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대상 범죄 기억되길"…'옥수역 귀신', 정용기 감독의 외침 [종합]

정한별 2023. 10. 3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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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역 귀신'은 단순히 무섭기만 한 영화가 아니다.

'옥수역 귀신'은 옥수역에서 의문의 죽음이 연이어 일어나자 특종을 감지한 기자 나영이 취재를 시작하고 진실에 다가갈수록 공포와 맞닥뜨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정 감독은 "'옥수역 귀신'의 표현이 제한적이었다. 아기 귀신이 등장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기 귀신이 등장한 덕에 공포 영화 마니아가 아닌 사람도 즐길 수 있는 수위의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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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진행된 '옥수역 귀신' GV
정용기 감독, 작품 비하인드 스토리 방출
'옥수역 귀신'은 옥수역에서 의문의 죽음이 연이어 일어나자 특종을 감지한 기자 나영이 취재를 시작하고 진실에 다가갈수록 공포와 맞닥뜨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옥수역 귀신' 스틸컷

'옥수역 귀신'은 단순히 무섭기만 한 영화가 아니다. 그 안에는 정용기 감독의 메시지와 고민이 녹아 있다. 정 감독은 작품에 등장하는 숫자에도 의미를 담았다.

31일 서울 중구 명동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ART 1관에서는 '제12회 서울충무로영화제'의 '옥수역 귀신' GV가 진행됐다. 유수경 기자가 진행을 맡은 가운데 정용기 감독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옥수역 귀신'은 옥수역에서 의문의 죽음이 연이어 일어나자 특종을 감지한 기자 나영이 취재를 시작하고 진실에 다가갈수록 공포와 맞닥뜨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호랑 작가가 2011년 선보였던 단편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옥수역 귀신'의 비하인드 스토리

정 감독은 '옥수역 귀신' GV를 통해 작품과 관련된 숨은 이야기를 방출했다. 작품 속에는 0816 등의 숫자들이 등장한다. 정 감독은 '옥수역 귀신'에 나오는 숫자들과 관련해 "아동 관련 범죄 날짜들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숫자들이) 잊히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숫자들을 의미 있게 구현했다"고 밝혔다.

'옥수역 귀신'은 원작 웹툰의 호랑 작가가 직접 등장했다는 점에서 더욱 시선을 모았다. 정 감독은 "배우를 추천받았는데 임팩트가 없더라. 그럴 바에는 '애초에 원작을 그린 그분이 하면 어떨까' 싶었다. 얼굴도 준수하게 생기지 않았나. 특별히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호랑 작가의 활약은 웹툰 팬들에게도 색다른 추억을 선물했다. 정 감독은 "오프닝 장면은 콘티를 똑같이 찍었다. 웹툰 보시고 (영화를) 보는 분들이 많지 않나. 웹툰을 먼저 보여주고 이야기를 풀어보자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작품 빛낸 김보라·신소율

'제12회 서울충무로영화제'의 '옥수역 귀신' GV가 진행됐다. '옥수역 귀신' 스틸컷

김보라는 나영 역으로, 신소율은 옥수역을 배회하는 의문의 여자 태희 역으로 활약을 펼쳤다. 정 감독은 김보라와 신소율의 눈에 반했다고 밝혔다. "장르 영화에 어울리는 눈이라고 생각했다"는 게 정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공포 영화는 대사가 많지 않다. 눈이 모든 걸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김보라씨 신소율씨가 그런 부분을 갖고 있어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 감독은 김보라 신소율을 향한 애정을 아낌없이 내비쳤다. 그는 "저예산 영화이지만 시나리오를 쓰면서 두 배우는 미리 픽스했다. 미리 출연을 부탁드려서 원하는 배우와 작업했다"고 말했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정 감독은 "'옥수역 귀신'의 표현이 제한적이었다. 아기 귀신이 등장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귀신의 연령대를 10대 초중반으로 설정하고 싶다는 생각 또한 했단다. 정 감독은 "아기 귀신은 할 수 있는 게 없다.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지 않나. 공포 영화인데 덜 무섭다는 평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기 귀신이 등장한 덕에 공포 영화 마니아가 아닌 사람도 즐길 수 있는 수위의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다.


정용기 감독의 경험담

으스스한 이야기 또한 이어졌다. 그간 많은 공포 영화의 제작진, 출연자들이 촬영장에서 귀신을 목격했다는 경험담을 들려주곤 했다. 정 감독은 '옥수역 귀신' 때는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인형사' 때는 (으스스한 경험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베란다 문을 닫고 샤워를 하러 들어갔는데 나오니까 TV가 켜져 있었다. 베란다 창문은 열려 있었다. 너무 무서워서 조감독을 불렀다. 그날 밤 같이 잤다. 남양주 촬영소에서 귀신을 많이 봤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정 감독은 관객들과의 소통을 통해 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고 감정을 나눴다. 그는 GV를 마치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정 감독은 "낮 시간에 와주실까 생각했다. 그런데 자리를 많이 채워주시고 과분하게 칭찬도 해주시니 '이 맛에 GV를 하는 거구나' 싶었다"는 말로 관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해 훈훈함을 전했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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