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시총 3조로 뒷걸음질…거래소는 불씨 살리려 안간힘

초기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서 야심차게 출범했던 코넥스시장의 시가총액이 다시금 3조원대로 내려앉았다.

한국거래소는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 펀드를 조성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정부는 지원 자금을 전액 삭감하는 등 엇박자를 내는 상황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코넥스시장의 시가총액은 3조9541억원이다. 지난 2월만 해도 4조원대를 회복했던 코넥스시장의 시총이 이달 들어 3조원대로 줄어든 채 부진을 이어오고 있다.

코넥스시장은 지난 2018년 시가총액이 7조원에 달하는 등 성장 가도를 달리는 듯 했으나 지난해부터 3조원대와 4조원대 사이를 오르내리면서 침체에 빠진 모습이다.

이날 코넥스시장의 총거래대금은 13억6600만원으로 같은 날 코스닥시장이 기록한 총 거래대금 5조7017억800만원에 비해 0.02%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4월 1일 코넥스 전체 거래대금이 212억원으로 집계되기도 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십억원대에도 간신히 머무는 모양새다.

코넥스 상장사가 성장해서 코스닥으로 옮겨가는 이전 상장 실적도 정체된 상태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은 6개 사로 오는 11월 2일에 이전상장을 하는 유투바이오를 포함하면 총 7개 사다.

지난해 이전 상장한 기업은 6개 사로 올해 들어 소폭 증가했다. 2018년 154개 사에 달했던 코넥스 상장사 수 역시 점차 줄어들어 올해는 31일 기준 129개 사로 집계됐다.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은 코넥스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것은 코스닥 시장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코넥스 시장의 중요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2017년 코스닥사장에서 성장성 특례와 이익 미실현(테슬라) 특례가 시행되자 코넥스 시장을 거치지 않고 코스닥 시장으로 직행하는 기업이 늘어났다.

또한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코넥스시장의 특성상 투자 정보가 부족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정부가 ‘코넥스시장 활성화 지원 사업 지원금’을 전액 삭감하면서 내년도부터 기업들의 코넥스 상장 비용 지원이 없어져 코넥스 시장 부진을 부추길 전망이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코넥스시장 활성화를 위해 올해 총 2000억원 규모의 ‘스케일업 펀드’를 조성할 방침이다.

지난 4월 1000억원 규모의 1차 코넥스 스케일업 펀드가 결성됐고, 같은 규모의 2차 펀드도 올해 안에 결성할 방침이다.

그외에도 한국거래소는 지난해부터 코넥스 상장사를 대상으로 이전 상장 컨설팅을 도입했으며 기본 예탁금 규제와 소액투자 전용 계좌 제도도 폐지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장 유동성을 확대하는 방안 등 금융당국들이 코넥스 활성화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코넥스 시장 지원금 삭감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