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잘 안 보이고, 안 들려도 뇌가 문제?

윤성철 2023. 10. 31. 19:2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3 항노화바이오헬스산업체험박람회’ 특강- 김영준 교수(신경외과, 삼성창원병원)

내 머릿속 침입자, 뇌종양은 찾아내기 어려운 병 중의 하나다. 증상이 워낙 다양해서다. 게다가 뇌에 생긴 종양이다 보니 생긴 위치에 따라 증상도 다 다르다.

흔히 걱정하듯 뇌종양이라고 모두 다 암(癌)인 것도 아니다. 수모세포종이나 신경교종, 신경계 임파종 같은 심각한 악성(惡性)도 물론 있지만, 수막종이나 뇌하수체 종양같이 크게 심각하지 않은 양성(良性)종양도 있다. 이들은 수술로 완치될 가능성도 있다.

뇌에 바로 생긴 원발성(原發性)이냐, 폐암 등 다른 암이 옮겨온 전이성(轉移性)이냐에 따라서도 크게 다르다. "뇌종양의 종류만 100가지가 넘는다"는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그래서 증상을 보고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상책. 증상으로 가장 흔한 게 두통이다. 잠을 자다 머리가 아파 깨는 경우도 잦다. 특히 새벽에 심했다, 낮엔 괜찮아지기를 반복하는 게 주요 특징의 하나다.

뇌전증, 즉 몸을 떠는 경련이나 발작도 중요하다. 전체 뇌종양 환자의 30~50%가 뇌전증을 경험한다. 치료 후에도 나타난다.

그래도 이런 증상들은 그래도 낫다. 뇌종양과 직접 연결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서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어떻게 보면 더 문제다

다른 병원에서 이런저런 치료를 받다 뒤늦게 뇌종양 전문의를 찾아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뇌에 생긴 원인 때문인데, 다른 질환으로 오인해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케이스.

예를 들어 시력이 갑자기 나빠지는 경우가 그렇다. 걷다가 옆 사람과 자주 부딪힌다, 운전할 때 늘 보던 후사경(룸미러)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등. 안경을 써봐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갑자기 잘 안 들리는 경우도 있다.

기억력이 자꾸 떨어지고, 없던 정신장애가 새로 생긴 경우도 그렇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여러 치료를 해보다 나아지지 않으면 그때야 뇌종양을 의심해본다.

다리 힘이 갑자기 떨어지며 바닥에 앉았다 일어날 때 어지럽고 바로 일어나기 힘든 일도 있다. 무릎이나 엉덩이 문제라 생각해 정형외과에서 시간을 보낸다.

뇌종양 대표증상의 하나인 구역질, 구토, 소화불량 등도 가까운 내과에서 여러 검사를 하며 시간을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나이가 들면, 뇌종양 증상들을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는 건 그런 때문이다.

삼성창원병원 김영준 교수(신경외과)는 "환자가 처음부터 '제가 뇌종양 환자입니다'라 하면서 진료실에 들어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뇌종양을 잘 치료하기 위해선 의사들 진단도 중요하지만, 환자 자신의 판단도 필요하다" 했다. 조기 진단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뇌종양 전문의들은 다양한 검사로 이를 찾아낸다. 기본적으로 MRI(자기공명영상)를 찍고, 여기에 뇌파검사, 방사성 동위원소 검사도 필요에 따라 추가한다.

김 교수는 "최근엔 MRI 기술도 워낙 발전을 많이 해서 뇌종양에 특화한 특수 MRI 검사도 나왔다"면서 "뇌종양 성장 속도나 악성도(惡性度)를 계산해낼 수 있게 돕는다"고 했다.

그러면 아주 작은 뇌종양이라도 조기에 수술해 예후를 좋게 할 수 있다. 다행히 양성종양이라면 완치의 길도 없진 않다.

조기 진단, 조기 치료가 중요한 갈림길... 치료법, 수술법도 다양해져

치료법도 다양하다. 대부분 수술을 할 거라고 지레짐작하지만, 실은 방사선 치료, 항암 화학요법, 보존적 치료도 많이 한다. 뇌종양이 생긴 위치, 그리고 악성도에 따라 수술과 비(非)수술적 치료법을 병행하는 때도 흔하다.

정밀 진단 결과, 완치가 가능한 경우라면 두개골을 연 뒤 뇌막을 개방해 뇌에 생긴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게 가장 좋긴 하다.

하지만 뇌는 사람 몸에서 가장 중요하고 또 민감한 장기. 특히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 예를 들어 뇌 깊숙이, 또는 뇌의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에 종양이 생겼다면 숙달된 신경외과 전문의라도 참 곤란하다.

그래도 수술을 해야 할 경우가 있다. 사람을 살려야 할 때다. 그때도 뇌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게 실력이다. 최근 새로운 수술법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뇌 손상 위험도 조금씩 줄여가고 있다.

김 교수는 "뇌종양 위치와 절제 범위를 정확히 안내해주는 네비게이션 수술, 머리를 열지 않고 코에 내시경을 넣어 종양을 절제하는 내시경 수술, 신경교종같이 맨눈으로 구분이 어려운 뇌종양을 정상 뇌 조직과 쉽게 구분할 수 있게 돕는 형광유도 수술까지 수술의 정확성과 안정성이 계속 높아지는 추세"라 했다.

뇌종양 명의 김영준, 3일 CECO에서 증상부터 치료법까지 특강

김영준 교수는 이에 2~4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23 항노화바이오헬스산업체험박람회'에서 뇌종양의 다양한 증상부터 최신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그의 특강은 3일(금) 오후 4시부터다.

국립암센터 뇌척수종양 클리닉에서 전문의를 딴 그는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에서 뇌종양 등 뇌 질환 수술에 탁월한 전문성을 보여왔다. 그동안 집도한 뇌종양 수술만 1000례가 넘는다. 2013년, 암 치료로 유명한 미국 텍사스대 MD앤더슨 암센터에서 교환교수로 식견도 넓혔다. 뇌종양에 관한 한 부울경을 대표하는 명의다.

햔편, 이번 '닥터콘서트'엔 그의 특강을 비롯해 3~4일 이틀간 베스트 닥터들이 여럿 나온다. 평소 궁금했던 핵심 질환들에 대해 보고, 듣고, 또 물어볼 수 있는 특별코너다. 또 2일 오후엔 난임 문제 극복을 위한 특강도 있다.

윤성철 기자 (syoon@kormedi.com)

Copyright © 코메디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