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유토피아' 박보영, 런던아시아영화제 '베스트 액터상' 영예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배우 박보영이 올해 8회째를 맞은 런던아시아영화제에서 ‘베스트 액터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영화의 저력을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에 꾸준히 소개해온 제8회 런던아시아영화제가 12일간의 영화 축제를 성황리에 마쳤다. 영화제의 피날레를 장식한 폐막작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박보영은 ‘베스트 액터상’을 수상했고, 경쟁부문 초청작인 ‘화란’의 배우 홍사빈은 ‘라이징 스타상’에 선정됐다.
지난 18일 개막한 제8회 런던아시아영화제가 지난 29일 폐막작 ‘콘크리트 유토피아’ 상영과 이어진 시상식을 끝으로 뜨거웠던 영화 축제의 막을 내렸다. 올해 영화제는 한국영화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상징하는 ‘소년들’, ‘1947 보스톤’, ‘킬링 로맨스’, ‘그녀의 취미생활’ 등을 포함해 중국과 일본 홍콩 대만 등 아시아 8개국에서 가장 돋보이는 최신작 49편을 초청해 영국 관객과 평단에 소개해 의미를 더했다. 영화제를 찾은 감독들은 돌비 시스템의 극장 시설과 작품을 깊이 있게 전하는 통역 등에 크게 만족을 표했다. 이를 통해 영국을 넘어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아시아영화제라는 사실도 재확인했다.
박보영은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아 ‘베스트 액터상’을 수상했다. 영국 팬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폐막식 레드카펫을 화려하게 수놓은 박보영은 트로피를 받은 뒤 “해외에서 처음 받는 상이라 너무나 감사하고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상영관의 사운드와 컬러에 놀랐다”며 “그 어느 영화제보다도 영화를 잘 소개하는 영화제 측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화란’의 홍사빈은 첫 주연작에서 펼친 단단한 연기력은 물론 앞으로의 활약과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라이징 스타상’을 수상했다. 시상대에 오른 홍사빈은 떨리는 목소리로 인사한 뒤 배우 송중기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화란’이 저의 영화라고 말해주고 고개 들고 열심히 하라고 말해준 송중기 선배님께 감사하다”고 각별한 마음을 전했다.
특히 박보영과 홍사빈의 폐막식 레드카펫을 앞두고 3시간 전부터 다양한 국적의 젊은 관객들이 몰려들어 K콘텐츠로 품은 팬심을 드러냈다. 이에 박보영과 홍사빈은 팬들과 다정하게 인사를 나누고 사진 촬영과 사인을 해주면서 환호에 화답했다.
김성환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주종혁이 주연한 ‘만분의 일초’는 중국과 대만 홍콩 등 10편이 오른 경쟁부문에서 작품들을 제치고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수상했다. ‘만분의 일초’는 검도 국가대표 최종 선발 명단에 오른 주인공이 그의 삶을 송두리째 흔드는 사건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올해 영화제의 수상작(자) 선정은 영국 비평가협회 소속으로 BBC 등 유수의 매체에서 활약하는 5인의 평론가가 심사를 맡았다. 이밖에 심사위원상은 모리 유스케 감독의 일본영화 ‘아미코’가 받았다.
이번 런던아시아영화제는 개막작으로 정지영 감독의 ‘소년들’을 선정한 데 이어 폐막작으로 올해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영국에 처음 소개했다. 공식 상영을 앞두고 올해 초청작 가운데 가장 먼저 상영관 800석 전석이 매진돼 작품을 향한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특히 내년 아카데미상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영화 출품작인 사실에서 기대감이 집중됐다.
엄태화 감독과 박보영이 참여한 공식 상영 및 관객과의 대화 때는 현지 관객은 물론 영국의 평단과 아카데미상 투표권을 지닌 미국 아카데미 회원 12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공식 상영 이후 열띤 박수와 환호를 보내면서 완성도 높은 영화에 공감과 지지를 표했다.
이번 영화제 기간 한국과 홍콩을 상징하고 대표하는 영화 제작자들이 만나 아시아 누아르 영화의 과거와 미래를 이야기하고 협력을 논하는 ‘누아르 토크’가 열려 주목받았다. ‘화란’을 비롯해 ‘신세계’, ‘헌트’ 등을 제작한 사나이픽쳐스 한재덕 대표와 현재 홍콩의 국민배우로 인정받으면서 가장 왕성하게 영화 제작을 시도하는 배우 고천락이 만난 특별한 무대다.
특히 고천락은 한재덕 대표가 제작한 ‘화란’을 직접 관람하는 등 한국 누아르에 높은 관심을 표했고, 향후 한국영화와의 다양한 협업에 나설 뜻도 밝혀 현장에 모인 아시아 영화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런던아시아영화제 전혜정 집행위원장은 “누아르에 대한 담론을 넘어 한국과 홍콩 양국이 작품 협력을 약속하는 자리가 돼 관객의 큰 관심과 응원을 받았다”며 “영화제들이 선택하는 마켓 기능에서 한발 나아가 앞으로 아시아 영화인들이 교류와 소통하는 플랫폼을 구축해 상호 협력하는 방법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엄태화 감독과 박보영, 김창훈 감독과 홍사빈 등이 참석한 폐막식에서는 한국영화와 K컬쳐가 어우러지는 다양한 문화 교류의 행사도 이뤄졌다. 런던아시아영화제는 한국문화재재단이 기획한 ‘K-헤리티지’를 한국영화와 함께 영국에 소개하는 특별 리셉션을 마련하고, 오미자차와 연잎차 궁중병과 등 전통음식을 백자 그릇에 담아 제공해 높은 관심을 받았다.
또한 복합문화공간 한국의집 셰프들이 직접 영국으로 날아와 정성스레 만든 곶감말이 역시 폐막식에 모인 150여 명의 영국 영화 관계자와 BBC 등 현지 매체에 소개돼 주목받았다.
아시아영화를 중심으로 한국영화와 K컬쳐가 어우러지는 문화 축제로 한걸음 도약한 제8회 런던아시아영화제는 내년 더욱 풍성하고 다채로운 작품을 선정해 영국에서 영화 축제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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