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석달만에 또 금융정책 손질… 장기금리 1% 초과 허용

김경민 2023. 10. 3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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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BOJ)이 10월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3개월 만에 장기 금리 정책을 또 한번 수정했다.

이날 BOJ는 장기 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의 변동 폭 상한을 1%로 유지하되 시장 동향에 따라 일부 초과해도 용인하기로 했다.

앞서 BOJ는 지난 7월 말 회의에서 무제한 국채 매입을 위한 10년물 국채 금리 상한선 목표를 0.5%에서 1%로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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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러당 150엔' 킹달러 압박에
마이너스 금리 탈출 신호탄 읽혀
소비자물가 전망치도 대폭 상향
2023회계연도 2.5%→2.8%

【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은행(BOJ)이 10월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3개월 만에 장기 금리 정책을 또 한번 수정했다. 엔저(엔화 가치 하락)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1달러당 150엔을 돌파한 가운데 10년물 일본 국채금리의 상승을 허용, 미국과 금리 격차를 좁혀 엔저의 하방 압력을 최소화하기 조치로 풀이된다.

■끝나가는 무제한 돈풀기의 시간

이날 BOJ는 장기 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의 변동 폭 상한을 1%로 유지하되 시장 동향에 따라 일부 초과해도 용인하기로 했다.

BOJ는 단기 금리를 -0.1%로 동결하고,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를 추진해 왔다. 대규모 금융완화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사실상 마이너스(-) 수준까지 낮춰 시중 유동성을 확대하는 정책이다.

앞서 BOJ는 지난 7월 말 회의에서 무제한 국채 매입을 위한 10년물 국채 금리 상한선 목표를 0.5%에서 1%로 올린 바 있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가 1%를 넘어서지 않는 한 매입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미로, 사실상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하지만 최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상승하면서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BOJ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올라 압박을 받았다. 이날 금융시장에서는 장중 한때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013년 5월 이후 최고치인 0.955%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무제한 국채 매입 상한인 1%에 거의 도달한 것이다.

BOJ는 미일간 장기 금리 격차를 줄여 변동성이 커진 금융 시장을 진정시키고, 중장기적으로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에 대한 출구전략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BOJ는 단기 금리는 계속해서 -0.1%로 동결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BOJ는 "장기 금리 상한선을 엄격하게 유지하는 것은 강력한 효과가 있지만 상당한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며 "통화 정책 운영을 유연화해 시장 기능 저하를 막으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일본 양적완화 정책의 종료와 마이너스 단기 금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SMBC 닛코증권의 오쿠무라 아타루는 "채권 매입 지침을 변경하는 것이 장기 금리 수정 과정의 마지막 단계가 될 것"이라며 "시장의 초점은 마이너스 금리 탈출과 금리 인상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0년 제로물가 뒤흔든 슈퍼 엔저

아울러 BOJ는 경제·물가정세 전망에서 2023∼2025회계연도의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2023회계연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직전인 지난 7월 기존 전망치인 2.5%에서 2.8%로 0.3%p 올렸다. 2024회계연도는 1.9%에서 2.8%로, 2025회계연도는 1.6%에서 1.7%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2023∼2024회계연도 전망치는 일본 정부와 BOJ가 목표로 하는 2%의 물가 목표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한편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50엔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이 같은 엔저는 33년 만의 최저치로 지난해 9월 일본 정부가 시장에서 달러화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는 직접 시장 개입에 나섰을 때(1달러당 145.9엔)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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