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엽의 과학기술 NOW] 지속가능한 항공유를 위한 도전
전기화·에너지 전환 쉽지 않아
폐식용유·바이오매스 등 활용
대체 항공유 개발 유일한 대안
11월 말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최된다. 2015년 파리협약에서 200여 개국이 합의한 장기적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로 제한하고자 하는 노력이 어디까지 왔는지 보게 될 것이다. 항공은 매년 전 세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2~3%를 차지하며, 이는 약 10억t에 달한다.
항공기는 원유로부터 석유화학공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항공유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휘발유나 경유 자동차들은 전기자동차로 빠르게 바뀌어 보급되고 있지만, 항공기의 경우 전기화는 가까운 미래에는 불가능하다. 이는 이륙 등 항공기 운항에 적용되기에는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낮고, 보잉747의 경우 한 대 가격이 약 5000억원에 달하는 등 항공기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기존 항공기를 최소한 몇십 년 동안은 계속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항공기의 전기화가 어렵다면 다른 친환경 에너지 방식을 고려할 수도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기존 석유화학 유래의 항공유를 친환경적으로 대체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인 것이다. 바이오매스나 이산화탄소로부터 생물학적 혹은 화학적 방법으로 생산되는 드롭인(drop-in) 형태의 연료인 지속가능한 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는 적어도 다음 10~50년 동안 사용될 해결책인 것이다. SAF는 폐식용유, 농업 잔여물, 비식용 바이오매스, 그리고 이산화탄소와 같은 원료로부터 만들 수 있다.
게다가 SAF 사용은 기존 공항 인프라를 변경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로 재생 에너지를 사용해 생물학적 원료에서 화학적인 방법으로 생산된 SAF는 지난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됐다. 국제항공운송협회에 따르면 2022년에 최소 3억ℓ(낙관적으로는 4억5000만ℓ)의 SAF가 생산됐으며, 이는 1년 전에 생산된 1억ℓ의 3~4.5배에 달한다.
미국재료시험협회는 SAF 혼합물 중 혼합비가 5%에서 50%까지인 몇 가지 SAF를 승인했다. 바이오매스 또는 폐기물의 가스화를 통해 만들어지는 합성가스로부터 피셔-트로프슈(Fischer-Tropsch) 변환을 통해 만드는 합성 파라핀 케로신(FT-SPK), 식물 오일 및 동물 지방을 포함한 폐기물 및 잔여 지방으로부터 생산하는 수소 처리 에스터와 지방산(HEFA)인 합성 파라핀 케로신,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효모나 박테리아 발효에 의해 만드는 에탄올이나 부탄올을 합성 제트 연료로 전환하는 ATJ(Alcohol to Jet) 기술, 그리고 수소 처리 발효당에서 합성된 이소파라핀, 촉매 열수분해 제트 연료, 탄화수소와 HEFA로부터 합성된 파라핀 케로신 등이 있다. FT-SPK와 HEFA의 경우 기존 항공유와 최대 50%까지 혼합 가능하다. 이러한 SAF 생산에 있어서 원료 공급 및 수집, 식량원과의 경쟁, 에스터와 지방산의 수소 처리에 지속 가능하게 생산된 녹색 수소를 사용해야 하는 것은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들이다.
이외에도 대사공학에 의해 개량된 미생물을 배양해 항공유나 첨가제를 생산하는 연구들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필자의 연구실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석유대체 친환경 화학기술개발사업을 통해 비식용 바이오매스 유래의 당을 원료로 지방 축적 및 지방산으로의 전환 과정을 거치고, 이를 세포 내 반응들을 통해 SAF로 변환시키는 미생물을 개발하고 이를 배양해 직접 SAF를 생산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현재 SAF 생산량은 전체 항공연료 수요의 1% 미만이다. 당분간은 대안이 없는 항공산업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우수한 SAF 생산 기술 개발과 생산 규모의 확대가 시급히 요구된다.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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