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하반기부터 메모리 공급 부족" 고성능 반도체 공세 나선 삼성전자

최승진 기자(sjchoi@mk.co.kr), 성승훈 기자(hun1103@mk.co.kr), 김대은 기자(dan@mk.co.kr) 2023. 10. 3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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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가격 인상
생성형 AI 시장 확대 발맞춰
HBM 공급 2.5배 이상 확대

◆ 살아나는 경기 ◆

삼성전자가 낸드 부문에서 과감하게 가격 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메모리반도체 시장 정상화를 앞당기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감산·가격 인상과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로 대표되는 고성능 반도체 비중을 늘려 수익성 확보와 시장 정상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부터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이 시작되고, 2025년에는 이 같은 공급 부족이 심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31일 진행된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HBM 시장에서 적극적인 공세를 벌일 것을 예고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부사장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HBM3와 HBM3E(5세대 HBM)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내년 HBM 공급 역량은 올해 대비 2.5배 이상 확보할 계획"이라며 "해당 물량에 대해 주요 고객사들과 내년 공급 협의를 완료했다"고 말했다. 그는 "HBM3 양산 제품은 내년 상반기 내 HBM 전체 판매 물량에서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본다"며 "HBM3E도 샘플 공급을 시작해 내년 상반기에 양산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빠른 시간 내에 재고를 정상화하기 위해 선별적 감산을 비롯해 필요한 조치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가격 정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낸드 부문에서는 올해 4분기 10~20% 인상된 가격에 거래처와 논의를 진행 중이다. 내년 1분기와 2분기에도 지속적인 가격 인상에 나설 예정이다. 낸드에 앞서 감산을 본격화한 D램은 올해 4분기 전 분기에 비해 10~15% 인상된 공급 가격이 결정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삼성전자 측은 "업황 저점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부품 재고를 확보하기 위한 고객사에서 구매 문의가 다수 접수됐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 전반적으로 HBM을 비롯한 고성능 반도체에 투자가 몰리고 있어 나머지 제품은 공급이 제한된다는 점도 가격 정상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부사장은 "업황 회복과 함께 앞으로 가격 상승 여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 상승 속도는 제품별 수급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 내년 하반기에는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후년에는 이 같은 공급 부족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도 내년에 반전을 노리고 있다. 파운드리사업부는 올해 3분기 5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인 가동률 저하로 실적은 부진했지만 역대 최대 분기 수주를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어드밴스트 패키지' 사업과 관련해 로직반도체와 HBM, 2.5D 패키징을 아우르는 '턴키' 주문을 포함해 다수의 패키지 사업을 수주하면서 각 사업부 간 시너지 효과도 확대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를 기점으로 삼성전자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서승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께 D램을 포함한 수요 증가로 반도체 부문 실적이 크게 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 67조4047억원, 영업이익 2조4336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DS부문 영업손실은 3조7500억원으로, 이 가운데 메모리반도체 부문이 3조1000억원대 적자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해 주당 361원을 배당한다고 밝혔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0.59% 떨어진 6만6900원으로 마감했다.

[최승진 기자 / 성승훈 기자 /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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