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환각현상 70% 줄이고 비용 30% 낮춰···'B2B 시장' 정조준
경량형~초대규모 4종 라인업 공개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기업에 개방
환각현상 줄인 '신뢰 패키지' 적용
글로벌 제조 등 5대영역 사업 확대
"2026년 매출 1000억 달성 목표"
KT(030200)가 자체 개발한 초거대 인공지능(AI) ‘믿음(Mi:dm)’을 공개했다. 국내 최초로 1조 토큰(데이터에서 의미를 가지는 최소한의 덩어리) 이상 데이터를 학습한 대규모언어모델(LLM) ‘믿음’은 AI의 최대 맹점으로 꼽히는 ‘환각 현상(할루시네이션)’을 기존 대비 70% 줄인 가운데 연산 관련 비용은 30% 이상 낮춰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 특징이다. KT는 특히 믿음을 경량 모델부터 초대형 모델까지 기업 맞춤형으로 제공해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비영어권 국가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서고 제조·금융·공공·교육 등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넓혀나가 3년 내 관련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KT는 31일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온라인 기자 설명회를 열고 초거대 AI 믿음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최준기 KT AI·빅데이터사업본부장은 “믿음의 사업 전략은 B2B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라며 “기업 고객들이 초거대 AI를 대중화하는 시대를 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T는 믿음을 베이직·스탠다드·프리미엄·엑스퍼트 등 총 4가지 종류로 선보였다. AI 성능을 보여주는 지표인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기준으로 70억 개부터 2000억 개까지 4종으로 나눠 출시했다. 이 중 70억 파라미터 규모의 베이직 모델은 한국어 LLM 평가 리더보드인 ‘오픈코(Open Ko) LLM’에서 최상위에 올라서는 성과를 보였다.
KT는 믿음의 기반 모델인 파운데이션 모델을 완전 개방했다. 기업 규모와 사용 목적에 맞게 맞춤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에 전용 포털인 ‘KT 믿음 스튜디오’를 통해 기업 고객이 자사 여건에 맞게 미세 조정(파인튜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인프라 등을 일종의 패키지 형식으로 제공하는 ‘AI 풀스택’으로 비용 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최 본부장은 “사용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경쟁사와 비교할 때 약 20~30% 절감된 가격으로 제공하려고 한다”며 “토큰 단위의 과금 형식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이 있어 다른 과금 체계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KT는 ‘신뢰 패키지’가 믿음에 적용됐다는 점을 큰 장점으로 꼽고 있다. 신뢰 패키지는 AI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환각 현상을 줄이기 위해 KT가 자체 개발한 기술로 △다큐먼트 AI △서치 AI △팩트가드 AI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다큐먼트 AI’는 도식화되고 복잡한 문서를 정확히 이해하도록 돕는 시스템이며 ‘서치 AI’는 목표 도메인과 문서에 최적화된 정보를 찾는 기술이다. 원문에 근거한 응답만 생성하도록 강화 학습을 적용한 것은 ‘팩트가드 AI’로, 이를 통해 환각 현상은 일반 생성형AI 서비스 대비 최대 70% 줄일 수 있다는 것이 KT 측의 설명이다.
KT는 믿음을 통해 B2B 시장을 우선 공략해나간다는 전략이다. 글로벌·제조·금융·공공·교육 등 5대 영역에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게 KT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업스테이지·콴다·비아이매트릭스 등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과도 협력한다.
아울러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선다. KT는 앞서 태국의 자스민그룹과 믿음을 활용해 태국어 LLM을 구축하고 동남아 사업화를 협력하기로 한 바 있다. 최 본부장은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모델은 비영어권의 언어가 비교적 적게 들어가 있다”면서 “비영어권 국가들의 대형 AI를 해결하려면 그 국가의 언어를 많이 넣어서 학습을 시키는 것이 필요한데 그런 부분을 공략하는 차원에서 태국 기업과 협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 선보였던 AI컨택센터(AICC), 인터넷TV(IPTV) ‘지니TV’, ‘AI 통화비서’ 등도 믿음을 통해 고도화해나가고 내부 업무 프로세스와 고객 서비스에서도 개선을 시도한다. 이를 통해 2026년 초거대 AI의 매출 규모를 1000억 원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한편 이날 KT의 초거대 AI 공개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 간의 AI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초거대 AI를 미래 먹거리로 꼽고 관련 사업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SK텔레콤은 AI 투자 비중을 2028년까지 3배로 늘려 글로벌 AI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LG유플러스도 통신 서비스에 특화된 초거대 AI ‘익시젠’을 개발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송재호 KT 부사장은 “초거대 AI 시장은 세계적 빅테크부터 스타트업까지 참여하며 급격한 디지털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며 “KT는 차별화된 초거대 AI 모델을 개방하고 디지털 전환을 주도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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