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하나 날릴 수 있는 재난"…영화처럼 한국에 소행성 떨어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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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4시 대전 유성구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실.
당시 'DART(쌍소행성 궤도수정 시험) 우주선'을 소행성 'Dimorphos'(디모포스)에 정확히 충돌시켜 지구로 다가오는 소행성 궤도를 미세하게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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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러시아에 17m급 소행성 떨어져 1600여명 인명피해
31일 오후4시 대전 유성구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실. 천문연 연구진이 '지구와 소행성 충돌 징후'를 발견하고 궤도 계산에 한창이다. 소행성 충돌·추락 가능성을 대비해 국제소행성경보네트워크(IAWN)에도 공조를 요청했다. 미래에 닥칠 자연우주물체 추락에 사전 대비한 가상훈련 모습이다.
최은정 천문연 우주위험연구실장은 이날 "지구 인근에 위치한 소행성은 현재 3만3300여개이고 이중 2360여개가 지구에 위협이 될만한 지름 140m급 소행성"이라며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지름 10m급 소행성만 지구로 떨어져도 도시 하나를 날릴 수 있는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2013년 러시아 첼야빈스크 지역에 지름 17m급 운석이 떨어진 사고가 있었다. 당시 1600여명 인명피해와 6000여채 건물이 파손됐다. 운석은 소행성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들이 크기나 물성 때문에 대기권에서 타버리지 않고, 지상으로 추락하는 암석으로 대표적인 자연우주물체다. 1908년 시베리아 퉁구스카에도 50m급 운석이 떨어져 서울시 면적 3배가 넘는 지역이 초토화됐다.
이 때문에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지난해 9월 지구로부터 약 1100만㎞ 떨어진 소행성에 우주선을 직접 충돌시켜 궤도를 미세조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당시 'DART(쌍소행성 궤도수정 시험) 우주선'을 소행성 'Dimorphos'(디모포스)에 정확히 충돌시켜 지구로 다가오는 소행성 궤도를 미세하게 바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우주위험대책본부를 주재하고 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국정원·국방부 등 19개 기관이 공동참여하는 가상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10m급 소행성이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남해안을 거쳐 지상에 떨어지는 상황을 가정했다. 자연우주물체 낙하로 인한 복합피해 발생 등을 가정한 훈련도 이어졌다.
과기정통부와 천문연은 이번 훈련을 통해 자연우주물체 추락·충돌 지역과 시간을 예측했다. 또 추락 예상 지역 분포도, 추락 예상 지역의 피해 범위 등에 대한 예측 분석을 실시하고 매뉴얼에 따라 대응 훈련을 진행했다. 이번 훈련은 운석 등 자연우주물체에 국한됐지만, 최근 들어 커지는 위성·로켓 잔해 등 인공우주물체에 대한 위협도 대비할 수 있다.
지구 궤도에 인공우주물체는 나날이 늘고 있다. 천문연에 따르면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우주물체는 5만8100여개가 넘고 이중 상당수가 지구 궤도로 떨어진다. 이번달 기준 추락이 예측되는 물체는 161개이고, 이날 추락하는 인공우주물체도 12개로 집계된다.
실제로 한반도 상공에 올해 1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2.5톤(t)급 인공위성이 스쳐 지나가면서 전국에 관련 경보가 이어졌다. 지난해 7월·11월에는 21t에 달하는 중국 우주발사체(로켓) 잔해가 지구로 재진입해 과기정통부와 천문연이 이를 감시했다. 이보다 앞서 2020년 3월 중국의 창정 3B호 로켓 잔해가 중국의 한 마을에 떨어져 인공우주물체 위협이 현실이 됐다.
이 때문에 과기정통부는 재난 관계기관과 협력해 자연우주물체 추락·충돌 피해 가능성을 대비했다. 조선학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자연우주물체의 추락·충돌은 상황의 조기파악을 통한 예보가 중요한 만큼 이번 훈련을 통해 초동대응 능력을 점검했다"며 "우주위험 상황 발생 시 국민을 보호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력해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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