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윤 시정연설 전 장외 피켓 시위…여당 "신사협정 휴지조각 만들어"(종합)

김지은 기자 2023. 10. 3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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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31일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을 하기 전 장외 침묵 피켓 시위를 벌였다.

앞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장 및 상임위 회의장 내 정쟁성 손팻말(피켓) 금지, 국회 본회의장 연설 때 상대 당에 대한 고성·야유 금지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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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4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후 피켓 든 강성희 진보당 의원 앞을 지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10.3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정윤아 신재현 신귀혜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31일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을 하기 전 장외 침묵 피켓 시위를 벌였다. 여야 원내대표가 지난 24일 정쟁 유발을 막기 위한 이른바 '신사협정'을 맺었지만 집단행동으로 당의 의사를 표시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신사협정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고 반발했다.

홍익표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 70여명은 이날 오전 9시20분께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과 주변 복도에서 '국정기조 전환', '민생경 우선', '국민을 두려워하라'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별도의 모두발언이나 육성 항의가 없는 침묵시위 형식이었다.

다만 20분 후 윤 대통령이 본회의장 앞을 지나가자 의원들 사이에서는 '여기 한번 보고 가세요' 등의 고성이 들리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침묵시위를 힐끗 한번 쳐다보더니 엘리베이터를 타고 환담장으로 향했다. 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피케팅을 보며 웃자 민주당 의원들은 야유로 맞받았다.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민생이 고단하고 여러 가지 경제위기의 징후들이 커지고 있다"며 "대통령이 일 년에 한 차례 국회 방문하는 건데 국민 목소리 대변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대통령께 국민 목소리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당도 신사협정은 회의장 안의 질서유지에 한정한 것을 잘 알고 있다. 저희 입장에서는 회의장 밖의 공간까지 의원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 막는 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국민들 보셨을 때 여야가 서로 소리 지르고 싸우는 걸 안 하겠다는 거냐로 바라볼 수도 있으실 것 같다. 의견이 나뉘긴 했지만 최소한 국민의 목소리 대변해야 할 야당 국회의원으로서 최대한 절제해서 국민 의사를 전달했다는 의미로 받아달라"고 설명했다.

이날 시정연설은 대통령 메시지만큼이나 여야가 합의한 '신사협정'을 지키느냐에 관심이 쏠렸다. 이날 대통령 시정연설이 첫 시험대여서다.

앞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장 및 상임위 회의장 내 정쟁성 손팻말(피켓) 금지, 국회 본회의장 연설 때 상대 당에 대한 고성·야유 금지에 합의했다.

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이러한 신사협정 내용을 보고했다. 본회의장 안 손팻말 시위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일부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장 밖에서라도 손팻말 시위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의총에서 의견이 엇갈리자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비공개 의총을 다시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고 장외 피켓 시위를 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날 의원총회에 120여명이 참석한 것을 고려하면 60%가량만 피케팅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의힘은 반발에 나섰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은 민생과 협치를 위해 스스로 신사협정을 지킬 의지가 없다면 솔직하게 국민 앞에 밝히길 바란다"며 "민주당이 여야가 협치를 위해 맺은 신사협정을 잉크도 마르기 전에 휴지 조각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협치를 위해 대통령이 내민 손을 매몰차게 거부하더니 민생 예산을 위한 대통령의 호소를 맹탕연설이라고 폄훼하고 있다"며 "로텐더홀에서 피켓을 들고 신사협정을 제 발로 걷어찬 것이 부끄러웠는지 '윤재옥 원내대표의 양해를 구했다'는 가짜뉴스까지 퍼트렸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yoona@newsis.com, again@newsis.com, marim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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