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비ㆍ나플라가 소환한 연예계 '병역법 위반史' [이슈&톡]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대한민국의 남자라면 가지게 되는 병역의 의무는 연예인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그러나 복무기간 대중들의 시선 밖에 있어야 한다는 불안감이 이유일까. 병역 기피 논란이 고질병처럼 반복되고 있다.
31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병역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라비와 나플라 등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이 진행됐다.
라비는 병역 브로커 구모씨와 공모, 가짜 뇌전증 환자 행세를 해 허위 진단서를 받고 병역 면제를 시도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지난 8월 열린 1심 선고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엠넷 '쇼미더머니777' 우승자로 라비가 설립한 힙합 레이블 그루블린 소속으로 활동했던 나플라는 지난 2021년 2월부터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며 구씨의 시나리오에 따라 우울증 등을 호소, 병역 면탈을 시도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나플라는 1심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라비는 1심 재판부의 판단을 받아들인 상태다. 반면 나플라는 즉시 항소장을 냈다. 검찰 역시 두 사람의 양형 모두가 부당하다는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 이날 항소 첫 공판에서 공인의 무게를 짚었다.
라비는 이날 최후 진술에서 "모두 각자 사정이 있고 지켜야 할 이유가 있는데, 나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선택을 하고 말았다. 기회를 주신다면 평생 내 과오를 잊지 않고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항소 기각을 바랐다.
라비와 나플라의 '병역법 비리' 항소심이 시작되며, 과거 같은 이유로 구설에 오른 연예인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가수 유승준을 비롯해 배우 장혁, 한재석 등이 병역 의무를 피하려다 세간의 입에 오르내린 바 있다.
유승준은 군입대를 앞두고 미국으로 떠나 병역의 의무를 기피하며 2002년 입국 금지까지 당했다. 번번이 한국에 입국을 시도하는 그에게 대중들은 너그러운 시선을 보내지 않고 있다. 대중들이 유승준에게 더 큰 배신감을 느끼는 이유는 유승준이 방송에 나와 "국민이라면 당연히 군대에 가야한다"라는 식의 발언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후 그의 병역기피로 인해 대다수 질병 분야에서 신검 등급이 약 한 등급 가까이 상향조정됐다. 4급 보충역이었어야 했을 사람이 3급 현역병으로 입대한다거나, 5급 이하 면제였을 사람이 4급 보충역으로서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기도 했다. 사실상 유승준이 잘못된 병영 문화 조성에 크게 기여한 셈이다.
여전히 한국 땅을 밟기 위한 소송을 진행 중인 유승준은 지난 8월 "한국에서 태어났고 한국을 사랑한다. 한국을 가고 싶은 건 당연한 것"이라며 "한국에 들어가는 이유가 없다, 그냥 한국이 그립다"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유승준이 한국행 재외동포비자를 달라며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2심 재판부는 유승준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외교당국은 대법원 판결을 받겠다며 상고한 상태다.
가수이자 프로듀서인 MC몽은 현역 판정을 받은 1998년부터 2006년까지 7회에 걸쳐 입영을 연기했다. 사유는 직업훈련과 공무원 응시였다. 그는 이 기간에 사유와는 무관한 시트콤과 예능 고정 출연, 콘서트 등으로 왕성히 활동했다. 이후에 고의로 치아를 발치한 혐의를 받으며 병역 비리가 불거졌다.
MC몽 측은 고의 발치에 대해 무죄판결을 주장했고, 입대와 공무원 시험 응시에 대한 부분만 유죄판결을 언급했다. 고의 발치에 대한 무죄는 공시시효가 만료돼 혐의를 적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21년 출연한 유튜브 영상에 출연해 "현재는 도저히 군대에 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어쩔 수 없는 꼬리표다"라며 "더 도덕적으로 살고, 평생 갚아 나가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대중들의 반감으로 인해 하루 만에 영상은 비공개로 전환되기도 했다.
가수 싸이는 군대를 두 번 갔다 온 인물로 더 유명해졌다. 싸이는 2003년 방위 산업체 대체복무요원으로 병역의무를 마쳤으나, 복무 기간 중 56차례나 공연을 하는 등 불성실 논란이 일자,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2007년 12월 재입소해 25개월간 군생활을 마무리했다.
싸이는 지난 2010년 SBS 예능프로그램 '밤이면 밤마다'에 출연해 2회의 군복무에 대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힘든 나날들과 즐거운 추억들이 공존하는 곳이다. 정확히 말하면 복무 대체 1번과 복무 1번이다. 훈련소를 2번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에도 군대에 큰 애정을 보이며 장병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15일엔 전남 여수 공연과 충남 콘서트 티켓을 인근 10개 군부대 장병에게 무료로 기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들 외에도 배우 송승헌, 장혁, 한재석 등은 소변 검사 조작하는 방법을 이용해 사구체신염 판정을 받는 방법으로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도 결국 병역비리 논란이 터지자 해당 사실을 인정고 사과했다.
세 사람은 공소시효 만료로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지만 연예 활동에 문제가 생기자 재신체검사를 받고 입대해 병역을 모두 마쳤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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