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죽지 않게] 밀폐공간 사고 막으려면…“감시인·감독 필수”
[KBS 창원] [앵커]
숨 쉴 공기조차 희박한 밀폐공간에서 제대로 된 마스크 하나 없이 작업하다가 나오지 못한 노동자, 올해 경남에서만 4명입니다.
KBS는 밀폐공간 작업에서 환기 절차가 노동자의 생명을 지키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실험을 통해 확인해봤습니다.
일하다 죽지 않게,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보이지 않는 살인자'로 불리는 밀폐공간 작업.
한 해 평균 36명의 노동자가 숨지거나 다칩니다.
도로 밑 30㎥ 밀폐공간에 유독가스가 들어 찬 상황을 가정한 환기 실험입니다.
1분당 38㎥의 환기 용량을 가진 환풍기로 공기를 불어 넣어 봤습니다.
1분 정도 지나자 유독가스 대부분이 밖으로 빠져나옵니다.
적정 환기량은 밀폐공간 크기의 10배.
실험 공간 기준 10분 정도 환기한 뒤에 작업자를 들여보내야 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백승수/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교육원 교수 : "환기는 일반적으로 급기, 배기 모두 가능하나 급기가 효율이 좋기 때문에 환기는 급기를 권고드립니다."]
환기 이후에는 산소 농도가 18% 이상인지 측정하고, 외부 공기가 공급되는 송기 마스크 착용이 필수입니다.
외부 감시인 1명을 두고, 작업 중 환기 절차도 필요합니다.
밀폐공간에 쓰러진 작업자를 구하러 들어갈 때는 이처럼 공기 호흡기를 착용해야 추가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질식 사고 대부분은 50명 미만 소규모 업체와, 하청업체에 집중되는 상황, 발주처와 원청의 위험정보 제공과 작업 허가서 발급이 중요합니다.
[김종길/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교육원 실장 : "하청업체 근로자들에게서 (사고가) 발생하고 있거든요. 작업허가서 발급과 그 절차와 내용의 철저한 이행을 당부드립니다."]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 장비 보유 현황을 미리 확인한 뒤, 계약을 제한하는 방안도 필요합니다.
[하현철/창원대 스마트그린 공학부 겸임교수 : "장비를 갖추지 못하면 발주를 못 하게, 입찰을 못 하게 하는 것도 필요하고, 또 반드시 측정했던 데이터를 매일 제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반복되는 밀폐공간 사망사고.
경상남도는 시군 밀폐공간 작업 담당자 등 천 여 명을 대상으로 안전 순회 교육에 나설 계획입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조원준/그래픽:박수홍
박기원 기자 (pr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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