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이선균·지드래곤 마약 처방 의사 고발 방침 철회 “다른 제보 들어와”

배우 이선균(왼쪽)·가수 지드래곤. 뉴시스·뉴스1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배우 이선균(48),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35) 등과 함께 마약 관련 혐의로 입건된 의사 회원을 검찰에 고발하겠다던 계획을 돌연 철회했다. 다만 향후 고발 가능성은 열어뒀다.

31일 의협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연예인 등 마약 투약 의혹 사건과 관련 기존 보도 내용과 일부 다른 사실이 제보됐다”면서 “추가 사실 확인 등을 위해 오늘 고발은 취소한다”고 밝혔다.

앞서 의협은 이날 오후 2시30분 대검찰청에 해당 의사 A씨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최근 이선균, 지드래곤 등 마약 투약 의혹 사건에서 이들에게 마약을 공급한 혐의로 의사 A씨를 입건했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범죄수사계가 서울 강남의 이른바 ‘상위 1% 멤버십(회원제) 룸살롱’에서 마약이 유통된다는 첩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A씨의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협 관계자는 “회원들을 통해 수소문하고 있지만, 아직 A씨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보도된 내용과 달리 A씨가 마약 유통책이 아니라는 제보를 받은 후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고발 등의 조치를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감사원에 따르면 스스로 마약류를 처방한 의사는 지난 5년간 3만7000여명, 처방 건수는 11만80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44명은 1년에 50번 넘게 마약류를 스스로 처방했고, 12명은 100번 넘게 처방했다. 

약사 출신인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0일 의사 등 마약류 취급 의료업자가 자신과 가족에게 마약이나 향정신성의약품 등의 처방·투약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런 규정을 어길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벌칙 규정도 담겼다. 

그러나 의협은 일부 회원의 일탈로 의사의 마약류 처방 권한을 제한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며 반대하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최근 연달아 불거진 의료용 마약류 문제에 엄중 대처가 필요하다고 보지만 일부 의사들의 문제를 확대해석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의사 본인과 가족의 치료받을 권리를 부당하게 박탈하고 의사의 진료 및 처방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