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기 의장 "시의회에 예산·조직권 주는 독립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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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를 위한 국회법이 있듯이 전국 243개 지방의회를 규율하는 법령이 필요합니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난 3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발의된 '지방의회법'이 21대 국회 임기 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방의회가 집행기관을 제대로 감시하려면 의회에 예산권과 조직권을 위임하는 독립된 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 의장이 최근 신경 쓰는 부분은 지자체 예산과 지방교육청 예산 간에 서로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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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된 의정활동 어려워
市 적자인데 돈 남는 교육청 지원
칸막이 없애고 재정 공유해야
“국회를 위한 국회법이 있듯이 전국 243개 지방의회를 규율하는 법령이 필요합니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난 3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발의된 ‘지방의회법’이 21대 국회 임기 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방의회가 집행기관을 제대로 감시하려면 의회에 예산권과 조직권을 위임하는 독립된 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의회법으로 시의회 위상 높여야
김 의장은 서울시의회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국민의힘 소속 4선 의원이다. 작년 7월부터 의회를 이끌고 있다. 올해 9월까지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으로 부임한 김 의장은 “지방의회 자체 위상을 높여야 지방자치제도가 온당하게 운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의회·구의회·군의회와 같은 지방의회는 국회(중앙정치)에 비하면 주목을 덜 받는다. 시의원, 구의원이 국회의원들의 손발 노릇을 할 때가 적지 않지만 같은 지역에 뿌리를 두기 때문에 국회의원이 지방의원을 견제하려는 경우도 많다. 김 의장은 “의원 두 명당 정책지원관(보좌인력) 한 명을 배치한 것도 지방의원의 성장을 막으려는 견제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결과 서울시의회 보좌진은 1인당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살피고 심의해야 하는 반면 국회의원 보좌진은 1인당 3000억원 이하 예산만 살펴보면 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지자체 재정을 충분히 감시할 역량을 갖추기 어렵다는 얘기다.
지방재정-교육재정 마이너스 통장 필요
서울시의회는 1일부터 연말까지 내년도 서울시 및 서울교육청 예산심의를 앞두고 있다. 김 의장은 “세수 감소로 내년 예산은 조 단위로 줄어들 것이 확실하다”며 “지금까지 쓴 예산을 처음부터 재검토할 때”라고 했다. 그는 “약자 복지, 저출생 고령화 대응, 도시 인프라와 안전 등에는 투자를 제때 할 수 있도록 하겠으나 목적이나 효과가 불분명한 예산은 시의회에서 분명히 반대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장이 최근 신경 쓰는 부분은 지자체 예산과 지방교육청 예산 간에 서로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는 문제다. 서로 모자란 돈을 꿔다 쓸 수 있게 해 외부 차입 필요성을 줄이는 ‘재정 스와프’다.
서울시는 2006년 제정된 ‘시 교육경비 보조에 관한 조례’에 따라 보통세의 0.6% 이내 금액을 교육청 보조금으로 전출해야 한다. 내국세의 20.79%가 교육청 예산으로 자동 반영되기 때문에, 서울교육청은 지난해까지 약 3조6000억원대의 기금을 쌓았다. 같은 기간 서울시의 부채는 12조원대로 불었는데도 교육청에 또다시 4조원 가까운 예산을 보내야 한다. 김 의장은 “세수가 부족한 서울시가 지방채를 발행해 돈이 넘치는 교육청 예산을 보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재정 칸막이를 허물어야 이런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장은 최근 정치권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김포 등의 서울 편입 가능성에 대해 “아직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현실화하려면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서울 영역을 확대하는 것도 문제 해결 방안 중 하나일 수는 있지만 서울 내 재개발과 재건축을 더 활성화해 장거리 이동을 하지 않고도 적절하게 살 곳을 많이 공급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고 했다.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은 이달 정례회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임시회에서 논의하지 못했는데, 의회가 너무 안일하다”며 “교육 현장이 위중하고 교사-학부모-학생 간 유기적인 관계가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더불어민주당 측과 잘 이야기해서 반드시 폐지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최해련/이상은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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