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외국인 中 직접투자 34% 뚝

9년만에 최대폭 감소

중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급감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대외 개방 정책을 주창하며 적극적인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글로벌 자금이 좀처럼 유입되지 않는 것이다. 31일 시장조사기관 윈드가 중국 상무부 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중국 FDI는 728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이는 2014년 이후 월간 기준 최대 낙폭이다.

중국 상무부는 FDI를 누적 통계로만 공개할 뿐 월간 수치는 발표하지 않고 있다. 또 지난 8월부터는 위안화 표시 FDI만 발표하고, 달러 표시 통계는 밝히지 않고 있다.

중국의 경제 부진으로 위안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달러화가 아닌 위안화 표시 수치만 공개해 FDI 감소 폭을 상대적으로 작게 보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중국 FDI가 빠르게 감소하는 배경에는 미·중 지정학적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배제한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 나서면서 외국계 기업의 중국 리스크가 크게 확대된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CFR)의 브래드 세터 선임연구원은 대중국 FDI 감소와 관련해 "외국 자본 기업이 중국에 재투자하지 않고, 서둘러 이익을 중국 밖으로 빼내려고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채금리가 고공행진을 하는 것과 달리 중국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글로벌 자금의 중국 탈출을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래리 후 맥쿼리증권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중국 FDI 감소는 미국의 고금리 영향이 크다"며 "중국에서 자금을 회수해 미국에 투자하면 상당한 차익을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손일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