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떠나는데…분리 조치도 없어 ‘노인학대’ 반복 우려
[KBS 대전] [앵커]
충청남도가 위탁 운영하는 도립요양원에서 성폭력 사건이 방치된 데 이어 노인학대까지 벌어졌다는 소식 전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가해자로 지목된 요양보호사들이 학대 판정 뒤에도 업무에서 배제되지 않다 보니, 오히려 피해자들이 요양원을 떠나고 있습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노인을 휠체어에 태워 침상에 묶어두거나 팔에 멍이 들 정도로 몸을 결박했습니다.
나체 상태로 목욕탕을 오가게도 했습니다.
노인보호전문기관 조사 결과 최소 1달 넘게 종사자에 의한 성적, 신체적 학대가 벌어진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노인 학대 혐의를 받는 요양보호사는 모두 15명, 그런데 학대 판정 뒤 보름이 되어가도록 관리·감독 기관인 보령시와 충청남도는 이들을 업무에서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적용 가능한 면직 처분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대체인력을 구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학대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리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는 동안 입소 노인 78명 가운데 10명 넘게 요양원을 떠났습니다.
[피해 노인 가족/음성변조 : "시에서 조치를 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 그런 걸 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노인학대가 하루하루 늘어난다는 생각에 그곳에 계시게 할 수가 없었어요."]
충청남도로부터 요양원을 위탁받아 운영 중인 법인에 업무정지나 지정 취소 처분을 내린다 해도 계약이 올해 말 끝나는지라 행정처분의 실효성이 없게 돼버렸습니다.
더욱이 내년부터 요양원을 운영할 새로운 위탁 법인을 공모 중인데, 학대 가해자인 요양보호사들은 고용 승계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김선태/충남도의원 : "수탁자가 일을 잘하고 있는지 점검했어야 했는데 잘 안 됐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바로 조치를 내렸어야 했는데…. 직무유기라고 볼 수밖에 없고요."]
보령시와 충청남도는 뒤늦게 노인 학대가 반복되지 않도록 현장 점검과 종사자 교육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백상현 기자 (b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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