 지은 발문(跋文)에 의하면 1446년(세종 28) 그의 둘째 아들 정효충(鄭孝忠)이 수집·편차(編次)하고 손자인 정옥경(鄭沃卿)이 편집해 강원도 관찰사 이선제(李先齊)와 도사(都事) 정호연(鄭浩然)에게 간행을 부탁해 수양양도호부사(守襄陽都護府使) 황보량의 감독으로 목판을 완성했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예고한 문집은 당시 조성한 목판으로 인쇄해 펴낸 초간본이다. 이 책은 2권 1책으로, 상권에는 172수(首)의 시(詩)를 수록했으며, 하권에는 45편의 글을 담고 있다. 왕명을 받아 정도전(1342~1398) 등과 함께 수찬한 ‘고려사(高麗史)’의 서(序), 정몽주(1337~1392)의 공로를 치하하는 ‘교문하찬성사정몽주서(敎門下贊成事鄭夢周書)’와 같은 교서(敎書) 등이 실려 있다.
복장에서 발견된 조성 발원문을 통해 광해군의 정비(正妃)인 ‘광해군 부인 유씨(장열왕비, 1576∼1623)’가 발원해 왕실의 비빈(妃嬪)이 출가하던 자수사·인수사에 봉안하기 위해 제작한 11존의 불상 중 하나임을 알 수 있다. 복장에서는 ‘병자생왕비유씨명의(丙子生王妃柳氏命衣)’라는 묵서가 적힌 유씨 개인의 저고리도 함께 발견됐다. 이는 왕비의 개인적인 발원으로 이 불상이 제작된 점과 17세기 조선 왕실 복식이 완전한 형태로 발견됐다는 점에서 한국 복식사 연구에도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부안=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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