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데이지호 침몰 6년…원인 규명도, 책임질 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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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남대서양 해역에서 선박 침몰 사고로 22명(한국 선원 8명, 필리핀 선원 14명)이 실종된 스텔라데이지호의 마지막 해양안전심판이 열렸다.
이에 선사 측은 "조사관이 주장하는 행위로 선박의 강도가 나빠졌다고 볼 합리적 근거가 없다"며 "중앙해양심판원에서도 특별조사 보고서를 발간했지만, 여기서도 침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항이 열거됐을 뿐 사고 원인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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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 가족 이해관계인 인정받아
- 이례적으로 심판 참석해 눈길
- 조사관 “노후화로 직무상 과실”
- 선사 “사고와의 인과관계 없다”
- 내달 5일 최종 심판 결과 촉각
2017년 남대서양 해역에서 선박 침몰 사고로 22명(한국 선원 8명, 필리핀 선원 14명)이 실종된 스텔라데이지호의 마지막 해양안전심판이 열렸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침몰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고 선사에 책임을 요구한 반면, 선사 측은 침몰과 선박 노후화의 인과 관계가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31일 부산지방해양수산청 내 부산지방해양심판원에서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사건의 네 번째 해양안전심판이 열렸다. 해양안전심판은 지난해 8월 처음 열렸으며, 이번이 마지막이다. 심판에는 스텔라데이지호 선사인 폴라리스쉬핑과 한국선급, 미수습자 가족이 이해관계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조사관들은 “이 사건은 화물을 실은 철광석 운반선이 대양을 항해하던 중 평형수 탱크 등이 침수돼 급속히 침몰로 이어진 것이다”며 “약 24년간 운행된 선박의 피로가 누적돼 선체 강도가 약해진 상태에서 상당 기간 부실한 유지보수와 부적절한 관리 운영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침몰의 일부 원인을 선사 측이 제공했다며 직무상 과실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선사 측은 “조사관이 주장하는 행위로 선박의 강도가 나빠졌다고 볼 합리적 근거가 없다”며 “중앙해양심판원에서도 특별조사 보고서를 발간했지만, 여기서도 침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항이 열거됐을 뿐 사고 원인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국선급 측 역시 “조사관이 지적한 드레인밸브 검사 소홀 문제는 당시 선급에서 승인한 도면에 밸브가 없었다”며 “선급 검사는 모든 파트를 정밀검사하는 게 아닌 샘플링해서 눈으로 현상 검사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미수습자 가족 측은 선사와 한국선급의 책임을 지적했다. 변론인 박훈 변호사는 “왜 선박의 피로누적이 관리 및 개선되지 않았는가에 대한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며 “배가 두 동강 나 침몰했다면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심판원은 그간의 변론을 종합해 다음 달 5일 오후 2시 심판 결과인 재결을 고시할 예정이다.
앞서 이날 심판이 열리기 전 스텔라데이지호대책위원회는 부산해수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확한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대책위 허영주 공동대표는 “이번 심판은 침몰 참사 피해자들을 이해관계인으로 인정해 피해자 가족이 이례적으로 참여하는 해양안전심판이다”며 “하지만 사고 발생 6년 7개월이 지나도록 침몰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 미수습자 유해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심판원의 공정한 심판을 부탁한다”고 발언했다.
한편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사건은 2017년 3월 31일 남대서양 해역에서 철광석 26만t을 싣고 운항 중이던 선박이 침몰해 22명이 실종된 사건으로 지난해 3월 검찰이 폴라리스쉬핑 대표이사를 비롯해 7명을 업무상과실선박매몰죄로 기소했다. 당시 주요 사고 원인으로 선박 노후화가 지적됐다. 스텔라데이지호는 사고 당시 선령 25년 차로, 유조선에서 개조된 선박이다.
※해양안전심판
해양과 하천·댐 등에서 발생한 사건 중 선박과 관련한 사고에 관해 심판하는 제도로, 원인 규명에 따라 관련자의 면허 취소 등의 징계를 내릴 수 있다. 해양안전심판원은 해양사고를 심판하는 합의체 행정기관으로 준사법적 절차를 따른다. 지방 해양심판원의 재결에 불복하면 중앙해양심판원에 제2심을 청구할 수 있으며, 제3심은 고등법원, 제4심은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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