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간다]관람료 사라지니 사찰 방문 15% 껑충

이솔 2023. 10. 31. 19:53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통행세 논란이 일었던 국립공원 사찰의 입장료가 없어진지 반 년이 지났습니다. 

방문객이 15% 가까이 늘었는데, 불법 주차, 쓰레기도 함께 늘었다고 합니다. 

다시간다 이솔 기자입니다. 

[기자]
충청북도 속리산 국립공원 입구.

매표소 앞에서 등산객들이 승강이를 벌입니다.

4천 원인 문화재 관람료 때문입니다.

[등산객]
"말이 4천 원이지. 우리 40명인데, (40명 곱하기 4천 원이면) 16만 원. 그냥 가."

[등산객]
"장사잖아요. 부처님 가지고 장사하는 거지."

국립공원 안에 있는 사찰을 방문하지 않아도 등산객들은 '통행세'처럼 관람료를 내야 했습니다.

수년째 논쟁이 이어지자, 지난 5월 조계종 측은 전국 65개 사찰에 대한 문화재 관람료를 폐지했습니다.

관람료 폐지 반년, 다시 찾아가봤습니다.

'무료입장'이라고 적힌 국립공원 출입구. 

가을 산행에 나선 등산객 행렬이 쉼 없이 이어집니다.

다 같이 구호를 외치며 사진을 찍거나,

[현장음]
"(준비하시고 쏘세요!) 화이팅!"

곱게 물든 단풍을 휴대전화에 담기도 합니다.

[김태혁 / 등산객]
"속리산의 단풍이 너무 좋다고. 저 친구가 이쪽 속리산 쪽으로 오자고 그래서 서울에서 왔어요."

관람료를 받던 매표소의 간판은 '불교문화유산 안내소'로 바뀌었고, 무인 입장권 판매기는 폐쇄됐습니다.

[김준규 / 등산객]
"이 좋은 문화자산을, 자연경관을 많은 사람과 같이 공유하고 그래야 많이 이용할 거 아닙니까? (관람료는) 진작 없었어야 합니다."

매표소를 지키던 사찰 관리인들도 속 시원하다고 말합니다.

[사찰 입구 관리인]
"옛날에는 많이 싸웠죠. 나이 제한을 갖고서 따지고 '가야 되겠다. 왜 받냐.' 막 이래서 구타도 많이 당했어요. 지금은 없죠."

우리나라에 하나뿐인 목탑 팔상전과 국보 쌍사자 석등이 있는 법주사.

무료 공개 이후 방문객들로 종일 붐빕니다.

[윤용범 / 법주사 방문객]
"아무래도 무료가 되니까 금전적인 부담도 적고 또 올 수 있는 기회가 한 번 더 생기는 것 같아요."

실제로 문화재 관람료가 없어진 지난 5월부터 10월 사이 속리산 국립공원 방문객은 관람료를 받던 지난해와 비교해 15% 가까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방문객이 늘면서 생기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국립공원 주차장 입구입니다.

주차장은 이미 꽉 찼는데 제 뒤로 주차를 하려는 차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결국, 4차선 도로 양쪽은 불법 주차 차량이 점령했습니다.

통제를 안 하니, 술과 음식을 숨겨 들어가는 사람들도 늘었습니다.

[사찰 입구 관리인]
"옛날에 들어갈 때는 저기서 다 카운트를 했잖아요. 지금은 못 보거든. 유모차에 막 감추고 옷 속에다 이렇게 하고 그러면 어떻게 해. 다 볼 수가 없죠. 통제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이날 국립공원 안에 버려진 맥주캔과 소주병만 한 가득입니다.

[국립공원 미화원]
"돗자리 펴놓고 다 싸 들고 와서 막 먹고 고스톱 치고. 템플 스테이, 그 마당에서도 막 그냥 난리지. 돈 내고 들어갈 때는 이 정도 심하게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사찰은 사찰대로 문화재 훼손이 걱정입니다.

[○○국립공원 사찰 스님]
"관리하는 데 인력이 더 필요한 상황이죠. 스님들이나 대중들이 눈에 보이는 대로 계속 치우고는 있는데 그래도 아무래도 늘죠."

국립공원 입구를 막던 문화재 관람료 빗장이 풀렸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습니다.

다시간다 이솔입니다.

PD : 홍주형
AD : 김승규
작가 : 김예솔

이솔 기자 2sol@ichannela.com

Copyright © 채널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