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진정성 담긴 민생 예산", 野 "희망 없는 맹탕 연설"

박세인 2023. 10. 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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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안 처리 협조를 요청한 윤석열 대통령의 31일 시정연설을 놓고 여야 반응은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민생경제'에 방점을 찍은 예산이라며 "진정성을 전달하고자 노력했다"고 후한 평가를 내렸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시정연설이 오로지 민생을 위한 소통과 협치의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윤 대통령은 당면한 복합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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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시정연설이 소통 협치의 장 돼야"
민주당 "국민 절박한 삶, 위기극복 희망 없어"
예산안 토론회선 R&D 예산 삭감 공방
野 "연구원 감축 가시화" 與 "특단 대책 마련"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4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마친 뒤 퇴장하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이를 지켜보고 있다. 고영권 기자

내년도 예산안 처리 협조를 요청한 윤석열 대통령의 31일 시정연설을 놓고 여야 반응은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민생경제’에 방점을 찍은 예산이라며 “진정성을 전달하고자 노력했다”고 후한 평가를 내렸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시정연설에 위기 극복의 희망은 없었다”며 ‘맹탕 연설’로 규정했다.


'서민 위한 예산'·'비전 없는 삭감' 상반된 평가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시정연설이 오로지 민생을 위한 소통과 협치의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윤 대통령은 당면한 복합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고 말했다. 내년 예산안에 대해서는 ‘나라살림 건전화를 위한 건전 예산, 약자에 대한 보호는 더욱 두텁게 하는 친서민 예산’이라고 강조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대통령도, 정부도, 여당도 야당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야당에 손을 내밀었다. 그는 “윤 대통령은 손을 외면하는 야당 국회의원을 향해서도 끝까지 다가가 진정성을 전달하고자 노력했고, 부족한 점은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며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며 “어려운 민생을 해결하기 위한 마음에는 여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민주당은 “실질적인 대안은 없었던 맹탕연설”이라며 박하게 평가했다.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면서 “국정실패에 대한 반성은커녕 국민의 절박한 삶과 위기 극복의 희망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두고 “공약 파기 수준의 묻지마 삭감”이라며 “아무런 비전도 보이지 않는 마구잡이 삭감으로 점철된 예산안에 대한민국의 미래, 국민의 내일은 없었다”고 날을 세웠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총론과 방향, 비전이 없는 F학점 시정연설"이라고 꼬집었다.


野 "R&D 예산 가감 없이 증액"... 與 "질적 성장 위해 구조조정"

이날 국회 예산정책처 주최 토론회에서도 양측은 공방을 벌였다. 'R&D 예산'이 쟁점이었다. 국회 예결위 야당 간사인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불요불급하고 과도하게 편성된 예산이 다수 존재하는 만큼 송곳 심사를 통해 바로잡고, 국민 중심의 예산 증액을 추진할 것”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감액 대상으로 △업무추진비 △특정업무경비 △특수활동비 △홍보예산을 꼽으며 대통령 순방 예산과 관변단체 보조금에 대해서도 총체적 점검을 예고했다.

강 의원은 R&D 예산 삭감을 두고 “적잖은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원, 대학원생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지역화폐 등 민생경제 활성화 예산, R&D 등 미래준비 예산은 가감 없이 증액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송언석 국민의힘 간사는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하는 것은 경제 여건이 어려울 때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지만,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싶어도 못 하게 하는 내부적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며 정부를 엄호했다.

송 의원은 R&D 예산에 대해 “R&D의 양적인 팽창이 문제가 아니라, 질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정부의 고민이 있었을 것”이라고 두둔했다. 그는 다만 “학생 연구원 등이 일자리를 잃을 우려가 있다는 의견에 당에서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인식해 정부에 보완을 요청하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배시진 인턴 기자 baesijin12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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