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건전재정·민생 강조한 尹... "지출조정 재원을 약자 보호에 투입"
전 정부 비판 빠지고 민생 언급 늘어
R&D 예산 삭감에 대한 배경 설명도
"지속가능성장 위한 3대 개혁" 강조
31일 윤석열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의 핵심 키워드는 건전재정과 민생 안정이었다. 23조 원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한 예산안에 대해 "모든 재정사업을 제로 베이스에서 검토했다"며 "물가와 민생 안정을 모든 정책의 최우선에 두고 총력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27분간 진행된 시정연설에서 윤 대통령이 경제(23회), 개혁(14회), 재정(13회), 민생(9회) 등을 자주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제(13회), 재정(12회), 약자(7회) 순이었던 지난해 시정연설과 비교하면 건전재정 기조 강조를 유지하는 동시에 고물가로 인한 어려움 등을 감안해 민생 안정 관련 언급이 크게 늘었다.
"건전재정, 미래세대에 빚 넘겨주지 않기 위한 것"
윤 대통령은 건전재정과 관련해 "단순히 지출을 줄이는 것이 아니고 혈세를 적재적소에 쓰는 것"이라며 "대내적으로는 물가 안정에, 대외적으로는 국가신인도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할 뿐 아니라 미래세대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넘겨주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산 항목의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는 지출, 불요불급하거나 부정 지출이 확인된 부분을 꼼꼼하게 찾아내 지출 조정을 했다"며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은 국방, 법치, 교육, 보건 등 국가 본질 기능 강화와 약자 보호,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더 투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서민, 취약계층 및 약자 보호와 관련선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했다. △생계급여 지급액(4인 가구 기준) 162만 원에서 183만4,000원으로 인상 △자립준비 청년에게 지급하는 수당은 매월 10만 원씩 25% 인상 △기초와 차상위 모든 가구 청년에 대학 등록금 전액 지원 △12만 명의 소상공인 대상 저리 융자 제공 및 연간 최대 500만 원까지 냉난방기 구입 비용 지원 등을 약속했다.
"R&D 예산, 원천 기술 키우는 데 써야"
지난해 시정연설에서 '정치적 목적이 앞선 방만한 재정 운용'이라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한 것과 달리, 올해는 전 정부를 비판하는 표현이 빠졌다. 원고 검토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전 정부를 겨냥한 표현들을 뺐다는 후문이다.
대신 현 정부 재정 기조 설명에 집중했다.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논란에 대해선 "민간과 시장에서 투자하기 어려운 기초 원천 기술과 차세대 기술 역량을 키우는 데 써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첨단 AI 디지털, 바이오, 양자, 우주, 차세대 원자력 등에 대한 지원 확대는 물론 '글로벌 공동 연구' 지원 계획을 강조했다. R&D 예산 구조조정 과정에서 제기되는 고용불안 등 우려에는 "꼼꼼하게 챙기고 보완책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에 대해선 △1조5,000억 원 생계급여 추가 지급 △한부모 가족 소득 기준 완화로 3만2,000명 추가양육비 지원 △다문화 자녀 6만 명 연간 최대 60만 원 교육활동비 지급 △저소득층 대학생 67만 명 장학금 평균 8% 인상 등에 배정했다고 설명했다.
'고물가' 수차례 언급… "지속가능 성장 위한 3대 개혁 지원을"
윤 대통령은 수차례 고금리, 고물가로 인한 민생 어려움을 언급하며 "예산안이 차질 없이 집행돼 민생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국회의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특히 △기초수급자 생계급여 인상분과 대학생·청년 국가장학금 인상분 집행 △국가 재정 인프라 예산 집행 △국가재정법, 보조금관리법, 산업은행법, 우주항공청법 등 법안 관련 협조를 당부했다.
3대(연금·노동·교육) 개혁에 대한 의지도 재확인했다. "저출산이라는 터널에서 빠져나오려면 미래세대에게 희망을 주고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능케 하는 경제 사회 전반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며 국회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하면서다. 이어 "정부는 대한민국 미래와 미래세대를 위한 3대 개혁에도 힘을 쏟아왔으며 특히 연금개혁을 위한 준비를 착실하게 진행했다"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민생 안정, 경기 회복이 이뤄지더라도 지속가능성이 있으려면 3대 개혁이 수반되고 결실을 맺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최근 개혁 추진 동력이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 속에 이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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