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들어 10% 치솟은 금값···어디까지 갈까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지상 군사작전이 본격화하는 등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감이 더해지면서 안전 자산인 금값이 치솟고 있다. 이달 들어 국제 금값이 10% 넘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금 가격 상승세가 중동 정세 불안을 과도하게 반영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선물(12월물) 가격은 1온스당 2005달러로 개전 전날인 지난 6일(1811.2달러) 대비 10.7% 올랐다.
이달 들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이 본격화하자 금 가격은 2000달러를 웃돌고 있다. 지정학적 불안감에 고금리 장기화 우려까지 커지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안전자산 위주 투자에 나선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지난 29일(현지시간) 금 가격이 내년 4분기까지 2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예상치를 내놓기도 했다.
다만 중동 정세 불안 속 안전자산 수요가 과도하게 반영된 최근 금 가격은 과열 양상이란 분석이 나온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물 시장 대비 장기 투자자들이 주를 이루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는 최근 금 가격 급등을 단기 ‘차익실현’ 기회로 인식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단기 금 가격 상 승세가 본격적인 금 가격 강세 사이클 진입으로 인식되고 있지 않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단기엔 온스당 1900달러선 초반까지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 동향 또한 금 가격에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금은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제거)자산의 성격을 띄고 있어 가격이 금리와 반대 방향이기 때문이다. 최근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5%, 실질금리가 2.5%까지 오르는 등 금리 수준이 높게 유지되고 있는데 이는 금 가격을 하락시키는 요인이다.
다만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로 전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금 가격을 지속적으로 끌어 올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 정부의 국채 발행 증가와 견조한 경기로 인한 긴축 장기화 우려는 미 국채 투심을 위축시키고 금의 선호도를 높이고 있다“면서 이듬해 4분기까지 1온스당 금 가격으로 1930달러를 제시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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