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식한 게 알지도 못하면서"…동료 모욕한 하동군의원 '감형'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군의회 회의 도중 동료 의원에게 모욕적 발언을 한 경남 하동군의원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창원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형훈)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하동군의회 A의원의 항소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A의원은 2019년 12월 하동군의회 특별위원회 회의실에서 2020년도 하동군 예산안 심의 도중 동료 의원인 B의원에게 "무식한 게 알지도 못하면서", "저런 게 어떻게 군의원 됐는지 모르겠다" 등 모욕적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회의장에는 다른 의원과 공무원 등 10여명이 있었다.

A의원은 재판 과정에서 "무례하고 저속한 표현일 수는 있지만, 모욕적인 말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예산과 관련해 다른 의견을 표명한 B의원에게 경멸적 표현을 했다. 인격적 가치에 대한 평가를 저하할 위험이 있는 모욕 행위"라며 혐의를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B의원이 상당한 모욕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여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면서도 "A의원이 형사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과 모욕 정도가 그리 중하지는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