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尹대통령 소통 노력 '호평'...시정연설엔 엇갈린 반응

안재용 기자, 김성은 기자, 차현아 기자, 오문영 기자 2023. 10. 3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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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4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3.10.3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윤석열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해 여야가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정부가 예산안을 충실히 챙겼다는 점이 드러난 시정연설이었다고 호평했다. 반명 야당은 시정연설에 경제위기를 타파할 실질적 대안이 없었다고 혹평했다.

윤 대통령의 소통 노력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여당은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여야 협치의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이 소통자리를 만들고 여야 지도부와 국회 상임위원장을 두루 만난 것에 대해 "감사드리고 존중한다"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대통령 시정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예산의 낭비를 줄이면서도 그 재원을 활용해 약자 복지를 더 촘촘하고 더 두텁게 하겠다는 것이 분야별로 잘 드러난 것으로 본다"며 "예산안에 대해 꼼꼼히 잘 챙겼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설명이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여당은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통해 설명한 내년도 예산안이 약자 복지를 강화한 친서민 예산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내년도 예산안은 나라살림 정상화를 위한 '건전 예산'이자 약자에 대한 보호는 더욱 두텁게 하는 '친서민 예산'"이라며 "(정부는) 복지정책의 최우선을 약자보호에 두고 국가의 손길이 빠짐없이 닿을 수 있도록 더욱 두텁게 지원할 것을 약속했으며 치안, 국방, 행정서비스 등 국가의 본질 기능과 관련해 국민의 안전과 편의를 더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예산안도 충실히 마련됐다"고 했다.

또 박 수석대변인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성장동력 확보에 예산 배정의 중점을 두는 한편 우리 국민과 기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활동에도 전략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국정기조가 바뀐 것이 없다고 혹평했다.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해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라며 "당면한 경제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이나 국민들의 고단한 삶에 대한 공감, 그리고 실질적인 대안은 찾아볼 수 없었다. 무엇보다 반성한다던 윤 대통령의 말씀과는 달리 국정운영 기조는 단 하나도 바뀐 것이 없었다"고 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연설은 경제 위기를 온몸으로 견뎌야 하는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억지 성과를 자화자찬하며 자기합리화에 급급했다"며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에 대한 구차한 변명만 장황하게 늘어놓는 대통령을 지켜보며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고 했다.

정의당도 혹평에 가까운 수준의 평가를 내놨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연설에 대해 "민생실패, 국정 운영 실패에 대한 반성과 쇄신없이 실패를 반복하겠다는 아집투성이 연설"이라며 "꼭 있어야 하고 필요한 말은 없었던 맹탕 연설"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국회 상임위원장 오찬간담회를 갖고 있다. (국회 제공) 2023.10.3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통해 예산안을 설명하고 여야 지도부와 국회 상임위원장 등을 만난 것은 여야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회를 찾아 정부의 2024년도 나라살림 설계를 직접 국민에게 설명하고 예산 심의와 처리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며 "오늘의 시정연설이 오로지 '민생'을 위한 '소통'과 '협치'의 장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윤 대통령은 손을 외면하는 야당 국회의원을 향해서도 끝까지 다가가 손을 붙잡고 예산안의 진정성을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부족한 점은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며 국회의 역할을 강조하고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고 말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다행히도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는 동안 본회의장에서 야유와 피켓시위를 했던 야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시정연설이 끝나자마자 예산안 심사도 이뤄지기 전에 민생과 미래를 포기한 예산으로 규정하고 대통령과 정부의 진심을 깎아내리는 모습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 시정연설 및 간담회 관련 브리핑을 통해 "시정연설은 전체적으로 매우 실망스럽고 한계가 있었다고 보인다"면서도 "대통령께서 연설을 통해 불필요한 이념전쟁이나 야당을 자극하는 문구가 없었단 점에 대해서는 저희도 다른 때보다 나았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방문, 연설을 제외하고도 사전차담회 약 20분, 상임위원장 간담회 약 1시간10분, 오찬 간담회 1시간 등을 국회에서 보냈다. 민주당은 이를 대통령의 소통 노력이라 보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홍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소통 자리를 만들고 적극적으로 국회 의견, 특히 야당과 상임위원장 의견을 적극 청취한 점에 대해 제가 충분히 감사드리고 존중한다"며 "대통령께서도 간담회 말미에 '상임위원장이 주신 말씀은 앞으로 국정운영, 정책에 잘 반영하겠다, 민생 관련해서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사전 차담회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로부터 민생이 어려우니 현장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으면 좋겠단 이야기를 듣는 한편 이정미 정의당 대표로부터 △이태원 참사 유가족에 진심어린 사과 △국회 존중 △협치를 위한 논의 테이블 구성 등 3가지를 당부 받은 뒤 "잘 듣고 노력해 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예산안을 법정시한(12월2일) 내에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원내대표는 또 "현재로서는 윤 대통령이 (건의들을) 수용할지 불확실하다"면서도 "대통령이 들은 이야기에 대해 고민하실 것 같단 생각이다. 저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계속 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말했고 그 부분은 대통령실 관계자를 통해 여러 차례 전달해 무슨 뜻인지 잘 알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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