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정용화·옥택연도 못 살렸는데…KBS '위기탈출 넘버원' 된 로운[TEN피플]

[텐아시아=류예지 기자]

SF9 탈퇴 후 어엿한 배우로 다시 시작한 로운이 새작품에서 청신호를 보였다. 그동안 시청률의 굴욕을 맛보던 KBS에서 '연모' 이후 또 다시 사극으로 구세주가 된 것.

지난 30일 로운이 주연인 KBS '혼례대첩'이 첫방송했다. '혼례대첩'은 조선시대 청상부마와 청상과부가 만나 원녀, 광부(조선시대 노처녀와 노총각을 이르는 말) '혼례 대작전'을 펼치는 고군분투 중매 코믹 멜로 드라마다. '대박부동산'를 집필한 하수진 작가, '출사표' '저스티스' '나의 흑역사 오답노트' 등을 연출한 황승기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로운은 최연소 장원급제를 했을 만큼 명석한 두뇌를 가졌지만 혼례 중 세상을 떠난 공주로 인해 출사 길도, 혼례 길도 막혀버린 청상부마 심정우 역을 맡았다. 로운은 심정우가 지닌 출사를 향한 지독한 열망과 깐깐한 원칙주의, 완벽함 뒤 뚝딱거리는 반전 모습까지 자연스럽게 표현해 극의 흥미를 돋울 예정이다.

특히 ‘연모’ 이후 KBS에 사극으로 돌아온 로운은 30일 제작발표회 당시 “대본이 너무 재밌고 ‘연모’와 캐릭터가 많이 다르다. 자신이 없어 하는 장르이긴 하지만 이를 깨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올해 27살인데 연기를 길게 하고 싶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인정 받고 싶은 욕구가 있는 만큼 많이 혼나기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도전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SF9 탈퇴 이후 배우로서 본격적으로 나서는 로운은 “팀을 나오게 됐다. 배우라는 직업에 더 진지해지고 더 잘하고 싶다. 팀 멤버가 같이 드라마에 나오는데, 거리낌이 없다. 평상시에 만나서 장난치는 것처럼 장난 치고 이야기한다. 선택이 서운하실 팬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해시켜드린다면 나로서는 좋은 성장의 발판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런 로운의 진지함과 자신감이 통했다. '혼례대첩'이 첫 방송 시청률 4.5%를 기록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전작 '순정복서' 마지막 회가 기록한 시청률 2.2%의 두 배를 뛰어넘는 수치다.

그외에도 그동안 KBS 월화드라마는 시청률 부진에 시달렸다. '혼례대첩' 이전 2023 KBS 월화극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은 '오아시스'다. '오아시스'의 자체 최고 시청률은 9.7%(4월 25일 16회)다. 아쉽게 10%를 넘지 못했다.

'순정복서' 외에도 '두뇌공조', '어쩌다 마주친, 그대', '가슴이 뛴다' 등 최고 시청률이 5%정도인 수준이었다. 거의 3~4%를 웃돌았다는 이야기. 그렇기에 이번 '혼례대첩'에 거는 기대가 컸다.

사극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왔던 KBS 드라마이기에 시청률 부진 탈출에 희망을 쏘아올렸다. 로운이 2년 전 박은빈과 '연모'를 찍었을 당시 KBS 연기대상에서 남자 신인상, 베스트 커플상, 남자 인기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쉬지않고 작품 활동을 해오며 끌어올린 연기력은 이미 바탕이 되었다. 여주인공 조이현과의 케미가 좋다면 첫방송 4.5%에 힘입어 10% 돌파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

'아이돌 출신'이라는 수식어를 지우고 진짜 배우가 된 로운이 KBS 월화극을 살려낼 수 있을까. 더불어 '혼례대첩'이 올 연말 KBS 연기대상에서 위력을 드려낼 수 있을까.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