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회계제도 반영 보험사, 순익 반토막 났다

임성원 2023. 10. 3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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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이 3분기부터 금융당국의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실적에 반영하면서 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반토막'이 났다.

보험사들의 3분기 실적 급감은 금융당국이 제시한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본격적으로 반영한 영향이 컸다.

앞서 금융당국은 상반기에 역대급 실적을 낸 보험사들이 새 회계 제도를 활용해 '실적 부풀리기' 한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주요 계리적 가정 값을 보수적으로 잡도록 한 공통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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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비중 높은 곳 영향 커
삼성·현대·DB손보도 악화 예상
[사진=연합뉴스]

보험사들이 3분기부터 금융당국의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실적에 반영하면서 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반토막'이 났다. 올해 새 회계제도(IFRS17)를 도입하면서 상반기에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일었다. 이번에는 '진짜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달에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주요 보험사들도 대부분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보험사들이 전분기 대비 부진한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리딩금융을 앞다투는 KB·신한금융 산하 주요 보험사 3분기 순이익을 보면 KB손해보험은 1551억원으로 지난 2분기(2714억원) 대비, 42.9% 줄었다. 같은 기간 신한라이프도 전분기보다 34.8% 줄어든 115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다른 보험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KB라이프생명은 3분기 순이익이 604억원에 그쳐 전분기 대비 38.9% 줄었다. 하나생명도 74.4% 줄어든 39억원을 기록했다. 신한EZ손해보험과 하나손해보험의 경우 3분기 각각 39억원, 18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농협금융 보험사인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도 각각 57억원, 462억원의 순손실을 봤다.

보험사들의 3분기 실적 급감은 금융당국이 제시한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본격적으로 반영한 영향이 컸다. 바뀐 제도 기준을 적용하면서 일회성 비용이 크게 늘었다. 앞서 금융당국은 상반기에 역대급 실적을 낸 보험사들이 새 회계 제도를 활용해 '실적 부풀리기' 한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주요 계리적 가정 값을 보수적으로 잡도록 한 공통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에는 △보험계약마진(CSM) 수익 인식 기준 △실손의료보험 계리적 가정 산출 △무·저해지보험 해약률 등의 기준을 담아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해당 지표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산출했다고 한 점을 손봤다.

이에 실손보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손보사들은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생보사들은 해당 가이드라인 적용보다 상대적으로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투자손익이 크게 떨어진 영향이 더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대형 생보사들은 올 1분기와 비교해 2분기 들어 높아진 시중 금리에 투자손익이 크게 나빠지면서 실적이 악화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대형 보험사도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는 13일, 삼성생명과 현대해상은 14일에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3분기 순익 시장전망치(컨센서스)는 전분기보다 15.1% 감소한 5119억원이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도 같은 기간 각각 10.1%, 26.3%씩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최근 발표한 SK증권 보고서를 보면 삼성화재의 3분기 순이익은 421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0.3%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과 DB손보도 각각 11.9% , 37.3% 순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전진법으로 산출하면서 이익이 많이 줄어들었다"면서도 "오랜 기간 새 회계제도를 준비한 만큼 보수적인 값에 맞춰 준비한 시나리오도 있을 것으로 보여, 연간 기준으로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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