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발 경기회복 청신호] 반도체 경기 반등세 뚜렷… 삼성·SK, 재고 줄고 판매단가 상승

전혜인 2023. 10. 31.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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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적자 급감… SK, D램 흑자
내년 HBM 공급 2.5배로 늘려
삼성, 3분기 반도체 10.2조 투자
내년 '갤 S24'에 생성 AI 탑재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도 3분기에 반도체 적자를 큰 폭으로 줄였다. 메모리(D램·낸드플래시) 가격이 반등을 시작하면서 반도체가 다시 국가 주력 수출품목으로 위상을 회복하려는 기세다. 2018년 '슈퍼사이클' 당시 전체의 20.9%를 차지했던 반도체의 수출 비중은 지난 9월 기준으로 18.2%로 떨어졌으나,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재계는 물론 정부도 반도체 경기 회복이 본격적인 수출 반등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으로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이 매출액 16조4400억원, 영업손실 3조75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의 경우 전 분기보다 12% 늘었고, 영업적자는 6100억원이 줄어들었다.

DS부문의 영업손실은 지난 1분기(4조5800억원)를 저점으로 2분기(4조3600억원)부터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이번 분기에는 적자 폭을 더 줄였다.

이에 앞서 SK하이닉스는 3분기에 1조79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 분기보다 적자폭을 1조901억원이나 줄였다. D램 사업에서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의 전체 매출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기 기준 67%다.

삼성전자 역시 메모리 시황이 확실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긍정적인 시그널을 전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3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한자릿수 중반 비율로 뛰었고, 낸드플래시 역시 한자릿수 초반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차세대 D램(DDR5)의 경우 올 4분기에 전 분기보다 3~8%, 범용(DDR4)은 0~5% 사이의 가격 상승이 각각 있을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최근 들어 낸드플래시 역시 비슷한 추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메모리 업황 저점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면서 부품 재고를 확보하기 위한 고객사 문의가 다소 접수됐다"며 "생산 하향 조정을 지속하는 중이며, 재고 수준은 D램과 낸드 모두 5월 피크 아웃(정점)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의 이 같은 회복세는 정부 통계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반도체 생산은 전월 대비 12.9% 늘어 8월(13.5%)에 이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경쟁사인 마이크론보다 앞서 있는 HBM(고대역폭메모리) 등을 앞세워 반도체 사업의 흑자 전환 시점을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현재 HBM3와 HBM3E 신제품 사업을 확대 중이며, 이미 주요 고객사와 내년 공급 물량에 대한 협의를 완료한 상황"이라며 "내년 HBM 생산 능력을 올해보다 2.5배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HBM3는 3분기에 이미 8단과 12단의 양산 공급을 시작했으며, 다음 세대인 HBM3E도 24GB 샘플 공급을 시작해 내년 상반기 내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내년에 생성형 AI를 탑재한 S24 스마트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박명수 SK하이닉스 부사장 역시 최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HBM3뿐 아니라 HBM3E까지 내년도 생산능력이 현시점에 이미 솔드아웃(품절)됐다"며 "상당수의 고객 및 잠재 고객들과 주요 공급자로서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마찬가지로 내년 HBM 생산량을 올해의 2배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메모리로,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D램 사업에서 흑자 전환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에 공급한 HBM의 판매 호조를 꼽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현재 HBM 시장 점유율이 각각 46~49% 수준이며, D램 3강의 나머지 축은 마이크론이 10% 안팎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 3분기 전체 매출액이 67조4047억원, 영업이익은 2조433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2%, 영업이익은 77.6% 각각 줄었으나,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2.3%, 영업이익은 264% 늘었다.

스마트폰과 가전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이 3조7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반등을 주도했고, 삼성디스플레이(SDC)도 1조9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선전했다. 전장 사업 자회사인 하만은 고객사 수주 증가 등으로 3분기 매출 3조8000억원, 영업이익 4500억원을 기록,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만 DS부문에서만 10조2000억원, 디스플레이에서 7000억원 수준의 시설투자를 집행했으며, 연간으로는 약 53조7000억원의 시설투자를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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