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풍력 불안불안…5년간 226번 멈춰
월평균 4번꼴로 고장난 셈
해상풍력·태양광 몰린 제주
전력 출력제어 조치 빈번
에너지 저장장치 투자 시급
한국전력 산하 발전 5개사의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발전시설이 지난 5년간 226번이나 멈춰선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4번꼴로 고장이 난 셈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앞으로 10년간 3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잦은 고장과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이 전력 생산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매일경제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입수한 한전 산하 발전 5개사(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약 5년 동안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면서 비계획정지가 226건 발생했다.
비계획정지란 계획 없이 설비가 정지되는 사태를 말한다. 대부분 고장으로 인한 것이라 사실상 고장 건수로 통용된다. 226건의 비계획정지로 인한 손실액은 총 26억1068만원으로 집계됐다. 매년 40여 차례 고장이 나면서 5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전체 전력 생산 중 신재생 발전을 통해 조달되는 부분은 10% 남짓으로 아직 초기 단계다. 생산 규모 자체가 기저발전보다 훨씬 작은 만큼 발전시설 고장으로 인한 손실 규모는 크지 않다. 하지만 발전량을 고려하면 고장이 잦은 편인 데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향후 10여 년간 3배 이상 늘어날 예정인 점을 감안하면 비계획정지 빈발 문제를 서둘러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신재생에너지는 주요 전원으로 자리매김하는 수순"이라며 "앞으로 발전량이 증가하면서 비계획정지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안정적인 전력망 운용을 어렵게 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 로드맵인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올해 약 10%인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13년 뒤인 2036년에는 3배가량 늘어난 30.6%에 이를 전망이다.
탈탄소 기조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에 발맞춰 신재생 발전설비 결함을 보완하는 한편 사업자들의 큰 불만인 출력제어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제주와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는 출력제어는 전력이 과잉 생산될 경우 한전이 송전망을 차단해 발전사가 전력 생산을 중단하게 하는 조치다.
변동성이 큰 풍력과 태양광 발전에서 전력이 과잉 생산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정전을 예방하기 위한 것인데, 제주에서는 신재생 발전량이 넘쳐나면서 출력제어가 빈발하고 있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해상풍력·태양광 발전시설이 몰려 있는 제주도에선 출력제어 건수가 올해 8월까지 이미 141건을 넘어섰다.
신재생에너지 변동성과 이로 인한 출력제어에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과잉 발전 지역의 신규 사업자들에 대한 진입장벽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ESS 성능이 좋아지면 더 많은 잉여 전력을 보관할 수 있어 자연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큰 신재생 발전을 통해서도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출력 제한을 하는 이유도 결국 에너지를 저장하는 ESS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ESS 기술은 우리가 뒤처진 것도 아니라서 지금부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 세계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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