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에A 우승→바뮌 이적→발롱도르 후보→수비 1위' 김민재, 역사를 스스로 개척하며 '승승장구'
[OSEN=우충원 기자] '괴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이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인정 받았다.
프랑스 풋볼은 31일(이하 한국시간) 2023 발롱도르 시상식을 열었다. 발롱도르 공식 소셜 미디어는 1위 발표를 앞두고 30위부터 낮은 순위대로 발표했다. 그중에서 김민재는 22위에 올랐다.
발롱도르는 축구 선수가 받을 수 있는 가장 명예로운 상이다. 1956년 시작된 이 상은 한 해 동안 최고 활약을 보인 선수에게 주어진다. 이미 발롱도르를 7번이나 수상한 리오넬 메시가 올해에도 가장 유력한 후보로 뽑히고 있다.
김민재는 22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종 후보 30인 중 유일한 아시아 국적이었던 그는 수비수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발롱도르는 2022년부터 시즌제로 바뀌었다. 평가 기준으로는 개인 성과가 가장 중요하며 소속팀 성과, 선수 클래스, 페어플레이가 그다음이다.
2022-2023시즌 전 세계를 통틀어 김민재가 최고의 센터백이었다는 뜻이다. 발롱도르는 2022년부터 시즌제로 바뀌었다.
2022-2023시즌을 앞두고 페네르바체(튀르키예)에서 나폴리로 이적한 김민재는 기복 없는 수비력으로 팀의 33년 만의 세리에A 우승에 크게 일조했다. 능력을 인정받아 이번 시즌을 앞두고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뮌헨은 김민재를 품기 위해 나폴리에 바이아웃(최소 이적허용금액) 5000만 유로(711억 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시 뮌헨 구단 역대 이적료 3위에 해당하는 거액이었다.
나폴리에서 보여준 김민재의 활약을 보면 바이에른 뮌헨이 그를 데려간 이유를 알 수 있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 유니폼을 입고 리그 35경기에 나서 2골 2도움을 기록, 구단의 리그 최소 실점(28골)을 이끌어냈다. 그는 35경기에 출전하며 3054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경기당 태클 1.6회, 가로채기 1.2회, 클리어링 3.5회, 슈팅 블록 0.7회의 성적표를 작성했다.
김민재의 활약을 바탕으로 나폴리는 33년만에 세리에 A 정상에 올랐다. 디에고 마라노다가 우승을 차지한 이후 첫 스쿠데토 획득이었다.
폭발적인 활약을 펼친 김민재에게 관심이 쏟아졌다.
바이아웃 금액 5000만 유로(716억 원)면 김민재를 영입할 수 있기에 많은 팀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유럽 명문 구단들의 관심이 이어졌다.
결국 김민재는 고민 끝에 '독일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을 택했고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곧바로 부동의 주전 수비수로 활약 중이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 입단은 모든 축구 선수들의 꿈이다. 여기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정말 기대된다. 나에겐 새로운 시작이다. 더 발전해 나가겠다. 구단과 처음 이적 논의할 때부터 나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많은지 바로 알 수 있었다”고 입단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에른 뮌헨에서 첫 번째 목표는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것과 가능한 한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이다. 트레블도 달성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미 김민재는 우승을 차지한 세리에 A서 능력을 인정 받았다.
김민재는 지난해 9월 세리에A 사무국 선정 이달의 선수상, 10월 이탈리아 축구선수협회 선정 이달의 선수상 영광을 안기도 했다.
리그 종료 후 ‘상’으로 또 한 번 능력을 인정받은 김민재다.
지난 6월 그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됐다. 2018-2019 시즌 처음 제정된 세리에A 최우수수비수 상이 우승팀 멤버에게 돌아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리에A는 김민재의 수상을 발표하면서 “멋진 데뷔, 축하한다”고 박수를 보냈다. 이탈리아 매체 ‘투토 나폴리’도 김민재 소식을 전하면서 “김민재는 세리에 A 최고의 수비수”라고 치켜세웠다.
한국 축구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도 “김민재가 세리에 A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은 행복하고 자랑스러운 장면이었다. 그는 평생 기억에 남을 업적을 남겼다”고 축하했다.
김민재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서도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그는 부상으로 고생하기도 했지만, 단단한 수비로 후방을 지켰다. 그 덕분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했던 한국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포르투갈을 극적으로 잡아내고 16강에 오르며 '알 라얀의 기적'을 썼다.
김민재가 기록한 22위는 수비수 중 가장 높은 순위다. 요슈코 그바르디올과 후벵 디아스(이상 맨체스터 시티)는 각각 25위와 30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축구계에서 김민재보다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수비수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실 아시아 수비수가 최종 후보에 선정된 것만 해도 새로운 역사다. 김민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전 세계 센터백 1위라는 기록까지 쓰며 아시아에서 유일무이한 발자취를 남기는 데 성공했다.
한국 선수로서는 역대 4번째 발롱도르 후보 등극이자 최종 순위 공동 2위 기록이다. 그는 2022년 손흥민이 기록한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순위 11위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점수를 얻지 못했던 박지성과 설기현을 넘어섰다. 22위는 2019년 손흥민이 기록했던 순위와 같다.
한편 김민재보다 낮은 순위에는 그바르디올과 디아스뿐만 아니라 랑달 콜로 무아니(PSG), 마르틴 외데고르, 부카요 사카(이상 아스날), 니콜로 바렐라(인터 밀란), 자말 무시알라(뮌헨), 안드레 오나나(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쟁쟁한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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