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술 한잔하면 여야 따로 없다더라…저녁 모시겠다"

국회 시정연설 뒤 17개 상임위원장단과 간담회
"아직 기억력 좀 있어…의견 잊지 않고 국정 반영"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 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회 상임위원장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0.3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31일 국회 상임위원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속적인 소통 의지를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17개 상임위원장과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김진표 국회의장을 비롯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참석했다.

국회 측은 대통령이 국회에서 상임위원장들과 간담회를 한 것은 역대 처음이라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오후 서면 브리핑으로 전했다.

상임위원장들은 대통령에게 소관 분야 현안에 관해 설명하고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간담회에서는 내년도 연구개발(R＆D)에 관한 질문이 나왔으며, 윤 대통령은 R＆D 예산 지출 조정 이유와 향후 확대 방침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도 "국가 재정 연구개발(R＆D)의 지출 조정 과정에서 제기되는 고용불안 등 우려에는 정부가 세심하고 꼼꼼히 챙기고 보완책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제기된 미국 내 한국인 전문직 비자 쿼터 확보 문제에 관해서도 "미 상하원 지도부를 포함해 미 의원을 만날 때마다 문제를 제기했고, 관련 법안 통과를 요청하고 있다"고 답했다.

간담회를 끝내면서 윤 대통령은 "위원장님들의 소중한 말씀을 참모들이 다 메모했을 뿐 아니라 저도 아직은 기억력이 좀 있기 때문에 하나도 잊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머릿속에 담아 뒀다가 국정운영과 향후 정부 정책을 입안해 나가는 데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잘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오늘 이 자리가 국회의장으로 일하면서 가장 보람 있는 장면으로 기억될 것 같다"며 만남을 정례화하자고 제안했다.

한 상임위원장이 "술 한잔하면서 대화하니 여야가 따로 없더라"고 언급한 것을 인용한 윤 대통령은 "저녁을 모시겠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간담회 참석자들과 사랑재로 이동해 오찬을 함께했다.

오찬에서 홍 원내대표는 '의사소통 만사형통 운수대통'이라고 건배사를 했고, 윤 원내대표는 소통과 화합이 제일이라는 의미에서 '소화제'라고 건배를 제의했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