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3개월 만에 금융완화 정책 수정···장기금리 1% 초과 용인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EPA연합뉴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3개월 만에 장기금리 상승을 추가 허용하는 방향으로 금융정책을 수정했다.

31일 일본은행은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의 변동폭 상한 목표를 기존 0.5%에서 1%로 올리되, 시장 동향에 따라 1%를 어느 정도 초과해도 용인하기로 했다. 이는 3개월 만에 금융정책을 재수정한 것이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 7월 말 10년물 국채 금리의 상한선 0.5%를 그대로 두되,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10년물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금리 수준을 1%로 올린 바 있다. 이번에는 사실상 상한선이었던 1%를 일부 초과해도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유연성을 높여두는 것이 적당하다”면서 “장기금리를 1% 이하로 강하게 억제할 경우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기금리가 1%를 큰 폭으로 웃돌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간 일본은행은 10년물 국채 금리에 대해서는 약간의 변동을 허용하되, 상한선을 초과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적극적으로 국채를 매입해 금리 상승을 억제해 왔다. 다만 이번에는 개입 수준을 명시하지 않고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지난 7월 이후 장기금리는 꾸준히 상승했다. 이날 금융시장에선 한때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013년 5월 이후 최고치인 0.955%까지 오르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이날 결정이 국채의 대량 매수를 피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일본은행은 단기금리는 -0.1%로 계속 동결하기로 했다. 일본은 경기 부양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 정책 등 금융완화를 추진해 왔다. 우에다 총재는 “끈질기게 대규모 금융완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금융정책결정회의 뒤 공표한 ‘경제·물가정세 전망’에서 2023∼2025회계연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대폭 올렸다. 올해 전망치는 기존 2.5%에서 2.8%로 0.3%포인트 올렸고, 내년 전망치는 종전 1.9%에서 2.8%로, 2025년도는 1.6%에서 1.7%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