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두달 연속 늘고 수출도 증가세 … 경기반등 갈수록 뚜렷
반도체 생산 13% 증가 힘입어
광공업·제조업 생산 깜짝성장
길어지는 고물가·고금리 불구
10월 소비 회복흐름 이어가
경기선행지수도 플러스 전환
"가계부채·유가상승은 변수"
"7월에 트리플(생산·소비·투자) 감소로 나빴던 경기가 9월에는 전부 회복했기 때문에 3분기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경기 회복이 나타나고 있다."
이승한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을 놓고 이렇게 진단했다. 그는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탔던 수출이 10월에는 증가세로 전환하는 게 확실시된다며 '경기 반등'을 자신했다.
실제로 경기 개선 흐름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이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1.8% 증가하며 전체 산업 생산 증가를 이끌었다. 특히 자동차는 -7.5%로 전월 대비 생산이 크게 감소했지만 반도체 부문에서 12.9% 증가해 광공업·제조업 생산 증가에 큰 힘을 보탰다.
서비스업·공공행정·건설업을 비롯한 나머지 생산 부문도 9월에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생산 4대 부문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 건 2016년 3월 이후 90개월 만이다.
생산이 늘었지만 밖으로 물건을 내보내는 출하도 늘면서 재고는 줄었다. 9월 제조업 재고는 전월 대비 2.2% 감소했다. 전자제품, 석유정제 등에서 재고가 늘었지만 반도체, 기계장비 등에서 재고가 눈에 띄게 줄었다. 재고 감소는 6월(-6.1%) 이후 3개월 만이다.
반면 제조업 출하는 자동차에서 7.9% 줄었지만 반도체가 65.7% 증가하면서 전월 대비 6.7% 늘었다. 제조업 출하는 2020년 6월 8.9% 증가한 이후 39개월 만에 최고치다. 제조업 출하지수에 대한 재고지수 비율을 나타내는 재고율은 전월 대비 10.4%포인트 대폭 하락했다.
생산은 증가하는데 재고가 줄고 출하가 늘어난 이유는 내수보다는 수출 증가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9월 제조업 수출은 전월 대비 15.7% 증가했다. 기저효과가 있긴 하지만 1987년 9월(19.2%) 이후 36년 만에 최대 폭이다. 반도체 수출이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평가다.
수출 증가세는 미국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 경기가 침체 예상을 딛고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3분기 연 4.9%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기록했다. 2021년 4분기 이후 최고치다. 일본도 올해 2.0% 성장이 기대된다. 수출 증가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에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미국·일본·유럽연합(EU)의 경기선행지수는 올해 줄곧 상승 추세를 그리고 있다. 한국의 수출은 주요국 선행지수와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도 소폭이지만 반등했다. 소매판매는 통신기기·컴퓨터를 비롯한 내구재가 주춤했지만 음식료품·화장품 같은 비내구재 판매가 늘며 두 달 연속 마이너스에서 벗어나 0.2% 플러스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최근 지난 3분기 GDP 속보치를 발표하면서 민간소비가 2분기 -0.1%에서 3분기 0.3%로 반등했다고 밝혔는데 비슷한 맥락이다. 이 과장은 "물가와 금리가 소비 증가에 일부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9월에는 추석 특수가 있어 신용카드 매출이 크게 늘었는데, 10월 카드 매출은 7~8월과 비교해도 전반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소비가 완만한 회복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가 높고 가계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소비가 더 늘어나긴 쉽지 않다 "며 "중동 상황에 따른 고유가 가능성도 소비가 진작되기 어려운 요인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8월(8.9%) 이후 가장 높은 8.7% 증가율을 보였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와 항공기 수입이 늘어난 영향이다. 건설투자도 주택 건축은 줄었지만 토목공사가 20% 늘어 전체적으로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건설은 공공부문에서 경기를 떠받쳐 주는 것으로 보이나 수주·착공처럼 미래를 반영하는 요소에서는 상황이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현재 국내 경기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8월 -0.2포인트 대비 하락폭을 줄였다. 반면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8월 보합에서 9월 0.1포인트 상승으로 전환해 경기 바닥론, 경기 반등론에 힘을 실었다.
이날 한국은행은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통계를 발표하며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넉 달 연속 상승했다고 밝혔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 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로,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한 유가 변동으로 수입 가격이 오르면 교역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
[문지웅 기자 / 이윤식 기자 /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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