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홀대냐 기득권 지키지냐…인요한의 '중진 차출론' 갈등 점화

이밝음 기자 2023. 10. 3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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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꺼내든 영남 중진 의원들의 수도권 출마론을 두고 당내 갈등이 점화하는 양상이다.

한 수도권 의원은 "기득권 지키기"라고 비판했지만, 영남 초선 의원은 "할 수 있는 말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중진 의원들의 수도권 출마 효과를 두고도 영남 의원들은 의문을 제기했다.

영남권 중진 의원은 "수도권 험지 출마를 계획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전에 미리 지역주민들과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적 여유를 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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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만 부추긴다" 비판 목소리도…울산 4선 김기현 대표는 침묵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3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55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10.3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꺼내든 영남 중진 의원들의 수도권 출마론을 두고 당내 갈등이 점화하는 양상이다. 영남에선 'TK 홀대론'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내며 반발한 반면, 수도권을 중심으로는 '기득권 지키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서다.

전날(30일)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에선 대구·경북(TK) 의원들이 인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대구 달서병 초선인 김용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TK를) 뒷전으로 이야기하는 건 마치 잡아놓은 고기 취급하는 격"이라고 반발했다.

영남권 의원들의 반발을 지켜보는 시선은 지역별로 달랐다. 한 수도권 의원은 "기득권 지키기"라고 비판했지만, 영남 초선 의원은 "할 수 있는 말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영남권 의원들의 반발 배경에는 총선 때마다 반복된 물갈이에 대한 반감도 있다. 실제로 총선 때마다 영남권은 물갈이 1순위로 꼽혀왔다.

영남권 3선 이상 의원은 16명이지만, 영남에서 보수정당으로 4선 이상을 한 경우는 5선 주호영(대구 수성갑)·서병수(부산진구갑) 의원과 4선의 김기현(울산 남구을) 대표가 전부다. 영남에선 공천받는 게 본선보다 어렵다고 하는 이유다.

한 영남권 초선 의원은 "대구 경북을 비롯해서 영남권은 역대로 용퇴도 많이 했다"며 "그 이면엔 당의 근간인 영남, 특히 TK를 홀대하느냐는 여론도 있다"고 말했다.

중진 의원들의 수도권 출마 효과를 두고도 영남 의원들은 의문을 제기했다. 선거에 임박해서 중진이라는 이유만으로 수도권에 출마시킬 경우 당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영남권 중진 의원은 "수도권 험지 출마를 계획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전에 미리 지역주민들과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적 여유를 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이슈를 꺼내는데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상범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공천은 굉장히 휘발성이 강하고 각각의 의원들이 굉장히 치명적으로 받아들이는 부분이기 때문에 변화가 아닌 분란의 소지가 있다"며 "좀 더 전략적이고 치밀한 멘트가 필요하지 않겠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한 TK 의원도 "혁신위라고 들어왔는데 꺼내는 말마다 설익은 것 같고 혼란만 부추긴다"고 비판했고, PK 의원도 "우리 당이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혁신위가 본질은 놔두고 곁다리만 두드리고 있다"고 했다. 혁신위가 당정관계 확립 등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공천부터 거론하는 것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한편 울산에서 내리 4선을 한 김기현 대표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 시정연설이 끝난 뒤 기자들이 수도권 출마에 대해 질문했지만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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