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요둔화 '먹구름'… 전기차 업종 '급브레이크'
日파나소닉, 배터리 감산 인정
잇단 악재에 전기차 전반 투매
테슬라는 주가 200달러 깨지고
차량용 반도체 대장주 22% 뚝
국내 2차전지 관련주들도 급락
전기차가 글로벌 수요 둔화 압박을 받자 2차전지(배터리)·충전 플랫폼·차량용 반도체 등 관련 업계에 전반적으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는 그동안 전기차 성장세의 후광 효과를 받을 2차전지 관련주들이 증시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는데 이제 역성장의 부메랑을 맞고 있다.
지난주 '테슬라 넘어서기'를 선언했던 제네럴모터스와 포드 등은 줄줄이 대규모 전기차 투자·생산계획을 철회했다. 테슬라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3분기 실적과 판매량을 발표하면서 이미 전기차 시장의 성장동력이 식어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테슬라는 3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높은 이자율이 차량 판매가격 인하 효과를 상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차값을 낮춰도 할부 이자가 더 상승해 소비자 부담이 더 커진 것이다.
거기다 LG에너지솔루션, 중국 CATL과 더불어 글로벌 3대 배터리 업체로 꼽히는 일본 파나소닉이 지난 9월까지 배터리 감산을 단행했다는 발표는 전기차 시장의 역성장까지 예고하는 결정타가 됐다.
우메다 히로카즈 파나소닉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전기차 수요 둔화를 이유로 올해 9월까지 일본 내 배터리 생산을 줄였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그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을 제외하면 지난 9월까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손실을 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배터리 사업 부문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350억엔에서 1150억엔으로 15% 하향 조정했다.
31일 국내 증시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에코프로 등 배터리 관련주 주가가 급락했다. 삼성SDI가 5.86%, LG에너지솔루션이 4.81%, SK이노베이션이 2.9% 하락했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7.4% 떨어지는 등 2차전지 소재 기업들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주가와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는 국내 2차전지 밸류체인이 급락했다"며 "올해 상반기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만큼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증시 낙폭을 키우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날 중국 선전 증시에서는 간펑리튬 주가가 3.2% 떨어졌고 CATL도 1.3%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도 당분간은 2차전지주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쯤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확충되는 등 판매량이 늘어나는 구간이 갖춰져야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수요 부진' 압박이 다시 한 번 부각되면서 3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는 테슬라 주가가 직전 거래일 대비 4.79% 급락한 결과 주가 200달러 선이 붕괴됐다.
런던 소재 금융정보업체 오르텍스가 지난 27일까지 집계한 데이터를 보면 테슬라 주가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거래자들은 회사 실적발표 이후 약 30억달러나 이익을 냈다.
테슬라 공매도 비율(유통주 대비)은 3.21%로 이는 약 180억8000만달러 규모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8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전기차 등 자동차 업계 수요 둔화 리스크를 강조하면서 "우리는 사이버 트럭으로 스스로 무덤을 팠다"면서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 것을 계기로 현재까지 약 18%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30일 뉴욕 증시 개장 전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ON반도체는 4분기(10~12월) 부진한 실적을 예고한 탓에 하루 만에 주가가 약 22% 급락했다. 같은 날 차량용 반도체 간판 기업인 NXP반도체도 주가가 급락했다. 회사는 11월 7일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위기감은 다른 자동차 업체에 대한 주식 매도세로 확산됐다. 10월 2일 이후 최근 한 달간 루시드와 리비안 주가는 각각 약 27%, 34% 떨어져 같은 기간 테슬라 낙폭(22% 하락)보다 컸다. 전기차 충전 플랫폼 기업인 차지포인트와 EV고 주가도 같은 기간 각각48%, 35% 급락했다.
전기차 관련주가 하방 압력을 받는 가운데 월가에서는 배터리 원료인 리튬 관련주에 투자주의보를 내렸다. 북미지역 최대 리튬 생산업체인 앨버말은 리튬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 우려가 동시에 부각된 결과 최근 한 달간 주가가 22% 하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측은 "2024~2025년 리튬 시장은 과잉 공급 상태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돼 배터리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관련 기업들의 수익·영업이익 압박이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런스 알렉산더 제프리스 연구원도 "중국 수요가 연내 빠르게 회복되지 않는 한 리튬 가공기업들의 재고가 15~20% 과잉 상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인오 기자 /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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